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9:18-26) 
 
1.
시카고의 한 유명한 병원에 한 아이가 찾아와 의사를 만나 말합니다. “지금 제 동생이 많이 아파요. 수술을 해야 한 대요. 그런데 아빠는 수술비가 없대요. 그래서 내 돈을 쓰려고 해요.” 의사가 묻습니다. “네가 가진 돈은 얼마나 되지?” 아이는 들릴까 말까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1달러 11센트예요. 그렇지만 모자라면 더 가져올게요.”
 
이에 의사가 환하게 웃으며 그랬답니다. “그래? 1달러 11센트면 네 동생에게 필요한 ‘기적’을 사는 값으로 딱 맞는구나.”
 
이 의사가 누군가 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수술 전문의 칼 암스트롱 박사랍니다. 얼마나 유명한지는 모르지만 책에 나와 있으니 유명한 분인가 봅니다. 암스트롱 박사는 이 아이의 말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아 아이에게서 1달러 11센트를 받고 그 아이의 동생 뇌수술을 해 주었고, 동생은 살아났습니다. 아이의 순수하고 간절한 믿음이 동생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킨 것입니다.
 
2.
기적을 믿습니까? 사람들은 기적이 있다, 없다 논쟁을 벌이는데, 여러분의 생각엔 어떤가요? 지금 튀르키에, 시리아에 기적이 있기를 구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많은 기적이 그곳에 꼭 있기를 바랍니다.
 
열 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이 여인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은 마가복음 5장과 누가복음 8장에 나옵니다.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막5:25-29)
 
이 여인은 병을 고치려고 많은 의사들을 찾아다녔고, 그러면서 많은 재물을 날렸습니다.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습니다. 혈루증이 부인병이니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었겠습니까? 당시 대부분의 의사들이 남자였을 것을 생각하니 그 심정의 어려움, 짐작할 만합니다.
 
그런데 12년을 그렇게 병 고치겠다고 있는 재물 다 써가며 용하다는 의사는 다 찾아다녔지만 병은 더욱 더 심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여자가 소문을 듣습니다. 예수라는 이가 있는데 어떠한 병자들도 다 고쳐준다는 소문입니다. 그러자 그녀에게 엉뚱한 생각이 찾아듭니다. 그런 예수라면 그의 옷자락만 만져도 고침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게 얼마나 웃기는 생각인가요? 현장을 본 것도 아닙니다. 자기 친척이나 친구 등 가까운 이가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저 소문을 들었을 뿐입니다. 소문만 듣고 그 생각을 한 것입니다.
 
이 여자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믿음이 좋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소문만 듣고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만 대도 낫을 수 있겠다? 아마 이런 이유가 더 컸을 것입니다.
 
창피하기에! 부인병을 앓는 자신이 또 다시 예수님 앞에 나아가,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기 병을 말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예수님은 어떤 병이든지 다 고쳐주십니다. 그렇다면, 저토록 능력과 사랑이 많은 예수라면 그 예수의 옷자락에 손만 대도, 예수의 그 능력이 자신에게도 임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생각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겁니다. 생각으로는 뭔들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을 들여다보고, 알게 되면 정말 웃깁니다. 이게 말이 되는가요? 애들도 웃을 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요? 22절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이르시되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
 
여자가 갖고 있던 웃기던 생각, 엉뚱한 생각, 아이들조차 들으면 웃을 그런 유치한 생각, 그 생각대로 실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그 웃기는 생각을 예수님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하시며 그걸 ‘믿음’이라고 인정해 주십니다.
 
여러분, 웃기고 유치한 생각이라도 순박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향해 품으십시오. 그러면 예수님께서 그걸 믿음으로 인정해 주시고, 그 믿음대로, 그 생각과 소망대로 이루어주십니다. 그게 기적 아니겠습니까?
 
어린아이가 1달러 11센트를 들고 와서 뇌 수술을 해 달라는 것과 이 여자와 차이가 뭐가 있는가요? 없습니다. 다만 이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순박한, 좀 어처구니없기는 하지만 순박한 기대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모두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께 나아왔다는 것입니다.
 
