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족 간병한 억척 소녀, 연세대에 합격하다

순천여고 3학년생 노희진 양 이야기가 화제이다. 노희진 양은 오는 3월 대학생이 된다. 작년 12월 연세대 수시모집 특별전형에 합격한 것이다. 4년간 전액 장학금도 받는다. 합격 통보를 받던 날, 노희진 양 가족은 모처럼 온종일 웃음소리가 났다. 어머니 임 모 씨는 노희진 양을 끌어안고 펑펑 울다가 웃다가 했다. 이들의 웃음, 의미가 있었다. 이야기를 10년 전으로 돌리겠다. 1999년 10월, 가족끼리 교외에 소풍을 갔다. 가족들이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동생 희경이가 물웅덩이에 빠졌다. 119 소방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겨 목숨은 건졌지만 희경이는 그날 이후 제 힘으로 일어설 수 없었다. 뇌가 손상된 것이다. 희경이는 5년 동안 병원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부모님은 2004년 희경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노희진 양이 고1이던 2006년 9월, 동생 간병에 지친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1년 뒤에는 회사 택시를 몰던 아버지가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 노희진 양은 동생은 물론 부모의 병수발까지 했다. 그러면서 병실 간이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공부했다. 노희진 양의 꿈에겐 있다. 영문학을 전공해 외국어로도 공연할 수 있는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동생 희경이 앞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것이다. 작년 5월, 노희진 양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심청효행대상 공모전에 수기를 냈다. 그 수기의 내용 가운데 일부분을 전해드린다. "사람들은 제 상황이 '절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동생이 일어나 우리 가족이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19년 복역, 뒤늦게 ‘바른 삶’에 눈 뜨다

47살 홍 모 씨. 절도 전과 7범이다. 지난해 6월 청송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해서 7개월째 한국갱생보호공단에 머물며 기술을 배우고 있다. 홍 모 씨의 삶은 굴곡이 심했다. 19살 때였다. 서울에서 구멍가게를 하던 부모가 이혼하면서 홍 모 씨는 빈집털이를 시작했다. 부산·전주·목포·청송 교도소에서 여섯 번에 걸쳐 징역 19년을 살았다. 부모가 이혼한 다음, 홍 모 씨는 어머니와 연락을 끊다시피 했다. 그런데 2005년 어머니 이 모 씨가 아들이 수감된 청송 교도소에 찾아왔다. 못 본 사이 많이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는 살지 말자"라고 울먹였다고 한다. 그때 홍 모 씨, "내 마음 속에서 뭔가가 달라졌다"고 했다. 출소한 홍 모 씨는 고향 부산으로 돌아가는 대신 한국갱생보호공단 서울지부에 들어갔다.

말 그대로 갱생의 삶은 시작한 것이다. 홍 모 씨는 매일 새벽 2시 반부터 6시까지 서울 신정동 아파트 단지에서 신문 배달을 하고,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는 직업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신문 배달해서 번 월급 35만 원 중에서 10만 원은 어머니에게 부쳤다고 하는데. 홍씨는 "일해서 번 돈을 처음 어머니에게 보냈을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홍 모 씨는 건축 관련 자격증을 딸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설에 홍 모 씨, 고향을 찾았다고 하는데, 어머니는 환대하며 홍 모 씨가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차렸다고 한다. 노희진 양 이야기, 홍 모 씨 이야기는 <조선일보>에서 인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