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십자가는 사랑입니다!

현대 복음주의 지성인 중에 최고의 수준에 있으며,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목사인 필립 얀시의 저서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하나님’이란 책에 보면, 필립 얀시가 상담한 내용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대니얼’이란 교인이 15년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아내와 헤어지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최근에 한 젊고 예쁜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와 함께 하면 자신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아내와 함께 15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삶의 생기를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자기가 뭘 하려는 지도, 그 영향으로 자기 아내가 어떤 절망감을 가질 것인지도, 또한 자기 자녀들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가질 것도 잘 압니다. 그럼에도 그 젊은 여인에게 끌리는 자기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이런 충격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제가 오늘밤 목사님을 뵙자고 한 것은 질문 하나를 여쭙기 위해서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제가 지금 하려는 이 끔찍한 일을 하나님께서 용서하시리라고 보십니까? 성경에 보면 어떠한 죄도 용서하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죄가 큰 곳에 은혜도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몇 개월 뒤, 그는 정말 이혼을 했고, 자기 결혼생활이 너무 불행했었기에 그랬노라고 교인들에게 변명을 하더니, 언제부터인지는 믿음의 친구들을 ‘너무 속 좁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며 아예 멀어졌고, 대신 자유분방한 세상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답니다. 그리곤 아직까지 하나님께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분명 롬 5:20절에, “...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하여 하나님께서는 그 어떠한 죄라도 은혜 안에 용서하신다고 선포하고 계십니다. 그러면 이 사람은 용서를 받았을까요?

성경에 기록된 그 용서함, 그 무한하신 사죄함의 말씀들은 죄인을 불러오기 위한 것입니다. 죄의 절망 속에 있는 이들로 하여금 회개하고 돌이키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악한 사람으로 자신의 죄악을 합리화하고,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죄인에게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그럼에도 이 기회를 선용하는 것이 아니라 악용을 하는 것, 글쎄 하나님께서는 용서하시겠지만 당사자인 그는 결국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 ‘대니얼’이란 사람도 마침내 목사님이 찾아갔을 때 이제 하나님은 자기 인생의 한 부분도 차지하지 않노라고 말하더랍니다.

2.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 중에 큰 은혜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돌이킬 수 있는 기회, 청산할 수 있는 기회, 결단할 수 있는 기회,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팻 맥라건’이란 사람이 쓴 책 중에 이런 인상적인 제목이 있습니다.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결심만 하며 그냥 기회를 놓쳐버리는 바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기회가 있을 때 돌이키십시오. 기회가 있을 때 주님을 위해 봉사하십시오. 기회가 있을 때 베푸십시오. 기회가 있을 때 헌신하십시오. 기회가 있을 때 열심을 내십시오.

히말라야 산 속에는 낮에는 신나게 놀다가 밤만 되면 잘 둥지가 없어서 다른 새 둥지에 가서 구박을 받으며 밤을 지내는 야맹조라는 새가 있답니다. 이 새는 밤에 구박을 받을 때 그 울음소리가 꼭 이렇게 들린다고 합니다. ‘내일이면 집 지으리, 내일이면 집 지으리’ 그러다가 따뜻한 낮이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집 지을 생각은 안 하고 신나게 놀다가 밤이 되면 또 다시 ‘내일이면 집 지으리, 내일이면 집 지으리’ 후회하는 울음을 운다고 합니다.

“어, 내 이야기인데?”하는 분이 계십니까?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아직 힘이 있을 때, 주께서 내게 주시는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아직 재력이 있을 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아직 은혜가 있을 때, 해야 할 일을 감당하는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그 기회라는 것이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회가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뜻이 있고, 의지가 있어도 모든 기회가 사라져버릴 그 때가 반드시 있습니다.

건강하다고 언제까지 건강할 것으로 생각지 마십시오. 건강할 때 주의 일 하십시오. 기억력이 아직은 총명하다고 언제까지 좋을 것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총명할 때 주의 일 하십시오. 재물이 있다고 언제까지 있을 것으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있을 때 베풀고 나누어주고,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헌신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있을 때 기회를 주십니다. 없을 때 기회를 주시는 게 아닙니다. 있을 때, 자신이 마음만 먹고 순종하고 실천한다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을 때 기회를 주십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에야 기회라는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영적인 면에서도 그러합니다. 회개할 수 있을 때 회개하십시오. 지금 두 손 들고 돌아서도 남는 것이 있을 때 그리하십시오. 어떤 이는 보면 고집부리고 불순종하다가 끝내 다 잃은 뒤에야 두 손 들고 돌아서겠다는 듯이 사는 이가 있습니다. 가진 것 다 잃은 뒤에야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하겠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살려고 하십니까? 기회가 있을 때 돌아서십시오.