웃기는 생각, 유치한 생각이라도 하나님께 들고 나가, 예수님께 들고 나가 순박하게 그대로 내민다면, 우리 주님께서 웃으시며 축복하실 것입니다. “그래,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극동방송 간증 시간에 들은 것인데 분당에 살고 있는 어느 집사님, 남편이 도무지 교회에 나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기도하고 권하였는데도 응하지 않습니다. 속이 많이 상해있는 어느 날 새벽기도 가려고 문을 나서는데 남편의 신발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그 신발을 품에 안고 새벽기도회에 갔습니다.
 
기도시간을 마치고 모두 돌아간 뒤에 집사님은 홀로 강단으로 나아가 남편 신발을 올려놓고 이렇게 기도했답니다. “하나님, 신발이 먼저 나왔습니다. 이 신발 주인도 곧 따라오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기도하고 나니 웃음이 나더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달 뒤, 남편이 그러더랍니다. “나도 당신 따라 교회 좀 나가볼까.”
 
정말 유치한 짓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치한 짓으로 하나님을 웃겨드렸더니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웃을 수 있는 복을 주셨다는 간증이었습니다.
 
우린 좀 더 많은 순박한 믿음에 근거한 간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린 기도를 하면서도 너무 많은 예의범절을 따집니다. 너무 많이 자기 스스로 먼저 판단하고 기도하려고 합니다. 이건 될거야, 안 될거야 스스로 판정관이 되어 자기 머리로, 자기 논리로, 자기 지식으로 점검해 보고 될 만한 것이다 싶으면 기도하고 안 될 거다 싶으면 아예 아뢰지도 않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늘 예상되던 것들의 세계에서 삽니다. 그게 어쩌면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어쩌면 삶에 짜릿함은 없습니다. 놀라운 기대감은 없습니다. 감격적인 희열은 없습니다. 가슴이 터져라 벅차오르는, 눈이 뜨겁게 달아오고, 눈 앞이 뽀얗게 느껴질 정도의 감격은 없습니다.
 
내가 정말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그 창조주의 독생자 예수님의 사랑을 흠뻑 받고 살고 있음을 확신한다면 그 겉옷, 옷자락에 손만 대어도 고침받을 것이란 순박한 믿음을 들고 나아갑시다. 그 유치한 순박함을 우리 예수님은 ‘믿음’으로 인정해 주시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라고 축복하실 것입니다. 이런 기적의 역사가 우리 교회에 더욱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3.
그런데 이 여자보다 더 기막힌 사람이 또 있습니다. 18절,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한 관리가 와서 절하며 이르되 내 딸이 방금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 주소서 그러면 살아나겠나이다 하니”
 
누군가요? 마가복음서, 누가복음서에 보면 회당장 야이로입니다. 그런데 실은 이 야이로가 예수님께 나아왔을 때에는 딸이 죽지 않았습니다. 죽을병에 걸렸다고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집으로 향해 가는 도중에 혈루병 여인을 고쳐주느라 지체하는 바람에 아이가 죽고 말았습니다. 기다려주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마태복음서에서는 처음부터 아이가 죽은 것으로 나옵니다. 같은 사건이지만 모두 제각각의 기억과 전해오는 자료에 근거한 것이기에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암튼 아이가 죽었습니다. 그럼에도 부모는 아이를 살려달랍니다. 누구에게? 예수님께! 오늘 본문 마태복음의 기록이 다른 복음서보다 더 오리지널이라면 이 회당장 야이로는 정말이지 대단한 믿음의 소유자입니다. 죽은 자식을 살려달라니 세상에 이런 믿음이 어디 있는가요? 아니 어쩌면 이 사람 역시 어처구니없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죽은 사람을 어찌 살리는가요? 말도 안 됩니다.
 
그의 집에 가 봤더니 이미 판이 장례식 모드입니다. “예수께서 그 관리의 집에 가사 피리 부는 자들과 떠드는 무리를 보시고” 곡하는 이들까지 어느새 다 준비되었다.
 
