(요한복음 14:12-14) 
 
1.
부목사 시절 안내를 하고 있는데 어느 집사님이 눈에 띄는 보석 목걸이를 하고 교회에 들어오십니다. 그래서 집사님 기분이 좋으라고, 내가 금방 알아봤다는 것을 이렇게 한 마디 던졌습니다. “히야,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반짝이는 모조품이 있죠! 집사님, 이거 가짜죠?”
 
물론 나는 농담으로 한 것이지만 이렇게 말을 던지는 순간, ‘아이고 이 방정맞은 입! 그냥 이쁘다고 할 일이지.’ 그 집사님이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그러자 집사님이 깜짝 놀라며 이럽니다.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보석에 대한 안목이 대단하시네요?”하고 웃습니다.
 
그 후 나는 이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정말 큰 말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집사님이 내 말을 여유 있게 받아넘길 수 있었던 것은 뭘까요? 나중에 집사님이 그러더라구요. “진짜는 잃어버릴까바 집에 두고 가짜, 이미테이션을 하고 왔어요.”
 
진짜가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 집사님에게 진짜가 없었다면 어찌 됐을까요? 넉넉지 않아서 가짜 보석을 달고 왔는데, ‘가짜 달고 왔네!’하고 놀리면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습니까! 그럼에도 그 분이 넉넉하게 웃어넘길 수 있었던 것은 진짜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삶 속에서 상처를 잘 받는가요?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은가요? 걱정되는 일이 태산 같은가요? 왜 그럴까요? 혹시 진짜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바쁘고 분주하게 살지만 실상은 알맹이 하나 없이 살기에 내 삶은 늘 불안하고 예민하게 흔들리는 것 아닐까요! 내 삶의 진짜 보석, 그 누가 뭐라 해도 그 모든 것들을 넉넉히 받아넘길 수 있는 보화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누군가 말하길 “예수 믿는 것은 수지맞는 일이다”하던데 무슨 수지일까요?
 
2.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쫓아다녔습니다. 마 19:27절에 보면, “이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랐사온대 그런즉 우리가 무엇을 얻으리이까”합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따라다녔습니다. 베드로 자신의 표현대로 ‘이제 우리가 무엇을 얻으리이까?’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에게 위기가 찾아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다녔는데, 그 예수님이 떠나시려고 합니다. 분위기는 단번에 반전(反轉)되었습니다. 웃고 즐기던 잔칫집 같던 분위기에서 이제 신랑을 잃어버리는 초상집 같은 분위기로 뒤집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나...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이제 우리에게 무슨 힘이 있는가... 낙심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이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아주 소중한 말씀을 하십니다. 12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진실로”가 한번으로도 부족하여 두 번이나 반복되어 나옵니다.
 
누군가 말하기를 ‘진실로가 두 번 나오는 경우는 매우매우 중요한 경우로, 우리 식으로 말하면 별표 또는 당구장 표시, 또는 밑줄 쫘악 그라는 뜻이다’합니다. 일리 있는 말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진실로’라는 표현은 공관복음서 기자들의 표현 방식이고, ‘진실로 진실로’는 요한복음서 기자의 표현 방식으로 공관복음서에는 없고 오직 요한복음에만 총 25회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예수님이 그들을 떠나는 것, 아버지께로 가시는 것은 비극인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그것은 도리어 축복이랍니다. 무슨 축복? ‘이제 너희는 내가 하는 일을 할 것이요 그 보다 더 큰일도 할 것이다!’ 예수님이 하신 일들, 얼마나 놀라운 일들인가요! 그런데 그런 일뿐만 아니라 그 보다 더 큰일들도 할 수 있답니다!
 
이 말씀에 의하면 ‘난 할 수 없어’란 말은 가당치 않은 말입니다. 겸손한 고백 같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분명 주님께서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 보다 큰일도 하리니’하셨는데 왜 못한다고 하는가요?
 
