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라톤으로 귀성한다”

고향 다녀오시느라 고생 많이 하신 분들, 적잖을 것이다. 그러나 5년째 전혀 막힘없이 고향을 다녀오는 분이 있어 화제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48살 조희웅 씨가 주인공이다. 이 분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추석 때마다 고향인 충남 천안까지 뛰어서 갔다. 조희웅 씨가 '귀성길 마라톤'에 나선 것은 '교통체증이 싫어서'였다. 100㎞도 되지 않는 거리를 가기 위해 길게는 6시간 동안 차 안에 있으면서 '이 시간이면 뛰어가도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조희웅 씨, 예상하셨겠지만 마라톤 광이다. 현재 서울 강북구 육상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지난해 추석 때는 뛰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조희웅 씨가 추석을 앞두고 해남 땅 끝 마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622㎞를 완주하는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해 146시간을 달린 끝에 몸져 누워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설에는 어떻게 했을까. 조희웅 씨는 연휴 첫날인 지난 토요일 아침 8시 40분쯤 집을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그날은 영하 10도였다. 검정색 빵모자와 하늘색 마스크, 바람막이 상ㆍ하의로 '완전군장'한 채 서울역에서 출발했다. 1번 국도를 따라 수원을 거쳐 오산에 다다른 것은 오후 6시쯤. 걷기도 힘들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인적이 드문 길에는 무릎 언저리까지 눈이 차올랐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 마스크가 얼어붙었다고 하고. 결국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넷째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완주는 못한 것이다. 그러나 조희웅 씨는 얻은 게 많다고 한다. 지금 조그마한 사업하고 있는데, 당연히 어렵겠지? 하지만 한파를 뚫고 달리면서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매일경제>가 조희웅 씨 이야기를 실었다.

○…‘최고의 선택’ 정신지체 장애인 고용한 이화여대 “흡족”

정신지체 2급 장애를 갖고 있는 22살 이진경 씨가 연초부터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피트니스센터에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이진경 씨가 하는 일은, 학생들이 쓰고 난 아령, 매트 등 운동기구를 정리하고 탈의실을 청소하는 것이다. 고된 일이다. 하지만 이진경 씨의 만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고 한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꿈조차 꾸지 못했던 출근길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화여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정신지체와 발달장애를 가진 지적장애인을 고용했다. 이진경 씨와 함께 취직한 4명은 학생식당, 중앙도서관 등에서 하루 4∼5시간씩 주 5일을 근무하고 있다. 비록 1년짜리 계약직이지만 이들에게는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다.

참 성실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고 한다. 학생식당에서 일하는 이수호 씨는 이미 동료들 사이에서 일 잘하는 직원으로 통한다고 한다. 홀 정리, 잔반 정리, 설거지 같은 맡은 일 외에도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인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학생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환한 미소는 "장애인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뜨린다고 한다. 정신지체 2급인 이정익 씨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이렇게 힘든 일 속에서도 기쁨을 잃지 않는 이유가 뭐냐는 <국민일보> 기자가 던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많은 사람들과 사귈 수 있어서요”라고 말이다. 장애는 불편함만 있을 뿐, 그게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100전 101기’의 주인공들의 공통점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어제 SBS 8시뉴스에 나왔던 백전백일기의 주인공 이야기 전해드린다. 취업시험에 100번 넘게 떨어졌지만 낙심하지 않고 결국 성공해낸 청년들 이야기이다. 올해 초 외국계은행에 입사해 연수를 받고 있는 전재현 씨. 지난해까진 취업시험에서 120번 떨어진 낙방의 전문가였다. 지방대 졸업, 토익 790점. 절망할 법도 했지만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서류통과 면접이 됐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제 하루 10시간 정도 면접 준비를 했다고 한다. 지난해 국내최대 맥주회사에 입사한 김병국 씨. 이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계속 떨어질 때 다 떨질 수 있어요. 그런데 떨어질 때 난 왜 이럴까. 난 왜 안 되지. 자책만 하고 있으면 계속 그냥 그 상황만 지속이 되는 거죠.” 이들이 움켜쥐고 놓지 않은 것은 그렇다.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