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
왜 저리 슬플까
노을을 보고파서
찾았다마는
지는 해는 슬프다.

지는 것이
얼마나 아픈지
열이 펄펄 끓어
빠알갛게
세상을 물들였다

진다는 게
저렇게 아픈 것인지
온 세상을
뻘겋게 뻘겋게
그리곤 서서히 fade out

우두커니
우두커니
지는 해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그런데 문득
저~~어 편에선
저 해를 보고
돋는 해,
희망의 해, 그럴 텐데.

내겐 지는 해지만
누군가에겐 뜨는 해
내겐 아프지만
누군가에겐 기쁨
서서히 fade in

내 중심으로만 보면
내 시각으로만 보면
그렇지만
똑같은 것을 저 사람이 보고
똑같은 것을 저이가 느끼고

그래
지는 해지만
슬퍼하지 않으련다.
내겐 지지만
누군가에겐 뜨기에.

생각을 바꾸니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조금 더 널널해지고
감사한 일, 감사한 일.

지는 해
너는 지는 게 아니지.
내 맘이 지는 거지.
그러니 내 맘에 지지 않으면
넌 항상 떠 있는 거

비록 캄캄한 세상이어도
넌 내 안에
환하게 떠 있으니
내 어디 어둠 속을 헤맬 것인가
빛 가운데 걸어가리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