꿈은 이루어진답니다. 그런데 그런 꿈 정도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하신 일보다 더 큰일, 더 큰 꿈도 이루어진답니다.
 
나는 신학생 시절에 꿈을 가졌습니다. ‘주님, 나는 성격상 개척 교회는 못 하겠구요 한 4-500명쯤 모이는 교회에서 장로님, 집사님, 권사님들과 더불어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그저 교인들이 행복해 하고, 주님 주시는 자유를 듬뿍 누리는 예쁜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이런 꿈은 가졌지만 어떻게 이 꿈을 이룰 것인지는 막막하였습니다. 그저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목회하고 있는 왕십리 중앙교회는 어떤 교회인가요? 그 꿈대로의 교회입니다. 그래서 한때는 ‘에이 씨 좀 더 큰 꿈을 가질 걸’하는 후회도 없지 않아 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사실을 아는가요? 우리 교단 총회가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창원 양곡교회에서 있는데, 그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교단 내의 교회는 총 9,421개로 작년보다 80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교인 50명 이하의 교회가 53%로 5,038개, 100명 이하의 교회는 69%로 6,521개, 200명 이하의 교회는 82%로 7,716개 였습니다. 이 통계에 의하면 우리 왕중 교회는 교단 내에서 비교적 큰 교회 18%에 속하는 교회입니다. 결코 작은 교회가 아닙니다. 누가 이룬 건가요? 나는 아닙니다. 주님께서 이루신 교회임을 믿습니다.
 
나는 소망을 갖고 예수님을 믿으면 그것이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나를 믿는 자는’ 어떠한 일도 할 것이라고, 어떠한 꿈도 이룰 것이라고 주님께서 친히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예수님을 철썩 같이 믿으며, 그 분이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그렇게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3.
그러나 단순히 꿈만 갖는다고 필요충족 수가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추가하신 것이 있습니다. 그 꿈, 그 위대한 일을 이루는데 필요한 길이 하나 더 있습니다.
 
13절,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14절,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어떻게 하면? 구하면! 그러면 어떻게 된다? 내가 행하리니!
 
나는 ‘예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이루십니다! 할렐루야! 지금 나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를 보시는 눈은 다릅니다. 천사들이 나를 경외하듯 바라보는 눈은 다릅니다. 마귀들이 두려운 듯 나를 쳐다보는 눈길이 다릅니다. 뭐 때문에? 나에게 뭐가 있기에?
 
“예수 이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세상의 막히고 굳게 닫힌 문들을 모조리 열 수 있는 만능키입니다. 어디에든 갖다 대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건 쓰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이토록 놀랍고도 엄청난 ‘예수 이름’이 있습니다. 제대로 쓰지 않아서 그렇지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엄청난 일을 벌릴 수 있는 능력, 하늘의 파워가 있습니다.
 
대하16:9절의 말씀,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들을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들이란 바로 ‘예수 이름’을 굳게 믿고 그 이름을 부르는 자들입니다. 굳센 믿음 안에서 예수 이름으로 부르짖고 간구하며 기도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을 위하여 하나님께선 능력을 베푸시고 그 능력은 고스란히 예수 이름으로 내 삶 속에 찾아듭니다. 믿습니까?
 
잘 보십시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이 두 말씀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 이름’ 빼고, ‘구한다’ 빼고 뭐가 남는가요? 무엇이든지!
 
예수 이름으로 부진한 사업을 위해 기도하고 기도하면 안 되는가요? 그건 창피한 일인가요?
 
예수 이름으로 나약해진 건강을 위해 기도하면 안 되는가요?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요?
 
예수 이름으로 지혜와 총명을 구하면 안 되는가요?
 
예수 이름으로 돈 많이 벌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안 되는가요? 그건 기복 신앙인가요?
 
예수 이름으로 아들, 딸, 손자가 잘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유치한 일인가요?
 
예수 이름으로 아름다운 집을 달라고 간구하면 안 되는가요?
 
