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나 싶은데
어느새 파랗게 물이 올라옵니다.
어떤 꽃보다 더 이쁜 수양버들 가지입니다.
그러더니 곧 모든 나무에 이쁘고도 이쁜 옅은 녹색 빛깔이...
나이가 들었는지 왜 이리 생명력을 보여주는 빛깔의 가지들은
그 어느 꽃 못지않게 이쁜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마치 그 생명력을 축하하듯이
일시에 꽃들이 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차례 차례 꽃망울이 터져
하나를 바라보고 ‘으음 이제 누가 터질 차례구나...’ 하고
마음 준비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젠 동시에 모든 꽃들이 피어납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인지 모르겠습니다.
좋으면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꽃 맞이를 놓치면
다음 꽃 맞이는 꼭 해야지 하댔는데
이젠 일시에 모든 기회를 다 놓칠 판입니다.
아마도 꽃들이 우리 보고 정신 차리라는 듯 합니다.
 
정말이지 정신 차려야겠습니다.
말씀에도 그러합니다.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엡5:15-16a)
 
이젠 세월을 흥청망청 쓸 데가 지난 것 같습니다.
세월을 아끼며 정신 바싹 차리고 ....
아, 그러고 보니 부활절!
그렇군요!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축포가
여기저기 온 산하에
풍성하고 아름답게 터졌습니다. 할렐루야!
부활의 꽃, 그 잔치에 길을 나서야겠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