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기장의 10년 이웃 사랑

지난 20일 오후 1시에 서울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자선 행사가 열렸다. 제목은 '무법정사(茂法正寺) 친구들과 함께하는 설날 잔치'였다. 무법정사는 용인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이고, 초청한 친구들은 이 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40여 명의 아이들이다. 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누구일까. 개인이었다. 대한항공 소속 영국인 기장인 데벤드라 돌라시아 씨였다. 돌라시아 씨와 무법정사의 인연이 궁금하지 않으신가. 2004년부터 이어졌다고 한다.

돌라시아 씨가 한국의 불우이웃들에게 눈을 돌린 것은 한국에 막 도착한 1997년 말이었다고 한다. 당시 외환위기로 노숙자들이 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돌라시아 씨는 대한항공 외국인 기장들의 숙소인 호텔측에 부탁해 침낭 500여 개를 마련한 뒤 근처 지하철과 노숙인 센터에 나눠주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돌라시아 씨는 동료 외국인 기장들을 설득해 '외국인 기장 자선 기금'을 만들어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는 이 기금을 통해 매년 1000만 원 이상을 모아 불우이웃을 도왔다.

그새 많은 사랑의 결실이 있었다. 이틀 전 행사 때 돌라시아 씨를 가장 기쁘게 한 아이는 16살 이혜진 양이었다고 한다. 1998년 정신지체 장애와 함께 심장판막기형으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을 알고 400만 원의 수술비를 전했지만,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던 아이라고 한다. 이후 그는 매달 20~30만 원씩 10년 가까이 이혜진 양의 생활비를 보태왔다. 현재 김포의 한 복지관에서 살고 있는 이양은 이날 특별히 초대돼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돌라시아 씨가 설빔으로 가져온 점퍼를 받았다. 이 행사는 그런데, 이번해로 끝이라고 한다. 2월 9일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대한항공과의 계약이 끝남에 따라 가족들이 있는 호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전한 소식이다.

○…인문학의 힘은 위대했다

‘인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인문학의 힘’은 시대와 대상을 불문한다. 노숙인들에게 발산된 인문학의 영향력, 들어보시라. 지난해 성프란시스대학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마련한 시민인문강좌를 수강한 한 노숙자의 소감이 있다. “노숙할 때는 술, 여자밖에 할 얘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공부, 책 이런 주제가 있어요. 새로운게 보여요. 밉던 사람도 좋아지고 안 보이던 걸 알 수 있게 돼요.”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시민 인문강좌 지원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지?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는 시민 인문강좌 지원사업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고즈넉한 대학 캠퍼스에 안주하던 인문학이 군 부대로, 구치소로, 노숙인 센터로, 이공계열 연구소 같은 세상 밖으로 달려나온 결과다. 이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예산을 지원한다. 자본주의가 가속화되면서 인간의 소외문제 등 갈수록 커지는 사회병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예산은 한 강좌당 연간 6000만 원까지 지원된다. 지난해의 경우, 22개 강좌가 지원받았다고 한다. 수강료는 없다고 한다. 누구나 원하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 보도였다. 최근에는 교도소에서도 인문학 강좌가 이어지고 있는데, 아주 확실한 교정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인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대중화로 활로를 찾을 수 있겠다는 얘기다.

○…외도가 결혼생활에 도움주나?

이번 소식은 생각이 필요한 내용이다. 외도가 결혼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한 심리치료 전문가의 주장이 논란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다. 결혼 전문상담사인 미라 커센봄라는 사람의 주장이다. 지나가다 한마디 한 게 아니다. `선량한 사람들이 외도할때'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이 책에 보면,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결코 그 사실을 자백해서는 안 되며 간통 사실을 고백하면 입을 다무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람직한 외도'는 결혼 생활의 무력증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주장 속에는 외도를 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찾아 나선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논란은 많다. 많은 심리치료 전문가들은 "외도로 인한 고통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 누구도 부정을 저지른 배우자에게 동정적인 얘기가 나오는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리치료사인 필립 핫슨이란 사람도 "외도를 한 배우자들이 5년이나 10년이 지난 뒤 다시 되돌아보면 외도에 대한 동정적인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 책은 너무 멀리 나간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