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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스] 15살이 '번역 알바'하는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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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첫 소식은 15세 소녀가장 박지원 양 이야기이다. 박지원 양이 요즘 하는 일은 초등학교 5학년 남동생, 3학년 여동생이 놀러 나간 사이 동생들과 함께 쓰는 책상에서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인근 번역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하루 6시간씩 영어 문서를 한글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꼬박꼬박 한 달에 50만원씩 모은다. 15살 소녀가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는 점에 놀라우신가.
놀라운 것은 이게 다가 아니다. 박지원 양은 원래 지금 중학교 2학년이어야 한다. 하지만 박지원 양은 올 3월이면 국립순천대(원예·식물의학부)에 입학한다. 머리가 좋아 월반(越班)을 해서가 아니라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건너뜀 때문이다. 박지원 양이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것은 지난 2007년 2월. 2005년 엄마가 병으로 쓰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하던 자동차 영업도 부진에 빠졌고 아버지는 한동안 가족들과 연락을 끊기도 했다. 이 아이들을 건사한 외할머니는 퇴행성관절염을 앓기 시작했고 논농사 일을 더는 계속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새 훌쩍 커버린 박지원 양은 이런 집안 사정을 보고 "저 학교 관두고 검정고시 볼래요"라고 선언했다. 바로 중학교 반 편성 배치고사를 치고 온 날이었다. 가족들과 선생님들의 반대는 거셌다. 그러나 박지원 양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래서 공부방에서 아이들 가르치며 돈을 모았고 2007년 중학교, 2008년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그리고 순천대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것이다. 문제는 등록금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번역 아르바이트였다. 작년 11월 검정고시 틈틈이 준비한 토플 성적을 바탕으로 번역 일을 시작했다. 박지원 양은 등록금이 마련되면 남는 돈으로 할머니를 위해 대용량 세탁기를 살 계획이라고 한다. 15살 같은가?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이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대강당. 200여 객석을 채운 관객들이 뮤지컬을 숨죽여 '듣고' 있었다. 2008년 특별활동 발표회 무대에 올린 연극부의 뮤지컬 공연 '백설 공주를 사랑한 일곱 번째 난장이'였다. 앞을 볼 수 없지만 수 백 번 연습한 덕분에 배우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흘렀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이는 백설 공주로 분한 12살 윤선혜 양 이야기를 해보겠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의 대사는 가슴을 파고들었고, 부드러운 노랫소리는 온 몸을 울렸다. 노래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청아한 목소리에는 듣는 이의 가슴을 흔든다.
지난해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른 장애우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된 윤선혜 양은 '희망이 언젠가는'이라는 노래를 불러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많이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윤선혜 양 어머니는 딸에게 미안한 게 많다. 거의 100일이 다 될 때까지 딸이 앞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래도 윤선혜 양은 착하고 예쁘게 자랐다. 눈의 장애를 암기로 극복해왔다. 동생의 그림책 내용을 다 외워 일러줬다. 피아노 학원에서도 악보를 모조리 외워 쳤다. 윤선혜 양의 꿈은 팝페라 가수. 그러려면 전문적인 음악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100만 원이 채 못 되는 아버지 월급으로는 네 식구 생활하기도 빠듯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도 윤선혜 양은 항상 씩씩하다. "전 파란 하늘을 본 적이 없지만 제 노래로 파란 하늘같은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어디서든 노래하고 싶어요."라고 한다. <한국일보>에 실린 기사이다.
○…오늘 <중앙일보>에 실린 3전4기 끝에 대박 난 복집 이야기를 전해 드린다. 불황에 고통 받는 분들, 참조하시라고. 대구 구암동의 한 복집 이야기이다. 김남영 씨가 주인인 식당이다. 손님이 오면 김남영 씨는 면장갑을 낀 채 구두를 정성스레 구두약을 바른 뒤, 윤이 나게 구두를 닦았다. 구두를 닦던 곳의 오른쪽 벽면엔 메모지로 도배가 돼 있었다.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맞은 손님 이름이었다. 12월 달력에 적힌 이름만 500명이 넘었다. 김남영 씨는 “매출의 80%는 이런 단골이 올려준다”고 귀띔했다.
성공한 복집 사장 김남영 씨의 음식점 창업기가 순풍을 탄 것만은 아니었다. 20여 년간 세 차례 식당을 갈아 치우는 쓴맛을 봤다. 한 번은 경영을 잘 못해서, 한 번은 외환위기 때문에, 그러나 이것들이 병가지상사가 됐다. 경영 컨설턴트 이야기를 들어보자. 50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기념일마다 문자와 선물을 보내는 것은 웬만한 기업도 흉내 내기 힘든 '저인망 관리'다. 꽃바구니를 한 해 500여 개 보내려면 정성도 많이 들지만 돈도 꽤 든다고 하지? 고객을 향한 투자 마인드가 활로를 만든 것이다. 게다가 동네 식당은 직원 교체 주기가 짧다. 그런데 김남영 씨의 가게엔 장기근속 직원이 많다. 장기근속 직원이 많다 보니 서비스 질이 높아져 손님들이 즐겨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비법은 ‘사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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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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