3.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도 이런 이가 있었습니다. 기회가 계속 주어지는 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끝내 제 욕망의 길로, 제 욕심과 죄악의 길로 달려간 그런 이가 있습니다.

가룟 유다, 예수님의 12제자 중에 가장 똑똑한 이입니다. 예수님의 12제자 중 11명은 북부 갈릴리 출신이고, 단 한명 유다만이 남부 유대 출신입니다. 이는 무얼 말하는가 하면, 11명은 촌놈들이고, 유다만이 배운 것이 있는 먹물 출신이란 뜻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일행 중 무엇을 맡았는지 아십니까? 돈 보따리, 회계입니다. 회계는 아무에게나 맡기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셈이 빠르고 정확하고, 가장 신뢰가 가는 이에게 회계를 맡깁니다. 그러니까 예수님 일행의 돈 보따리를 맡았다는 것은 그 그룹에서 누가 가장 예수님의 신임을 얻었다는 뜻일까요? 유다일 겁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님은 아셨습니다. 유다가 장차 자기를 배신할 것을 아셨습니다. 누가복음 6장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님은 12제자를 택하실 때 산에 올라가 밤이 새도록 기도하시고 아침에 내려와 12제자를 택하셨습니다. 왜 주님께서는 유별나게 12제자 선택을 앞두고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을까요?

바로, 이 유다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유다를 12제자중 하나로 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밤새 기도하신 게 아닐까요? 그토록 신임이 가고 사랑이 가는 똑똑한 유다, 그러나 결국 저가 배반할 것인데 하는 아픔 속에 주님은 밤이 새도록 기도하신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아예 12제자로 선택하지 않으면 됐을 텐데 뭐 때문에 유다를 12제자 속에 집어넣으셨을까요? 그것은 유다에게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 일겁니다. 아예 가까이에 두고, 3년 동안을 동고동락하며 당신의 곁에서 당신과 함께 살아가다보면 혹시나 모를 일이지 하는 기대감에 굳이 유다를 12제자 속에 집어넣으시며 그토록 밤새 기도하셨는지 모릅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예수님은 3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 하시면서 얼마나 많은 기회를 유다에게 주셨을까요? 제발 알아들어라, 제발 눈치 채라, 예수님께서는 수도 없이 많은 기회를 그에게 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종래 유다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오늘 본문에 그 결정적인 장면이 보입니다.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예수님은 우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21절, “그들이 먹을 때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하시니”

그 동안 빙 돌려서 많은 기회를 주셨는데 종내 못 알아들으니 이젠 직사포를 쏘십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그러자 제자들이 술렁거립니다.

22절, “그들이 몹시 근심하여 각각 여짜오되 주여 나는 아니지요”

제자들이 이렇게 나오자, 가룟 유다는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을까요? 보세요, 그는 그 장소에 오기 전에 이미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은 30을 받고 예수님을 넘겨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의 몸 한 구석에는 예수님의 몸 값 은 30냥이 있습니다. 이 쯤 되면 우리 상식으로 그는 주님 앞에 무릎을 탁 꿇어야 했습니다. 모르는 것이 없으신 그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주여, 제가 죄인입니다!”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나오는가요? 끝까지 시침을 뚝 떼고 다른 제자들처럼 똑같이 말합니다.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그는 끝내 위선을 떱니다. 그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그 주머니 안에서 은 30냥이 흔들릴 텐데 그것을 양심의 소리로 듣지 못하고 죄악의 손길로 그것을 꾹 누릅니다. 주께서 마지막 기회를 주셨음에도 그는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유다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예수님을 향해 ‘주여, 나는 아니지요’하는데 반하여 그는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합니다. 예수님이 유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주님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랍비였습니다.

이 세상에 주님, 즉 주인님은 단 한 분이지만, 랍비, 스승은 많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공생애 3년을 보내며 예수님을 향해 이젠 스스럼없이 ‘주님’이라고 부르는데, 유다는 예수님을 향해 ‘랍비’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에게는 예수님이 누구신가요? 랍비인가요, 주님인가요? 주님은 나의 인생의 주인이십니다. 그 분의 명에 거역할 수 없고, 불순종할 수 없습니다. 그 분이 나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권세를 가지십니다. 그러나 랍비는 아무리 훌륭해도 나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지 못합니다.

