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군포 20대 여성 살해범 강모(39) 씨에 대한 뉴스로 온 국민들을 경악하고 있다. 2006년 12월 13일부터 26일 동안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부녀자 5명을 연쇄 살해했고, 지난해 11월 9일과 12월 9일 각각 두 차례 더 범행을 해 총 7명을 살해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범인은 20대 여대생, 40대 노래방 도우미, 50대 주부까지 가리지 않고 납치해 폭행한 뒤 넥타이나 스타킹으로 목 졸라 죽였다.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고 죽은 사람 손가락 끝을 가위로 자르고 알몸 시신을 야산 비탈에 묻거나 했다.

이 살인마는 경찰에서 "'2005년 네 번째 부인이 화재로 사망한 뒤 충격을 받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전국을 떠돌며 1년여를 방황한 이후 여자들을 보면 살인충동을 느꼈고, 그런 와중에 1차 범행을 한 다음부터는 자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 진술조차도 누가 믿겠는가? 화재로 부인을 잃은 뒤 몇 억의 보험금도 받았고, 화재 나기 며칠 전에 혼인신고 한 것을 볼 때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적으로 방화하여 부인과 장모를 죽였을 가능성이 많다고 신문들을 분석하고 있다.

어떻게 그런 단순한 이유로 그 무고한 여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할 수 있는 것인가? 왜 한국사회는 점점 도덕적으로 황폐화 되어가고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짐승 같은 인간들이 많아 가는가? 한국사회는 세계 앞에 나쁜 면에서 1위에 속한 것들이 증가하고 있다. 독주 소비량이 11.9리터로 OECD 국가 중에 1위, 40대 남성 사망률과 40, 50대 남성 자살률이 세계 1위, 이혼률 세계2위, 성형수술과 제왕절개 수술 세계 1위, 여성흡연자 1일 흡연량 24.8개비로 세계 1위이요, 살인과 성범죄가 세계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도덕적으로 황폐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의 정신에 맑은 샘물을 넣어줄 스승이 없는 탓이다. 사무엘, 이사야가 없다. 안창호나 이승훈, 조만식이 없는 탓이다. 모든 정치, 모든 종교, 모든 교육에도 맑은 샘이 공급되어질 때, 맑은 정치, 맑은 종교, 맑은 사회가 되어 가는 것이다. 설교를 맡은 목회자들에게도 정신적인 스승의 맑은 물에 접할 때만이 그 말씀들이 맑아지고 그의 목회도 맑아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군사정권은 한국을 경제적으로 흥기 시킨 공로는 있으나 정신을 황폐화시킨 과실은 필 길이 없다. 군사정권은 독재하기 위해 바른 소리를 하는 스승들을 억압하고 민족 사상의 샘 역할을 하던 '사상계(思想界)'라는 잡지를 폐간시켜 버린 것이다. 그리고 대신 '우리도 잘 살아보자'라는 새마을 노래를 동사무소의 스피커를 통해 새벽부터 억세게 들려주므로 시민들을 경제동물로 길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한번 잘 살아보기' 위해 아무 철학적 바탕도 없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처럼 버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결과 오늘 이 사회는 경제적으로 번영한 사회가 되었으나 정신적으로는 중병(重病)에 걸린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병든 풍토에서 자란 자녀들이 오늘의 사회를 더욱 도덕적으로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교회가 제 구실을 못한 탓인 것이다. 도덕의 책임은 종교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1,000만 기독교인이 있다고 하면서 이 사회가 이처럼 도덕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한 탓이 아닌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 한국교회의 기복주의(祈福主義) 탓이다.

군사정권이 국민의 스승들을 추방시키고 국민들을 경제동물로 길들여 갈 때에 한국교회는 잘못된 가치관을 세우고 있는 정권을 향해서 ‘회개하라.’고 외쳐야 옳았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오히려 세속을 향해 문을 열고 부도덕을 부추겼는데 그것이 바로 기복주의였다. 근대화과정에서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자.’라는 노래가 새벽마다 울려 퍼지자 이에 발을 맞추어 성경에 나타난 땅의 복을 받는 길을 발췌하여 축복론을 만들어 대부분 시간들을 설교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철야하며 금식하며 그들이 간구한 것은 건강과 물질의 축복을 중심한 ‘땅의 복’이었다. 마침내 교회가 하나님을 맘몬 신으로 둔갑시키는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교회와 기도원마다 물질이나 건강의 축복을 받기 위해 모이는 인파로 넘쳐 나게 되었다. 목회자들은 검은 수단으로 떼돈을 모았거나 관계하지 않고 불로소득으로 돈을 벌어 졸부로 데뷔하는 자들이나 불의한 방법으로 높은 자리를 취득한 자를 향해 축복의 성수(聖水)를 뿌려 가며 ‘축복 받은 성도’라는 찬사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들이 바친 헌금봉투에서 검은 뇌물의 악취가 나고 있음에도 그들의 훌륭한 믿음을 온 교회 앞에 공개적으로 얼마나 격찬했던가? 그러나 이제라도 늦지 않다. 누구를 비난하고 탓하기보다 너도 살고 나도 살기 위해서 우리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부터 회개해야 한다. 우리 목회자들은 이 도덕적으로 황폐한 거리에 넙죽이 엎드려 ‘나의 연고라. 한국교회 연고라.’라 외치면서 자복하여야 한다. 가슴을 치며 회개를 할 때만이 한국교회 안에 회개의 샘이 터지며 그것이 부도덕의 사막이 되고 있는 사회로 흘러들어 도덕의 싹을 발아(發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