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0:1-12) 
 
1.
바닷가에서 두 조개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한 조개가 하소연합니다. 자기 뱃속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혹이 생겨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그러자 다른 조개가 은근히 자신을 자랑합니다. ‘너 참 안 됐구나. 나는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데, 넌 참 괴롭겠다.’
 
이때 지나가던 거북이가 건강을 자랑하는 조개에게 이렇게 귀띔을 해 줍니다. “너는 건강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배 속에 혹이 있다고 아파하며 신음하는 저 조개는 지금 그 뱃속에서 진주를 만들고 있는 거야. 아마 앞으로 너와 저 아파하는 조개와의 가치 차이는 천지 차이일걸.”
 
갑자기 찾아오는 아픔, 인생의 여러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런 진주를 잉태하고 키우는 축복의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2.
오늘은 시편 한 수를 묵상해 봅시다. 시편은 다윗의 시 73편, 고라 자손의 시 12편, 아삽의 시 12편, 솔로몬의 시 2편, 모세, 헤만, 에단의 시 각각 1편, 작자 미상의 시 48편, 총 150편의 시가 모아진 것입니다.
 
그래서 시편을 말할 때 ‘시편 1장 1절’하면, ‘음, 좀 무식한 사람이구나’합니다. 그건 ‘시편 1편 1절’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산문이 아니고 시를 모아놓은, 편집한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오늘 본문 시편 30편은 다윗의 노래로, 다윗이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큰 병, 중병을 앓고 난 뒤, 병에서 구원 받았음을 감사한 시입니다. 2-3절에 보면,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부르짖으매 나를 고치셨나이다. 여호와여 주께서 내 영혼을 스올에서 끌어내어 나를 살리사 무덤으로 내려가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합니다.
 
‘나를 고치셨나이다. 내 영혼을 스올에서 끌어내어 나를 살리사, 무덤으로 내려가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하는 것으로 보아, 다윗이 중병에 들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거반 죽을 정도로 앓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다윗의 생애에서 이렇게 죽도록 앓은 적이 언제인가요? 성경엔 그런 기록이 구체적으로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있습니다. 삼하 24장에 보면 다윗의 인구 조사가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강행했던 그 사건 때문에 전국에 온역, 즉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이 병으로 무려 7만 명이 죽었습니다.
 
이때 다윗도 역시 그 병을 심하게 앓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앓은 정도가 아니라 거반 죽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죽었구나’ 할 정도로 스올에 내려간 자기 영혼을 하나님께서 끌어내셨다고 할 정도이니 그 정도를 짐작할 만합니다.
 
혹, 중한 병으로 가슴이 철렁하는 교우들이 있다면, 바라건대, 오늘 다윗의 고백 그대로 건지시고 치료하시는 은총의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목사가 되겠다고 지원한 한 젊은이를 진찰한 의사가 그에게 말합니다. ‘이런 병약한 몸으로 목회를 하면 1년 후 죽을 거요. 목회를 포기하세요.’ 그러나 이 젊은이는 순교한다는 각오로 복음을 증거했고, 불우한 이웃을 위해 구제 사업을 펴는 가운데 무려 84세까지 살았습니다.
 
이 사람이 누군고 하면, 바로 1878년에 구세군을 창설한 윌리엄 부스입니다. 그는 말년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젊었을 때 의사가 나를 버렸으므로 나도 의사를 버렸다.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만 의지했다. 그러자 이 믿음이 나를 지켜주었다.”
 
아플 때 병원 가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좋은 의사, 좋은 병원을 만나는 것도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그런데 때로 심한 중병에 들었을 때, 근심과 걱정이 가득할 때, 병원에서도 어렵다고 손을 들 때,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스올에 빠진 내 영혼을 억지로, 강제로라도 끌어내시는 은혜가 있을 것입니다. 이젠 틀렸다 싶을 때 우리 하나님께서 기가 막힌 역사로 나를 살리시는 그런 은총이 있을 것입니다.
 
