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일에 쫓기듯 살아가는 저에겐 조용히 하나님과 함께하는 은밀한 시간, 그래서 꿀처럼 달콤한 행복한 시간이 있습니다. 때때로 하나님은 한 밤중이나 이른 새벽에 지친 육신에 새 힘을 주시며 맑고 상쾌한 마음으로 나를 깨워서 하나님과의 은밀한 시간을 갖게 하십니다. 이 시간이 너무 좋아서 저는 늘 그런 기대로 잠자리에 들고 그런 기쁨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충전의 은총이 편히 잠들고 평안하게 쉬는 것만큼 지친 육신에 새 힘을 준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때로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하나님은 나를 잠자리에서 일으키십니다. 그리고 나를 포근히 감싸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품에 안기듯 평안함으로 말씀을 깨닫게 하십니다. 그리고 머리를 열어 염려하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시고,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게도 하시고, 욕심이 나서 사서 수두룩 쌓아 놓고 읽지 못한 책들을 뒤적여 새로운 지식을 얻게도 하십니다. 새벽기도회에 나갈 시간이 이렇게 빨리 다가온다는 것이 너무 아쉬워 때론 그냥 그렇게 머물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하지만 새벽기도 후에 강단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 역시 놓치기 싫은 행복한 시간이기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행복한 새벽을 맞이합니다. 저처럼 많은 일로 분주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이런 배려가 없다면 머리는 없이 몸만 굴러다니고, 생각은 없이 행동만 있는 돈키호테적 인간으로 좌충우돌 미련한 인간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저와 우리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저를 강권하십니다.

사실 누구에게도 이런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과 은밀한 교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하나님은 개인적인 만남을 위하여 찾아오십니다. 어떤 이는 고요한 새벽시간에, 어떤 이는 말씀묵상을 통하여, 어떤 이는 특별한 기회나 사건으로, 때로는 걱정스러운 문제를 통하여도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이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이 자라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풍성해지고, 믿음의 능력을 얻고, 비전을 찾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하나님의 다가오심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겸손히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지 못합니다. 너무 바쁘고 너무 분주해서, 혹은 너무 피곤하고 너무 힘들어서 세미한 음성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깨닫지도 못하고 영접하지도 못한 채 살아갑니다. 하나님은 바알과 대결하는 엘리야에게 갈멜산에서 불로 임하시기도 하셨지만 지친 엘리야에게 세미한 음성으로도 임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세미한 음성으로 임한 하나님의 은총으로 새 힘을 얻고 더 위대한 일에 쓰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감동과 치유와 축복으로 예배 가운데 임하시는 하나님도 만나야 하고 사건이나 문제의 기적적인 해결로도 만나야 하지만 우리 성도들은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영적 깊은 교제가 필요합니다. 피곤한 영혼을 어루만져 주시는 하나님의 위로, 문제의 실체를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인도, 그리고 상한 심령을 고치시는 치유의 하나님도 만나야 합니다. 막연한 경외심으로 멀리 우러르는 하나님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의 품에 안기는 참된 안식과 위로 그리고 격려가 필요합니다.

금년은 말씀묵상을 통하여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그 명령을 순종함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말씀의 능력과 기도의 역사를 경험하는 해입니다. 일반적인 교훈으로서의 말씀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임하시는 능력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시간을 드려야 합니다. 남들이 고요히 잠든 깊은 밤이나 동터오는 새 아침, 그리고 하나님과 약속한 나만의 시간을 하나님께 내어 드려야 합니다. 정중히 초청하고, 겸손히 무릎 꿇고, 조건 없이 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은밀한 시간과 사귀임이 자신을 더욱 든든히 세워주십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