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체감기온 영하 10도에도 불구하고 200만여 명의 미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바마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1861년 취임식 때 사용했던 성경에 왼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함으로써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이 탄생됐음을 알렸다. 미국헌법에는 대통령 취임식 때 꼭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한 전통으로 굳어진 것이다.

한편 노컷뉴스는 대부분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사람들의 어머니가 사용하던 성경이 취임식에 사용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 뉴스는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15세 때인 1852년 어머니로부터 받은 성경을 사용해서 선서했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할 때 받은 성경을 사용했으며, 빌 클린턴 대통령은 그의 할머니가 준 성경으로 선서를 했다. 쿨드리지, 케네디,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등은 모두 가문의 어머니 쪽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성경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취임식 때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성경구절을 선택할 것을 요구받게 되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謙卑)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는 성경 구절(역대하 7장14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연설은 화합과 책임에 방점을 뒀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평등하며, 우리 모두가 자유로우며, 똑같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약속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늘 취임식에서는 백인이자 보수 복음주의자인 릭 워런 목사(새들백교회 담임)가 나와 "미국은 인종이나 종교 혹은 혈연으로 하나가 된 것이 아니라 자유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나라"라며 축복 기도했다. 워런 목사는 이번 축복기도를 하는 과정에서, 동성 결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진보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취임식을 마무리 짓는 축복기도는 대표적 흑인 목사이자 인권운동가인 조셉 로어리 목사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