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편집자 주: 이신규 목사님은 20여년 동안 서울노회에서 총무로 사역하시다가
2. 지난 늦가을 덕수리교회로 부임하셨습니다. 종종 농촌의 소리들을 전해주실
3. 것입니다.) 

눈이 왔습니다.
강원도에는 30년 만의 폭설이 내렸다고 하네요.
이른 새벽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발자국을 찍으며 교회로 갔습니다.
고양이 발자국이 저 보다 먼저 교회 마당에 있었지만
그 발자국은 교회를 스쳐 지나가 논두렁으로 사라졌습니다.

어제 오전에는 덕수리 마을 총회가 열렸습니다.
약 70명 가량되는 동네 어른들이 모여서 이장어른이
그 동안의 역점 사업들과 오는 새해 펼칠 계획들을 열심으로 설명하는 것을 잘 들었습니다.
마을에 새로 이사 온 목사라고 소개해 주시기에 일어나 넙죽 인사를 드렸지요.

오랜만에 고향집에 돌아 온 것처럼 좋았습니다.
내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형제들이 모인 자리 같아 더욱 그러했습니다.
한 분씩 만나 명함을 전달하며 정중히 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침 농협 조합장과 은행장, 단월면장 등이 오셔서 인사를 하는 바람에
그 분들과도 인사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내일은 수요일인데 성탄절 이브와 겹쳐서 교인들에게 한가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무엇이든지 사용할 수 있는 악기를 한가지씩 가지고 나아 오도록 …
예쁜 한복을 입고 와서 악기를 연주하며 하나님께 예배 드리자고 말했습니다.
수요일 저녁과 성탄절 예배, 그리고 송구영신예배도 한복을 입고 와서 예배 드리자고 요청하였습니다.

목자들은 어린 양을 안고 와서 예배 드렸고, 동방에서 온 이들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가지고
경배하고 예물을 드렸다는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예배는 너무 성의가 없는 것 같아 ‘
한복’을 입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예배 드리자고 한 것입니다.

드럼도 있고 기타도 오르간도 있습니다만 연주할 사람이 없군요.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지도할 교육전담 교역자가 있어야 합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새해부터 함께 일 할 사람이 필요하답니다. 재능 있는 일군들이
여기 머물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 가서 활동하고 있다는 데
어떻게 그들을 이끌어 올 수 있는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즐거운 성탄절 되십시오.
그리고 복된 새해 되십시오

 /덕수리교회 담임목사, 전서울노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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