다윗이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곤 이 시편 30편을 간증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얼마나 큰 감격이 있었겠습니까!
 
3.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윗은 이 시편에서 3가지를 특별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첫째, 고통 중에서 부르짖었더니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 우리의 기도를 즐겨 들으십니다. 길거리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외쳐보십시오. ‘여러분, 내 말을 좀 들어보시오’ 누가 들을까요? 아무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거리에서 내가 열정적으로 떠들어도 누구 하나 제대로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요즘엔 누군가에게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고 하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이른바 상담료를 내야 합니다. 돈을 준다고 해야 겨우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려고 합니다. 더군다나 깊은 병이 들었습니다. 일어나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러면 더더구나 사람들은 내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내 말을 들으십니다! 난 이것이 너무 기막힙니다! 그 엄청나신 하나님께서 내 말을 들으신다는 것이 너무 기막히고, 들으실 뿐만 아니라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는 사실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기도하십시오, 옆 사람은 못 들어도 저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은 들으십니다. 기도하십시오, 때로 자식은 못 들은 체해도 하나님은 꼭 기억하십니다. 기도하십시오, 무능력자의 무기력한 중얼거림 같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권능으로 내 삶 속에 열매 맺힐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 이 보잘것없는 인생, 우리들의 기도, 그것도 눈물 어린 기도에 응답해 주십니다. 할렐루야.
 
두 번째로 다윗은 하나님의 노여움은 잠깐이요 은총은 평생인 것을 감사했습니다. 5절, “그의 노여움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이 세상, 살다보면 하나님의 노여움을 살 때가 있습니다. 어찌 없겠습니까? 순간적으로 잘못 판단하고, 순간적으로 욕심이 동하여, 잠깐 욕망에 눈이 멀어, 양심이 마비되어 하나님의 법도를 어기고, 하나님의 노여움을 살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하나님의 노여움을 샀으니 우리는 망한 겁니다. 절망적입니다. 무섭습니다. 끝장난 겁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이 하나님의 노여움을 경험한 다윗이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의 노여움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노여움은 잠깐이요, 하나님의 은총은 평생입니다. 그러기에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었다, 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간곡히 기도하고 잠들었더니 아침에는 새 날, 새 은혜로 기쁨이 찾아 깃듭니다. 이게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이 은혜의 아버지 하나님의 자비로운 역사가 여러분에게도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셋째로 다윗이 감사한 것은 교만하여 범죄하였으나 회개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신 것입니다.
 
6절, “내가 형통할 때에 말하기를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하였도다.” 무슨 뜻인가요? 형통할 때에, 자기가 잘 나갈 때에 말하기를 나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 라고 호언장담하며 자기 자랑을 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잘 나감이, 자신의 형통함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고,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 것인데, 마치 자기가 잘 나서 그런 것 같이 그런 교만한 자세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인구 조사로 나타났습니다.
 
율법에 의하면 인구 조사, 수를 헤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인구 조사를 했습니다. 그의 신하들 모두가 만류하는데도 그는 그것을 감행했습니다. 왜? 자기의 치하에서 백성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을 확인함으로 대내외적으로 자기의 능력을 자랑하고파서 그랬고, 인구가 늘어남으로 세금을 더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인구 조사에는 자기의 능력 과시가 밑에 깔려있었습니다.
 
자기의 능력 과시가 뭐 그리 잘못되었는가요? 세상에선 하등 잘못된 게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법도에선 그건 죄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고 고백하는 사람들, 늘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의 삶 속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세계에선 그것은 죄악이며, 바로 교만입니다. 교만에 근거한 모든 행위들은 하나님 앞에 범죄입니다.
 
그러기에 다윗은 거반 죽도록 맞았습니다. 죽음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토록 하나님께서 사랑한 다윗이지만, 다윗이 교만에 눈이 어두워 범죄할 때, 죽음 직전까지 내버리십니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 어떠한 죄라 할지라도 용서하시고, 회복시키시고, 긍휼히 여겨주십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내가 범죄할 때에도 늘 여전합니다. 그러기에 회개만 하면 그 은혜와 사랑은 나에게 놀라운 눈물로 다가옵니다.
 
