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주의 신앙공동체 브루더호프로

교역자 당회원 수련회 다녀왔습니다

어제 교역자들과 장로님해서 총 6명이 한국에 생긴 브루더호프 공동체를 방문했습니다. 브루더호프라는 곳은 검색해보시면 알겠습니다만 대단히 유명한 곳입니다. 평화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100년 됐습니다. 원래 독일에서 생겼는데 나치의 전쟁에 협조할 수 없어서 남미 파라과이로 피신하면서까지 평화를 지키려 했던 단체입니다. 말이 좀 무서운데 원시 공산주의를 닮았습니다. 모든 사유 재산을 포기하고 여러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것입니다. 노동합니다. 돈이 생기겠지요. 그러면 공동체가 함께 가져요. 그리고 필요한 것을 나눠 씁니다.

공동체 평화 비결 : 엡 4:25~27

“거짓 버리고…해지기 전 화 풀라”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교인들끼리도 싸움이 붙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날마다 벌어지는 게 다툼인데 게다가 부부도 헤어지는 판인데 여러 가족이 함께 산다? 그것도 종신토록 살기로 서약하고? 물론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없진 않습니다만, 이건 참 힘든 일입니다.

어떻게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 공동체의 철칙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에베소서 4장 25절에서 27절까지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거짓을 버리고 각자 자기 이웃에게 진실을 말하십시오. 우리는 모두 한 몸의 지체들입니다. 화가 나더라도 죄를 짓지 말고 해가 지기 전에 곧 화를 푸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마귀에게 기회를 주게 됩니다.”

100년 공동체 규율 규칙 없어

“오직 사랑하는 것”만이 답

브루더호프에는 무슨 세부 규칙이나 규율이 없어요. 바울 선생 말씀처럼 율법으로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존재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냥 닥치고 사랑하면 될까요? 성경은 현실적 해법을 제시합니다. 에베소서 4장 25절 말씀대로 ‘이웃에게 진실을 말하십시오’ 26절 ‘해가 지기 전까지’, 화 나는 일이 생겼다, 그러면 해 지기 전까지 그날이 끝나기 전까지 반드시 이야기하라는 것입니다.

상대가 계속 화 나게 만드는데

마침내 찾아가 따지니까 반가워해

제 누님과 매형은 영국, 독일, 미국, 호주 등 전세계 브루더호프 공동체에서 첫번째로 한국인 멤버기 된 분들입니다. 누님 이야기가 재밌어요. 공동체의 일원이 됐는데 어떤 분이 화를 막 돋우더라는 거예요. 어떤 분은 외국인이겠지요. 그래도 목사 딸이고 선교단체 간사까지 한 사람이 맞대응할 수 없어서 참고 또 참았는데 계속 열받게 해서 폭발했다고 합니다. 찾아가서 그때는 잘 안 되는 영어였는데 자기 속마음의 분노를 전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누님을 화나게 했던 분이 너무 좋아하더래요. 속 마음을 다 이야기해야만 당신이 공동체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이러면서요. 즉, 너와 나의 사이에는 벽이 없을뿐더러 층도 없다. 수평적이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박태선 전도관 vs 브루더호프

과연 공동체가 평등한가?

한국에도 무수히 많은 종교 공동체가 있었지요. 당장 떠오르는 것이 박태선의 전도관이 있는데요. 이게 브루더호프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함께 모여서 살고 노동하고 사는 공동체라는 점은 같은데. 그쪽은 박태선이라는 교주를 정점으로 모인 수직적인 공동체지만, 이쪽은 보이지 않지만 지배하시는 하나님만 모든 이들이 수평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숨을 허락받은 존재 그중 인간은 어느 누구에게도 예속되거나 지배당하지 않는다, 이게 창조섭리입니다. 평등, 평등이에요.

