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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숫자' 채우는 성과관리는 그릇됐다 |
| [새 정부에 바란다 ②] 성과관리의 이념을 제대로 실천하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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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성패는 성과관리를 제대로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 성과관리의 이념과 지향점을 받아들여 제대로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조직운영의 기반을 이루는 좀 더 구체적인 개념 틀(conceptual framework)을 필요로 한다. 성과관리제도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구성요소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조직의 비전을 실현해 낸다.
(1)비전론 (2)전략론 (3)조직론 (4)성과론 (5)역량론 (6)인사론
첫째, 비전론에서는 비전이 무엇이며,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나아가 비전을 통해 조직이 장기적으로 도달해 있어야 할 상황(end state)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이 장기적으로 도달해 있어야 할 상황이란 구성원들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어 성취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비전은 핵심목적, 핵심가치, 장기목표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둘째, 구성원들이 비전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서로 공유하게 되면, 비즈니스 니즈 (business needs)가 발생하게 되는 데, 이는 비전이 반드시 어떤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실현되기 때문이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략론을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전략이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사업 수행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전략론에서 다루는 것은 무엇보다 조직구성원들의 전략적 사고 (strategic thinking)에 대한 기본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훈련함으로써 조직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 하게 된다. 전략적 사고의 결과물은 항상 중장기 로드맵(roadmap) 및 연간 사업계획 등으로 보다 상세하게 표현된다.
셋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서로 협력하면서 일하게 되는 데, 이때 매니지먼트 니즈(management needs)가 발생하게 된다. 조직론이란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다룬다. 여기서 주로 구조(structure), 시스템(체계, system), 프로세스(과정, process) 설계 등과 같은 조직적 사고(organizational thinking) 또는 시스템적 사고(systematic thinking)를 향상시키게 된다. 이러한 사고를 통해 구체적으로는 각 직무 또는 직위의 존재목적, 즉 본질을 규명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각 직무 또는 직위의 권한과 책임이 배분된 조직도(組織圖, organization chart)와 사내 규정(interna| regulation) 등으로 나타난다.
넷째, 이렇게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각 직무의 권한과 잭임이 배분되면, 이것을 근거로 성과 목표를 설정하여 업무를 추진하게 되는데,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 하는 모든 과정을 성과론에서 다루게 된다. 그러므로 성과론은 성과관리의 핵심을 이룬다. 나머지 다섯 개의 개념( 비전, 전략, 조직, 역량, 인사)들은 성과론을 지원하기 위한 하위개념 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성과론에서는 직무수행 결과에 따른 성과평가를 통하여 조직이 설정한 비전과 한 방향으로 정렬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 성과론을 실행하다 보면 조직구성원들이 더 수준 높은 성과를 내도록 여러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역량론에서는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론들을 개발하여 제공해 왔다. 이러한 방법론들은 직무가 요구하는 표준적인 역량을 파악하고(competency mode|ing), 구성원들의 역량을 진단하며(competency assessment), 부족한 역량을 자기 스스로 계발하도록 하여(se|f-directed learning)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다.
여섯째, 인사론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개념들이 통합적으로 작용하도록 지원하는 행정처리 뿐만 아니라 성과평가의 결과에 따라 보상하며, 역량에 따라 배치하고, 필요한 경우 코칭을 제공함으로써 조직의 성과가 향상되도록 한다.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했을 때 바로 그 인사가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몰지각한 정치인이 인사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이 말을 함부로 썼기 때문에 결국 그의 인사가 망사(亡事)로 이어졌다.
어쨌든 이러한 여섯 가지 개념들은 앞으로 계속 상세히 논의될 것이다. 시중에는 성과관리를 한답시고 계량화된 수치로 목표를 부여하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구성원들을 쥐어짜는 방식, 예를 들어 최근에는 BSC(Ba|anced Scorecard), six sigma 따위의 조잡한 방법론을 금과옥조로 받드는 무리들이 있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정형화된 양식(template)에다 성과지표들을 숫자로 채워넣기에 급급하고 있었다. 그 양식들이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모르면서 말이다 . 누군가 권력을 가진 사람이 '까라'고 했기 때문에 그냥 까고 있을 뿐이었다.
성과를 관리한다는 것은 정형화된 양식에다 숫자를 채워 넣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양식 없이도 성과관리는 가능하다. 세상의 모든 해석체계가 그렇듯이 정신모델(mental model) 의 기반이 없으면 성과관리는 불가능하다. 위에서 말한 여섯 가지 개념들은 구성원들의 정신세계를 다루는 것이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말미암는다.
/ 경영학 박사, 전 교보생명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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