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6:1-8) 
 
1.
요즘, 찬송 부르는 중에 마음이 벅차 본 경험이 있습니까? 요즘, 말씀을 듣는 중에 눈물을 글썽거려 본 적이 있습니까? 요즘, 기도하는 중에 속에서 뭔가 올라오는 감격을 느껴본 적은 있습니까?
 
지난 주일에 설교한 대로 거룩한 감정으로 늘 주님께서 감동시키신다는데, 그 감동, 감격, 정말 느끼면서 살고 있는가요? 세상에 기적 중의 기적은 나 같은 것이 예수 믿은 것이라고 감격해 하는 이들도 있던데, 여러분은 자신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음 생활하는 것이 기적이란 생각은 안 드는가요?
 
“목사님, 요즘엔 찬송을 부를 때마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하는 분도 있던데,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 (겔11:19)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겔36:26)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 마음, 부드러운 마음, 새 영을 주시겠답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굳어버린 그리스도인, 영성이 메말라 버린 그리스도인, 새출발해야 합니다. 계속 그 상태로 박제가 돼버린 신앙으로 버틸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언제나 이 왕중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동안에 늘 성령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지시어 새 마음, 부드러운 마음의 순결한 성도로 거듭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2.
오늘 본문은 이사야가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좀 독특한 것이 있습니다. 이사야는 이미 선지자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사명 받고 기름 부음을 받아 선지자 사역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그는 목사입니다. 그런데 이제사 이사야가 하나님을 만납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그 의미는 잠시 미루고 이사야가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에 주목해 봅시다.
 
“내가 본즉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하였고 스랍들이 모시고 섰는데 각기 여섯 날개가 있어 그 둘로는 자기의 얼굴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자기의 발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날며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
 
하나님을 만나는 이사야, 그는 무엇을 보는가요? 하나님의 엄위(嚴威)하심을 봅니다. “내가 본즉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하였고” 그동안 자신이 사역하며 ‘하나님, 하나님’ 하던 분이 얼마나 위대하시고 엄위하신 분인지, 천군 천사에 의해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심을 봅니다! 얼마나 거룩하시고 엄위하신 분인가 하면 하나님을 가까이 모시는 천사들조차도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날개로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옛날에 임금 앞에 간언을 할 때 신하들은 고개를 못 들고 말했죠? 임금님의 얼굴은 용안(龍顔)이라 해서 함부로 쳐다보지도 못했습니다. 그 정도로 한 나라의 지도자는 무섭고,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은 어떨까요? 여러분, 때로는 우리가 아이 이름 부르듯이 하는 하나님은 사실 가까이할 수도, 얼굴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엄위하신 분이십니다. 요한계시록에도 그렇게 나옵니다. “내가 볼 때에 그의 발 앞에 엎드러져 죽은 자 같이 되매 그가 오른손을 내게 얹고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곧 살아있는 자라.”(계1:17-18a)
 
하나님은 거룩함 그 자체요,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그 앞에 서는 자는 누구나 다 죽은 자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가 가볍게 범접할 수 있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런데 이토록 엄위하신 하나님이 만약 폭군이었다면, 악한 통치자였다면 우린 어떠하였을까요? 북한에 태어난 아이들, 그 폭군에 의해 살아가는 그 주민들, 얼마나 불행한가요? 이처럼 우리 하나님이 악한 분이었다면 우린 어떠하였을까요? 선하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때론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하나님이 선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우리들이 선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선하라고 해서 선해지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의 뜻과는 관계가 없이 자유로운 분인데, 감사하게도 그분은 선하신 하나님으로, 그토록 무섭고 엄위하시지만 선하시고, 의로우신 분이기에 의인들이 그 앞에 감히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토록 엄위하신, 무서우신 하나님이 나를 아들 딸로 대하시고, 부르시고, 사랑하시며, 교제하기를 원하신다는 사실,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믿고 진심으로 감사합시다.
 
3.
그런데 이사야가 본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보좌를 감싸고 있는 스랍들이었습니다. 스랍은 근위 천사로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 에서 모시는 존재들이며, 스랍의 뜻은 “뜨겁다”란 뜻이랍니다. 왜 하나님 가까이 있는 천사를 굳이 “뜨겁다”는 뜻의 스랍이란 단어를 붙였을까요?
 