서이초 사건서 드러난 일부 서초구민 멘털

“여기가 세상의 전부, 밖으로 나가면 낙오”

제가 특정 지역 사는 분들 무시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한민국 헌법 가치이자 세계 시민의 기본권 정신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아닙니까? 그런데 서이초등학교 교사 자살 사건을 통해 본\ 일부 서초구민에게도 그러한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글이 올라왔어요.

네이트판에 “서초에서 2살부터 30살까지 살았던 사람인데”라는 제목의 글이이에요. “일단 이 쪽 아줌마들은 세상이 서초 강남 압구정이 전부이고, 그 밖으로 나가면 떨어지는 줄 아는 거 같음.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신도시 쪽으로 이사가면 다 뒤에서 수근수근 함. 집안 망한 거 아니냐... 마누라가 주식으로 망했는가보다... 어떻게 경기도로 이사를 갈 수가 있지? 원래 거지였는데 무리해서 서초에 진입한 거 아냐?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몇 년 간 엄마들 사이에서 까임 거리가 된다.”

남편 직장 근처 경기도 이사했더니

노발대발하는 친정 엄마

“(그러다가) 남편 직장 근처 신도시로 이사를 강행했다. 엄마는 노발대발 해서 지원 1도 안하겠다고 선언했다. 딸인 내가 서초를 벗어나면 자긴 쪽팔려서 어떻게 사냐고 했다. 사위 불러놓고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 하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그런데 신도시로 가 보니까, 세상에, 완전, 신세계 였다. 나는 30년 평생 서초의 구축 아파트에서 살았다. 가끔 녹물 나오고 도로도 울퉁불퉁 하고 매연도 심하고. 근데 신도시는 도로도 쌔삥이고 마트도 쌔삥이고 아파트도 쌔삥이고 너무나 좋았다.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안 나오는 것도 좋고! 아파트 오래돼서 지네 안 나오는 것도 다 좋아!”

와, 일부겠지만, 서초구민이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을 벌레처럼 봤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특권화되다보니 자기 아이는 특별한 취급을 받아야 하고 따라서 교사는 몸종처럼 자기 말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교실에 침투한 귀족주의,

이게 사람 잡아…근데 뭐? 체벌 재개?”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정확히 짚었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무지막지하게 때릴 수 있었던 시절에도, 돈 있고 힘 있는 집 아이들은 학교에서 매 맞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말썽을 부려도 반장이 되고 공부를 못해도 1등을 하는 경우가 흔했죠. 예나 지금이나 교실 내 문제의 핵심은 교실에 침투한 계층차별의식과 귀족주의이지, 교권과 학생인권의 대립이 아닙니다. 교사들을 돈 있고 힘 있는 집 노비처럼 만든 것도, 가난한 집 아이들을 '죄 없는 죄인'으로 만든 것도, 교실에 침투한 귀족주의였습니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교사의 체벌을 허용하면, 학생들은 다시 '잘못을 저질러도 매 맞지 않는 그룹'과 '큰 잘못 없이도 매 맞는 그룹'으로 나뉠 겁니다.”

“토지는 모두 하나님의 것”

여기서 비롯된 게 ‘토지공개념’

먹고 살기 좋은 곳에 삶의 터전을 두는 게 당연한데 강남3구 특권화된 동네에서 사는 것을 자존심이자 정체성으로 여기고, 그 동네 안 사는 사람을 멸시하는 풍조, 얼마나 한심하고 우습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본문 말씀을 접합니다. 토지는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는 선포입니다. 이게 정치적 용어로 네이밍된 것이 ‘토지공개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두환의 친구 노태우 정권 때 돌았던 말이에요. 당시엔 대단히 신선하고 진보적인 듯 하지만 모세 5경인 레위기에 담긴 것입니다. 물론 소련 공산당식으로 모든 토지를 몰수하자는 건 아닙니다. 비싼 토지를 파는 사람에게 세금을 세게 물리자는 겁니다.

