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1219명이 특별사면·감형·복권되었습니다. 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사회 통합의 기회를 마련하고 경제성장에 기여할 토대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특별사면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의견 대립이 드러났고, 야당 내에서도 미묘한 분위기가 발생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특정한 법정공휴일 혹은 기념일에 특별사면을 하는 관례가 있으며, 특히 광복절 특사나 삼일절 특사, 정부 출범 기념특사 등이 유명합니다. 이러한 특사는 오로지 대통령의 권한으로,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사면권이 행사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상자가 터무니없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멋대로라는 트럼프가 4년 동안 237명, 2차대전 이후 가장 많다는 오바마가 8년 동안 1927명인데 우리 대통령들은 매년 5000명 안팎의 각종 사범을 특별사면합니다. 이렇게 대상자가 많은 이유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를 앞세워 추진된 사면자 명단에는 영세 상공인 수천명과 대기업 총수 서너명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국민통합을 위해 서민생계형 형사범과 불우한 수형자 수천명을 사면하면서 부정한 돈을 받았거나 선거의 규칙을 어긴 정치인들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대통령은 탄핵 사건을 제외한 모든 연방 범죄를 사면할 권한이 있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사면권을 부여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시대정신을 반영한 사면조차 두고두고 말이 많습니다.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베트남전 징집 회피자 20만명에게 실시한 대규모 사면이 대표적입니다. 카터는 반전 시위 속에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고 전쟁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부름에 응해 숨진 사람은 뭐냐”는 거센 저항에 직면했습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 이복동생의 마약밀매 범죄와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에 거액을 기부한 사업가를 사면했습니다.

 

이 세상의 사면은 ‘홍두깨로 소를 모는 행동(무리한 일을 억지로 함)’이며 ‘아전인수격(자기 논에 물 대기)’ 사면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사면은 차원이 다릅니다. 하나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인류가 지은 죄로 인해 받아야 할 형벌을 십자가에서 대신 받으셨습니다. 모든 인류가 받아야 할 형벌을 대신 받으셨기에 누구든지 예수님의 공로를 믿기로 결단하면 모든 형벌을 사면 즉 구원을 받게 됩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모든 형벌에서 사면(구원)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 자에게는 다시는 정죄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도 억울하지 않으며 누구도 불공평하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오직 감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롬8:1)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