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국기독교기념관이 충남 천안시 입장면 일대 21만6214㎡(6만5400평)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기독교 테마파크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기념관 측은 총사업비 1조800억원 규모의 테마파크 안에 5000석 규모의 예배당과 봉안당도 설치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수상’을 건립한다고 하며 지난 달 ‘예수 조형물 착공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기념관 측이 세우겠다는 예수상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예수상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높은 137m 규모라고 합니다. 사실 초대형 예수상은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가 아닙니다. 어느 교회 십자가가 더 큰지, 어느 교회 예수상이 더 큰지 누구도 경쟁하거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도대체 100m가 넘는 예수상이 왜 필요하냐?’는 질문이 앞섭니다. 16세기 종교개혁 과정에서 프로테스탄트 교인들은 가톨릭교회가 만든 여러 성상(聖像)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안에 인물을 형상화한 성상은 더이상 설치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배당에 십자가를 거는 것조차 꺼리는 교회가 있을 정도입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한국인이 지난해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샤넬, 구찌, 발렌티노, 몽클레르, 프라다 등 한국의 명품 소비 열풍 원인으로 사회적 지위 과시 욕구를 꼽았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자신의 부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관용적인 분위기가 명품 소비의 증가 배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예수상을 건립하려는 마음이나 세계 최고의 명품을 소유하려는 마음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이 부족하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해줄 자랑거리들을 찾게 됩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허영심이 발생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으라고 하셨지 예수상을 세우라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을 자랑하라고 하셨지 돈이나 옷이나 우리 자신을 자랑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완전한 사랑, 영원한 사랑을 가지신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할 때까지 우리는 열등감과 수치심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소중히 여기시며 존귀하게 여기시며 최고의 것을 주시는 예수님의 은혜를 발견하기 전까지 우리는 허영심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새해에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더 깊이 머물기를 사모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예수님의 은혜를 더 풍성히 누리기를 갈망해야 합니다.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내가 네 대신 사람들을 내어

주며 백성들이 네 생명을

대신하리니

(사43:4)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