1960년대 중반 평당 200원

지금은 43만배 늘어난 서초 땅값

이러면 생각없는 부자는 발끈할 겁니다. ‘아니, 나는 가만히 있는데 세금을 왜 올리나?’ 이런 이야깁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당신은 가만히 있어도 부동산 가치는 올라갔잖아요. 부동산 가치 올라갈 때 무슨 기여를 하셨어요? 그러면 시세보다 낮게 팔 수 있습니까? 1960년대 중반 강남일대 땅값은 평당 200원선이었어요. 당시 파고다 담배 5갑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양재동 가려면 버스도 없어요.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지요.

그러다가 경부고속도로 생기니까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요. 2023년 현재 서초구 평당 부동산 가치가 8555만원이 넘어요. 42만7750배가 넘게 폭등했습니다. 이렇게 폭등하기까지 그대들이 노력한 게 뭐가 있어요? 지하철 지나고, 고속도로 지나는 게 당신들 공로입니까?

이재명의 기본소득 공약도

부동산 취득세금에서 재원 마련

아, 서울 양평 고속도로는 좀 다르네요. 윤석열 마누라 김건희가 깔아놓은 거 아닙니까? 김건희는 그래서 좀 더 억울할 수 있겠어요, 근데 말이지요. 지금 원희룡이 백지화했다고 했는데 아직도 강상면 땅값이 계속 오른다네요. 왜 이래? 백지화됐는데? 백지화가 안 됐다고 보는 거예요.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기본소득 공약, 일단 시작하는 차원에서 국민에게 연 100만원, 즉 한 번에 25만원씩, 1년에 네 번 드린다는 거 아닙니까? 이거 받는다고 노동을 그만둘 분이 있습니까? 국민에게 100만원 주면, 그래, 안하려고 했던 소비도 하지 않겠습니까? 코로나 때 위로금으로 소고기 한번 씩 사먹어봤잖아요. 그 재원을 이재명은 부동산 사고 팔 때 세금으로 걷어 쓰자는 겁니다.

미국 사상가 헨리조지 평생 관심사

“왜 부유층 늘어나는데 빈곤은 안 줄어드나”

땅을 빼앗을 수는 없지만 땅으로 소득 생기는, 또한 불로소득 생기는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것, 이것이 토지공개념이고, 이 토지공개념은 바로 오늘 본문, 레위기의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가르침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몇 안 되는 사상가 중에 헨리조지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사실 가난해서 배움의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닥치는대로 노동을 하면서 빈곤에서 탈출했습니다. 이 분이 신문기자도 했는데, 인생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자주 기사화했습니다.

그 고민거리가 무엇이냐? “자본주의 경제 발전으로 물질적 풍요를 즐기는 부유층은 늘어 가는데 빈곤층은 어째서 줄어들지 않는가?” 그는 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부동산이었습니다.

19세기말 미국, 도시 집중화 가속화

불로소득 생기면서 ‘토지세 도입’ 주장 대두

오늘 주보 1면에 나옵니다만, 이덕주 감신대 교수의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이라는 책을 보면, “19세기 말 미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인구의 도시 집중화가 진행되면서 땅을 팔고 도시로 올라온 농부들이 도시 빈민층으로 전락한 반면 이들로부터 헐값에 땅을 사들인 지주들은 급속한 지가(地價) 상승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조지는 그때까지 생소했던 '토지세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세가 생긴 것도 이런 이유지요.

38년 광야에서 썩게 한 하나님

히브리인 평등공동체 훈련 시키신 것

근데 헨리조지 사상은 토지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레위기 말씀에서 비롯됐습니다. 우리 레위기 본문의 맥락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볼까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2년만에 가나안 입구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불평 불만을 토로하고 불순종하면서 38년을 광야에서 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38년의 시간을 허비하신 게 아닙니다.