회개하기를 두려워 마십시오. 회개는 은혜를 갑절로 얻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윗이 범죄함 속에서 회개할 때, 그가 받는 징계는 어떻게 되었는가요? 11절,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고, 고통과 아픔의 상징 베옷을 벗기시고 기쁨으로 띠를 띠워주셨습니다. 누구에게? 회개하는 이에게!
 
이렇게 기막힌 감사의 사연들을 찾아내며, 다윗은 결론을 내립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할렐루야! 어떤 삶,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국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4.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그리스도인, 하나님의 백성, 성도들을 특징지을 수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 맞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이들은 짐작건대 거의 모두 예수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교리적인 단어들을 제외하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 단어만 들으면 아하, 하나님 믿는 사람이구나, 예수 믿는 사람이구나 하는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는 그런 단어가 있습니다.
 
그걸 알려면 시편을 묵상해야 합니다. 시편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일반적인 삶에서 나온 노래들입니다. 성도들의 일반적인 삶의 노래들입니다. 이 성도들의 삶의 노래 시편에서 가장 많이 드러나는 단어가 뭘까요?
 
믿음이란 단어는 성경 전체에 225회 등장하는데, 시편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소망이란 단어는 성경 전체에 97회 등장하는데, 시편에는 8번 등장합니다. 사랑이란 단어는 성경 전체에 무려 517회 등장하는데 시편에는 40번밖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감사라는 단어는 성경 전체에 176회 등장하는데 시편에만 74번 등장한다. 비율로 따져볼 때 꽤 많이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물론 이 단어가 변형된 그런 단어들,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도 많습니다.
 
신학적, 교리적인 면을 벗어나 우리 신앙인의 일반적인 삶 속에서 가장 많이 회자(膾炙)되는 단어는 단연코 ‘감사’이다. 우리 성도들이 살아가면서 무심코 뱉는 단어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감사’입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감사’가 없는 하나님의 백성은 가짜입니다. 감사는 우리로 하여금 참 하나님의 백성임을 드러내 주는 단어입니다. 기독교는 감사의 종교입니다. 불평 불만의 종교가 아닙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들려오는 말들 중에 ‘참 감사하지요’란 말이 들린다면, 그 말을 한 사람의 종교는 뭘까요? 업보, 인과응보를 말하는 불교 신자는 아닐 겁니다. ‘인샬라’, 신의 뜻을 운운하는 무슬림도 아닐 겁니다. 그건 기독교인입니다. 매사에, 모든 경우에 그리스도인이다 하면 ‘감사하지요.’ ‘감사합시다.’란 표현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5.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하나님께 감사하며 삽시다. Let us thank to God. 감사는 신앙의 가장 정점(頂點)입니다. 신앙생활의 최고 경지는 감사와 찬양입니다. 교리적으로 좀 부족해도, 열심 면에서 좀 부족해도 올바른 감사의 생활을 하는 이, 신앙의 경지에 올라선 것입니다.
 
내가 영원히 주께 감사하리이다! 다윗의 노래처럼 우리도 영원히 주님께 감사하며 삽시다.
 
이런 복음 성가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 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한 번 1절만 불러볼까요?
 
누구 찬양인지 아는가요? 이번 수요일 감사로 드리는 찬양 집회의 손경민 목사님의 찬송입니다. 은혜와 감사의 찬양 집회에 초대합니다. 수요일에 오셔서 다같이 은혜를 누립시다.
 
더욱이 추수감사주일이 다음 주일로 다가왔습니다. 여호와께 감사하십시오. 그분의 은총과 은혜가 여러분에게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그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요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의 이런 정성어린 감사를 보며 이렇게 축복하였습니다.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18b-19)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하며 감사의 제물을 올리는 왕중 성도들의 예물을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마침내 풍성하게 성도들의 모든 쓸 것을 채워주시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