열심이 없는 차가운 신앙을 가지고는 하나님의 보좌에 가까이 갈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타는 듯한 마음으로, 꽉 차오르는 그 분에 대한 사랑이 있을 때, 뭔가 뜨거운 열심이 있을 때 우린 그 분의 보좌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시145:18)
 
타는 심정으로 진실하게 열심히 간구하는 이를 하나님께서는 가까이 하신답니다. 가까이 부르신다는 뜻이겠죠.
 
난 좀 엉뚱한 소망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원받은 모든 이들이 하나님 보좌 앞에 서게 될 때에, 우리 왕십리 중앙 교회 교인들은 모두 하나님 보좌 가까이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찬밥 신세로 저 멀찌기 구석에 서있는 모습보다는 하나님 보좌 가까이에 있는 모습을 보기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좀 더 열심히 기도하며, 좀 더 열심히 성도의 삶을 삽시다. 열정을 품고 주님을 섬깁시다.
 
뜨거움은 에너지의 상징입니다. 밋밋한 신앙이 아니라 에너지가 넘치는 뜨거운 신앙의 소유자, 모든 면에 영적 에너지가 넘치는 성도가 됩시다.
 
세상에서 성공한,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른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열정적인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뭔가 흘러넘치는 이들입니다. 신앙의 경주에서 뜨거운 열심으로 늘 하나님 보좌 가까이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그뿐 아닙니다. 이사야, 그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자신의 죄인 됨을 보았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거룩함이 자신이 기도하는 성전에 가득함을 보았습니다. 이 성전에 하나님이 계심을 믿는가요? 그렇다면 여러분도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보아야 합니다. 느껴야 합니다.
 
세상에서 자기 욕망대로 살던 죄인으로, 이 성전에 들어올 때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통회하는 마음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이곳에서 하나님의 거룩함이 가득함을 느낄 때 우리들의 예배하는 자세는 달라질 것입니다.
 
찬송(讚頌)을 해도 정성과 힘이 있고, 기도(祈禱)를 드려도 진실함이 있고, 예물(禮物)을 드려도 겸손함이 있으며, 말씀을 들을 때도 온 마음과 뜻과 힘, 정성을 다하여 듣고 결심하고 일어설 것입니다. 무감각하게 들어오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곳,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충만한 성전에 들어온 것입니다.
 
“오직 여호와는 그 성전에 계시니 온 땅은 그 앞에서 잠잠할지니라.”(합2:20)
 
성전에서 이 거룩하심을 보는 순간에 이사야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
 
하느님, 신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어느 종교인이든, 아니 특별한 종교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사람은 조물주, 신에 대하여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신을 하느님, 하늘님, 천주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런 의식으로 교회에 나오는 이들은 진정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막연한 조물주에 대한 경외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하나님을 특정한 분이 아니라 그저 보편적인 그런 신으로 대할 뿐입니다.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이냐?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거룩함을 보고,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는 사람입니다. 성경의 하나님을 만나고, 그 하나님의 엄위하심과 거룩하심, 그리고 자신의 죄인됨을 보고 깨닫는 이가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제대로 깨닫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이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나님의 거룩함에 비췬 자신의 죄를 자각하지 않고는 도저히 깨달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법, 자신의 양심이 기준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거룩함,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자신의 죄를 깨달아야 합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모르는데, 심판이 무슨 권위가 있으며, 십자가가 무슨 의미가 있고, 하나님의 자비가 무슨 현실성이 있는가요? 죄인임을 모르는데,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모르는데 어찌 예수님의 희생과 그 십자가에 눈물과 감격이 있겠는가요?
 
여러분은 자신의 죄인 됨을 아는가요? 모르면 왜 모르는가요? 성경 어디를 펼쳐도 인간은 죄인이라고 하는데 왜 모르는가요? 교회는 나오지만 아직 거룩하신 하나님과 만나는 체험, 그 지선하신 분과 부딪히는 체험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자신의 영성과 하나님의 현존이 부딪히는 체험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완벽하신, 빛 되신 하나님 앞에 자신이 선 경험이 없기에 자신의 죄인 됨을 모릅니다. 기준이 자기의 가치관이요 취향인데, 그것에 의해 자신이 죄인으로 정죄될 리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완벽하신 요구, 말씀이 기준이 되어 하나님과 부딪힐 때 비로소 어쩔 수 없는 죄인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사야는 이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부딪히는 순간, 자신의 죄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러기에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하고 한탄합니다.
 