이 안에서 방금 이야기한 “모든 땅은 나의 것”이라고 가르치시며 땅으로 권력관계 즉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만들어내지 말라 하시면서 평등공동체의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면서 온갖 수모와 고초를 겪는 히브리 백성을 하나님은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모세야, 네가 가서 구출하라’라고 명령하신 것 아닙니까? 이렇게 해방시키려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주의식만 부여했습니까? 아닙니다. 너희는 이집트와 달리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라, 이렇게 가르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 가나안 이후 사사시대

심지어 사울 다윗 때도 ‘민주공동체’ 명령

그러다보니 광야 공동체는 영도자가 있긴 했지만 대단히 민주적이었어요. 민주적이었으니까 불평 불만도 나오는 거 아닙니까? 또 그 불평 불만을 들은 모세도 전전긍긍했던 것이고요. 광야생활을 끝내고 가나안에 정착했을 때 그 때 이스라엘 지배체제는 어떠했나요? 사사시대 아닙니까? 왕 없이 사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재판과 제사를 담당하면서 사회를 지배했어요. 집단 지도체제였던 것이지요. 사울 다윗이 나중에 왕이 되지만 그때도 민중의 지지를 받고 됐어요. 하나님이 지배하시는 세상에서는 파쇼나 독재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기운이 싹튼다면 싸워야지요. 맞서야지요. 그게 성령과 생명의 법입니다.

똑같이 나눠주신 땅 두고 하나님,

“그거 영구히 팔지 말라…내 것이다”

그래서 야곱의 아들들을 중심으로 모두 12지파로 구성된 이스라엘 민족 제사장 지파라 할 수 있는 레위족 빼고 모두 골고루 땅을 나눠줬어요. 당시에는 신분을 떠나 토지 소유와 이용에서 모두 동등한 권리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살다보니 똑같이 부여받은 토지라도 먹고 살기 위해 파는 경우가 있어요. 하나님은 이걸 금지하셨어요.

개역개정판 성경으로 읽는 오늘의 본문입니다.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그러나 금지한다고 안 합니까? 금지하신 선악과도 따 먹은 인간인데요. 그래서 사고 팔고 사고 팔고 이래요. 그래서 땅 부자는 권력과 자본을 손에 쥔 채 땅 없는 사람을 멸시하고 지배합니다.

그래서 하나님, 몇 년에 한 번씩 토지를 다시 나눠라, 이런 명령을 내립니다. 이게 희년이지요. 한마디로 말해 토지의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고 인간은 그 관리권만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비단 땅 뿐인가, 하늘도 공기도 물도

창조된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

하비루 즉 하류 인생의 하나님은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이끄셔서 해방시키시고 땅이 있어도 또 없어도 동일한 권리와 자긍심으로 살게 해주셨습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땅은 내 것이다’라는 말씀을 통해 민주와 평등의 가치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땅은 내 것이다’ 이 말씀을 접하면서 저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그런 메시지도 발견했습니다.

첫째, 땅 뿐 아니다, 공기와 물과 모든 창조된 것도 내 것이다, 이것을 훼손하지 말라, 이 말씀 말입니다. 새번역 시편 89편 11절입니다. “하늘은 주님의 것, 땅도 주님의 것, 세계와 그 안에 가득한 모든 것이 모두 주님께서 기초를 놓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소유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마음대로 훼손할 자격이 있습니까? 뜻있는 교회만 그렇게 하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 투기를 반대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자 신앙고백이어야 합니다. 왜냐, 하나님의 것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는 말은

‘모두 인간을 위한 선물’이라는 뜻

하나님의 것을 지킨다는 것이 하나님의 권리 즉 재산권을 지킨다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에게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하나님이 가장 고귀하고 아름답고 순수하게 창조하신 세상, 누구를 위해 만드신 세상입니까?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줬는데 내 선물을 갖고 짓밟고 찢고 뭉개면 그거 기분 좋겠어요? 아마 ‘도로 내놔’ 이럴 겁니다. 인간을 위해 만드신 세상이건만 인간이 탐욕에 눈이 멀어 창조질서를 망가트리고 마침내 기후위기, 감염병, 식량난을 부른 것 아닙니까? 계속되는 폭우, 이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는 다 인간의 탓입니다.