됩니다! ‘무엇이든’이라고 하는 말엔 한계가 없습니다. 무엇이든 예수 이름으로 구하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뭔가요? 에이 뭘 이런 것까지 ... 이게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해 주실 때에는 ‘무엇이든지’인데, 사단은 우리에게 속삭이길 ‘뭘 그런 걸 갖고 구해, 좀 더 크고, 웅장한 것을 구해야지. 그런 말 꺼내기도 창피하다’하며 아예 구할 생각조차 갖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린 언제나 허공에 뜬 것 같은 큰 대의명분(大義名分)에만 사로잡혀 기도하니, 정작 내 현실 속의 작은 일들엔 늘 넘어지고, 빈약하고, 처참하게 삽니다.
 
미국 대륙을 동부에서 서부로 자동차로 여행하면 한 주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차 없이 걸어서 걸어서 여행을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서부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그를 환영해 주며 그 긴 여행 동안 무엇이 제일 힘들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청년은 오르기 힘든 산길, 뜨거운 햇빛, 사막의 숨 막히는 열기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이들의 예상외로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가장 견디기 어렵고 힘들었던 것은 신발 속으로 계속 들어오는 작은 모래알들이었습니다.”
 
큰 역경을 잘 견뎌내며 신앙의 경주를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이토록 작은 모래알 같은 것 때문에 경주를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영광, 순교, 선교, ... 뭐 이런 것에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들로 쓰러집니다. 아주 사소한 말에 상처를 받고 쓰러집니다. 큰 주제들, 큰일들로 쓰러지는 일들은 거의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무엇이든지 구하라! 작은 것이든, 가벼운 것이든, 불편한 것이든, 힘든 것이든 무엇이든지 예수 이름으로 구하십시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가능성이 작은 것이면 작은 것일수록 예수 이름으로 간구하십시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기도는 내가 하는데, 이루시고 행하시는 것은 예수님이 하십니다! 아울러 힘든 일일수록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여 이루어졌다면 그만큼 하나님은 예수 이름으로 큰 영광 받으시는 것입니다.
 
4.
못 다한 일들, 실패한 일들, 심지어 빈털터리 같은 처지, 걱정 마십시오. 우리에겐 아직 뭐가 있다구요? ‘예수 이름’이 있습니다. ‘예수 이름’이 있는 한 그는 지금 비록 모조품을 달고 있다 할지라도 부유한 이입니다.
 
좀 실패했다고, 잃었다고 모든 것을 잃은 양 낙심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예수 이름’을 잃지 않았다면, 예수 이름 여전히 내 삶 속에 있다면 내가 회복하고 재기하고 컴백(come-back)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사업이나 장사하는 이들에게 심방 가서 요즘 어떠세요 하고 물으면 대체적으로 두 가지 반응입니다. ‘무지무지 어렵습니다. 아이고 망했습니다’하는 이들이 있고, ‘아직 견딜 만 합니다. 나만 어려운가요 다 어렵지요’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두 부류 중 누구에게 ‘예수 이름’이 있는 걸까요?
 
미국에 있는 ‘사랑의 교회’ 목사님은 강단에 설 때에 늘 이런 말로 교우들과 인사를 한답니다. “예수 안에 사시는 여러분, 요즘 어떠십니까?” 그러면 온 교우들이 모두 손을 들며 ‘좋~~습니다!’한답니다. 어떤 이들은 옆 사람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그렇게 인사를 한답니다.
 
“예수 안에 사시는 왕십리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요즘 어떠십니까?”
 
현실은 비록 어려워도 예수 이름 의지하여 믿음으로 ‘좋~~습니다!’ 고백합시다. 믿음 안에서 입으로 시인하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현실보다 예수를 의지하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 아닌가요! 우리에겐 ‘내 인생의 보화, 그 이름 예수’가 있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우리 안에 있는 보화, 예수 이름으로 구하여 큰 복을 누리는 하늘 성도들이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