5.
그런데 말이죠,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는 이미 선지자로 활동하던 사람입니다. 그런대로 괜찮은 귀족 선지자였다. 초신자가 아닙니다. 흠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존경하는 하나님의 사람, 주의 종이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던 선지자였습니다. 점잖고 품위있는 지도자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오늘 말씀에 의하면 거룩하신 하나님을 뵈오며 산산조각 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괜찮다고 여기던 것들이, 그런대로 존경받고 인정받던 명예가 간 곳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동안 자랑스럽던,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증명해 줄 그런 것들이 모두 없어져 버렸고, 오직 추한 자신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만나야 합니다. 하나님과 부딪쳐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죄인 됨이 제대로 보입니다. 이것을 게을리하고, 하나님과 만남을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고 미룰 때 그의 영성은 흐려지고, 어느덧 힘을 잃어갑니다.
 
거울도 안 보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왜 안 보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용모가 마음에 안 든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이만하면 됐다 싶은데, 거울만 보면 그 거울에 비친 자신의 용모가 영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쩜, 내 얘기하고 계시네”하는 이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쨌거나 거울만 보면 의기소침해지고, 기가 꺾이게 되어 상처를 받을 바에는 아예 거울을 보지 말자 해서 안 본다고 합니다.
 
여러분, 거울을 안 본다고 못생긴 얼굴이 예뻐지는가요? 내가 의식하지 않는다고 별로인 얼굴이 아름다워지는가요? 아닙니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부족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뵌다는 것은 비로소 자신의 추한 모습을, 죄인 됨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 기독교는 왜 죄인, 죄인하며 어두운 죄를 강조하느냐고 불평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도 죄인, 죄인 하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또 자신이 죄인이란 사실이 그리 유쾌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진심으로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날 때, 아니 나뿐만 아니라 모든 신앙의 인물들이 하나님과 부딪쳐 자신을 볼 때마다 자신의 추한 죄인 됨만이 떠오르기에 별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만났을 때, 하나님 앞에 자신이 서 있음을 느꼈을 때 자신이 거룩하고, 영광스러웠다는 증인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가, 모두가 자신이 추한 죄인임을 느낍니다. 그리곤 절망하며 아파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지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왜? 하나님이 붙잡아 주십니다! 그때부터 하나님의 은통이 시작됩니다.
 
6.
다시 시작합시다! 이미 목사요 장로요 집사 권사라 할지라도 의미 없습니다. 직분이 내 영혼을 살리는 게 아닙니다. 어떠한 직분을 받았다 할지라도, 얼마나 오래 신앙 생활했다 하더라도 주님은 그걸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주께서 원하시는 것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6-18) 아멘!
 
굳어버린 신앙생활을 버리고 항상 기뻐하며, 쉬지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감동과 감격이 있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도의 삶을 삽시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라도 새출발합시다. 늦지 않았습니다. 주의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닙니다. 먼저 자신의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사야는 기도 중에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깨닫고, 아파하며, 그리고 용서해 주시는 사죄의 은총을 받으며 비로소 다시금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고, 이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고 자원하는 심령으로 나섰습니다.
 
뭔가 잘못 되었다면 빨리 돌이킵시다. 이대로 살다가 주님 앞에 간다면 좀 부끄럽지 않은가요? 그러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온전한 믿음으로, 순진한 영혼으로 주님의 거룩하심을 바라보며, 성령의 감동을 받아들입시다. 그러기 위해 기도를 시작합시다. 찬송을 부릅시다. 말씀 묵상의 시간을 늘려갑시다.
 
찬송과 기도, 말씀을 통하여 주시는 성령의 역사, 은사를 소멸하지 말고, 그에 순종하여 두 손을 모읍시다. 결단하고 나서는 여러분의 새출발에 주님의 도우심과 은총이 가득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