그런데 이들을 예수님께서 보시고는 뭐라 하시는가요? “이르시되 물러가라. 이 소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예수님, 역시 웃기시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미 죽어서 장례판이 벌어졌는데, 곡하는 이들을 보고 다 물러가라십니다. 이 소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답니다. 아니 지금 자기들이 보고 있는데? 분명 죽었는데? 그럼에도 예수님은 죽은 게 아니라 잔다고 하십니다.
 
이에 사람들의 반응은? “그들이 비웃더라.”
 
가끔 기도 많이 하고 뭔가 하자고 하면 비웃는 이들이 있습니다. 픽 하고 김을 빼는 이들이 있습니다. ‘믿음으로 하자는 건 알겠는데, 그게 될까요’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목회 현장에서 참으로 심적으로 어려운 것은 이런 경우들입니다.
 
하나님의 권세 안에 사는 이들이,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공급해 주심으로 사는 이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사는 이들이, 늘 하나님의 기적적인 역사 속에 사는 이들이 기도 한 이들이 뭔가 하자고 하면 비아냥거리는 태도, 믿음 공동체 안에서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믿음의 세계 안에선 비아냥거리는 태도, 비웃는 태도, 이거 상당히 비신앙적입니다. 마귀의 앞잡이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설령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그때에는 기도하자고 해야지, 아니 실제로 기도해야지 비웃거나 비아냥거리는 것은 마귀의 역사에 박수를 치는 것입니다.
 
글구, 어차피 세상 사람들은 우리의 믿음 역사에 동참하지 못합니다.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저들은 상식선에서만 머물러 있는 이들, 자기들이 예측 가능한 선에서만 살려고 하는 이들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창조 역사, 그 창조 역사에 근거한 믿음의 역사를 이해도 못하고 감당도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위대한 믿음의 역사이면 역사일수록 세상 사람들, 주의의 불신 친구나 불신 가족들은 더더욱 이해를 못합니다. 비웃음만 커질 뿐입니다.
 
이때 우리는 그런 비웃는 시선에 마음 빼앗길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예수님만 바라봅시다. 어린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할 말을 잃고 망연자실한 아버지 야이로에게 막5:36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두려워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때 비웃고, 비아냥거리는 이들에게 우리 맘을 빼앗길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역사를 주장하시는 우리 예수님께 주목합시다. 그분의 말씀을 굳게 믿읍시다. 설령 끝이 기대한 대로 되지 않더라도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 희망의 눈물겨운 역사가 꼭 있을 것입니다.
 
4.
어차피 세상은 이해 못 할 것이요 어차피 세상은 우리를 비웃을 것입니다.
 
자신은 교회 안 다니지만, 어린 아들만큼은 교회에 보내는 엄마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교회 다녀온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 오늘은 교회에 가서 뭘 배워왔어?” 그러자 아들이 신이 나서 말합니다.
 
“모세가 홍해 바다를 만났는데, 홍해 바다를 단숨에 갈라버렸고, 뒤따라 들어온 에굽 군대를 하나님이 미사일을 쏘고, 대포를 쏘고 전투기로 폭격을 해서 다 전멸시키셨데.”
 
아무리 교회에 안 나가도 홍해 갈라진 이야기 정도는 알고 있던 엄마가 그랬습니다. “에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러자 어린 아들이 그러더랍니다. “뭐, 어차피 진실을 말해줘도 엄마는 믿지 않잖아.”
 
어차피 세상은 우리를 이해 못 합니다. 그런 세상의 시선에 맘 뺏기지 말고, 오직 우리 주 예수님께, 예수님의 말씀에 모든 것을 기댑시다. 결코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도들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입ㄴ이다. 그런 성도들을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
 
유치한 기대감, 어처구니없는 소망, 그럼에도 소박하게 우리 예수님을 바라볼 때, 예수님은 그걸 유치하다 하지 않으시고, 믿음이다 라고 부르시며,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만 바라보고 예수님에게만 기대는 그 믿음으로 기적을 누리는 성도가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