한번은 심방을 갔다가 교회 나오지 않는 어느 집사님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그 분이 그럽니다. ‘나는 교회 나가지 않아도 예수님의 가르침은 좋아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다 옳으신 말씀들입니다.’ 그러니까 교회는 나가지 않아도 예수님의 말씀은 좋아하고 있으니 교회 나오라고 권하지 말라는 뜻일 겝니다. 이 분에게 예수님은 랍비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예수님은 랍비가 아니라 나의 구세주요, 주님이십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이게 성경이 요구하는 신앙입니다.

가룟 유다에게 예수님은 더 이상 주님이 아닌 랍비였습니다. 그러기에 그를 배신할 수 있었습니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대답합니다. 주님은 마지막으로 그에게 기회를 주신 것인 데도 말입니다.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정말 최근사치로 주신 것입니다. 보세요, 책망하지 않으십니다. ‘야, 이놈아 너야 너!’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게 가룟 유다에게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이 장면을 더욱 실감나게 기록한 요한복음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요 13:26~27)

가룟 유다에게 떡 한 조각을 주시니, 그것을 받아들자 사탄이 그 속에 그대로 쑤욱 들어갔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유다를 버리신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이 나를 붙드시는 한 그 어떠한 악한 세력도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분께서 나를 포기하시면 내 안에 일곱 마귀도 더 들어올 수 있습니다. 유다는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입니다. 그래서 이젠 할 수 없다는 듯이 주님께서‘네 할 일을 속히 하라’고 하십니다.

유다는 이후 어찌 되었을까요?

요 13:30,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의미심장한 표현입니다. 그는 그 버림받은 표증(表證), 떡 한 조각을 받아 들고 나갔는데 밤이었답니다. 그는 이제 남은 세월 어두움 속에서 헤매게 됩니다. 어디가 길인지, 무엇이 옳은 일인지, 자기 하고픈 대로 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옳은 소신껏 했다고 하지만, 열심히 살았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종래 허무만이 남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마침내 예수님을 배신하고 때늦은 양심의 가책에 견디지 못하고 목매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4. 기회를 살리십시오! 출세의 기회만 노리지 말고, 성공의 기회만 기다리지 말고, 인정받을 기회만, 떼돈 벌 기회만 중시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내 영혼을 살리시기 위해 주시는 기회를 살리십시오. 주님께서 내 영혼을 정화시키고 정결케 하시기 위해 주시는 기회를 살리십시오.

그런 거 필요 없다고 하는 자세로 살다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 모든 것을 흔들고, 거두어 가실 때 그 때 가서 혼비백산 하지 말고, 자신이 정말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님께서 평상시 주시는 그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지금이 무슨 기회인지 아십시오.

남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있습니까? 그러면 남을 도우라는 기회인 줄 알고 실천하십시오. 베풀 수 있는 재력이 있습니까? 그러면 미루지 말고 도우라는 기회인 줄 알고 도우십시오. 어느 날 문득 옷이 많다고 느껴지십니까? 나누어 주라는 기회인 줄 알고 나누어 주십시오. 봉사할 수 있는 건강이 있습니까? 그러면 봉사하라는 기회인 줄 알고 봉사하십시오. 기도해야겠는데 란 생각이 드십니까? 기도의 기회로 삼고 무릎을 꿇으십시오. 다 잃은 뒤에야 기회였는데 하는 후회를 하지 마십시오. 지금이 기회입니다.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서두에 언급한 것 같이 주님이 주시는 선한 기회를 악용하지 말고, 주님의 은혜와 축복을 선용하십시오. 회개할 것은 철저히 회개하십시오. 기도해야 할 것은 끈질기게 기도하십시오. 실천해야 할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실천하십시오. 미루지 말고 지금 기회를 선용하십시오.

사랑하는 왕십리중앙교회 교우 여러분,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는 무한정 계속 될 것은 아닙니다. 지금 기회가 있을 때 기도하십시오. 세이레 새벽에 주의 성전에 나아와 기도하십시오. 양심에 귀 기울이고, 성령의 감동에 귀 기울여, 주의 성도답게 결단하고 세상으로부터 돌아서십시오.

바라고 바라기는 여러분을 감동시키는 주님의 메시지와 은혜가 이 사순절 기간 동안 여러분에게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말씀이 굳어가는 여러분의 신앙양심을 괴롭히기 바랍니다. 이 사순절에는, 불리는 찬송가가, 묵상되는 성경 말씀들이 여러분의 영혼을 괴롭힐 수 있는 한 많이 괴롭히기 바랍니다. 그리곤 그것을 변화되는 기회로 삼는 지혜로운 주님의 자녀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