‘땅은 내 것이다’라는 말은

전쟁 없는 평화의 상태 사수하는 뜻

‘땅은 내 것이다’라는 말에서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메시지 전쟁 없는 평화의 상태를 사수하라, 이 말입니다. 전쟁은 공존할 마음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말로야 미사여구로 가득한 명분과 정의를 이야기하지요.

그러나 실상은 ‘야, 내가 다 해먹어야겠다’가 본질입니다. 우리가 전쟁 없는 평화의 상태를 지키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기게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만의 아성을 쌓아 모든 기회와 물질을 축적하려 하면 안 됩니다. 자기를 영웅으로 여기고 만들어 자기를 맹신하게 해서도 안 됩니다. 이거야말로 막장입니다. 자기가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 아닙니까?

평화는 내 막강한 힘과 돈 앞에 모두를 침묵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모두 내 것이라고 하신 것은 너희가 나의 소유물을 자기 것으로 자랑할 여지가 없다, 너희는 동등한 임차인으로서 독점을 자랑하고 패권을 자랑하지 말라, 이 뜻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김삼환 목사, 듣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포기하지 말라

악인도 하나님의 것이기에

마지막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제 공동체에서 제가 질문했습니다. “아이 헤이트 미친새끼 오브 윤석열” 그랬더니 브루더호프 공동체를 책임지는 목사님이 자신은 윤석열 자리에 트럼프를 넣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는 그 불의한 권력과 타협하고 추종하면 안 되겠지만, 그 권력에 대해서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말라는 거였어요. 동의가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한동안 영화 ‘넘버3’ 대사가 지워지지 않았어요. “내가 세상에서 가장 뭣같이 생각하는 말이 뭔지 아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야,아니, 죄가 무슨 죄야?! 죄를 짓는 새끼가 나쁜 새끼지!” 그런데 공동체 목사님 말씀은 이렇습니다. “우리 브루더호프 공동체가 나치의 전쟁에 반대했다가 추방당할 때에 히틀러에게 편지를 썼어요. 전쟁은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다.”

히틀러를 위해서도 기도했던

브루더호프 공동체, 비록 남미로 쫓겨났지만

윤석열이야 사실 예의를 갖출 인간이 아니지요. 반드시 타도시켜야 할 악마의 끄나풀임에 확실합니다. 그러나 히틀러처럼 그에게 남아있는 인간의 흔적, 즉 창조주의 손길을 잊지 말자는 것이지요. 윤석열이나 히틀러 따위를 동정할 필요는 없지만 결국 그를 들어쓰시고 인도하실 분이 하나님이라는 점, 이 점만은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왜냐? 우리 모두도 하나님의 것이지만, 윤석열도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과 그 체제를 타도하고 분쇄해야 할 악을 여기는 것은 사회정의 차원에서 정당하지만, 그러나 그의 운명을 결정하실 하나님의 주권마저 우리가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은 그를 타도와 심판의 대상으로 삼더라도 정의를 세우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우선 존중하며 기도하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존감, 몸과 정신도 하나님 것,

우리는 그분의 주권 인정하고 있나요?

사랑하는 벙커1교회 교우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의 권능과 은총과 구원 아래에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애닳아 하며 어떻게든 증식하고자 하는 땅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늘도, 공기도, 바다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의 자존감을 지탱하는 모든 것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리고 내 몸도 정신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있습니까? 모든 것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우리의 주인으로 모시고 실질적으로 그의 주권을 인정할 때 우리에게 간섭과 구속과 인도의 역사가 임합니다. 우리 모두 그분 아래에 묶여 사는 복된 인생이 됩시다. 우리는 반드시 그 분의 그늘 아래에서 참 평안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벙커1교회 담임목사, 평화나무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