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의 보람, 경험해보지 못했으면 말을 말아요”

경남 통영시 용남면에 사는 40살 이철락, 34살 김남숙 씨 부부 이야기이다. 이 부부, 설 연휴 마지막 날, 통산 열 번째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낳았다. 열 번째 아이. 쉽게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다. 이 분들은 1995년 1월 첫 딸을 출산해 이번까지 1~2년 터울로 모두 4남 6녀를 낳았다. 왜 이렇게 다산을 하게 됐을까. "아이들 커 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계속 낳다 보니 어느새 10명으로 늘었다"고 말한 것이다. 생활 형편은 넉넉한 것일까. 아니다. 남편 이철락 씨가 대기업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건조2팀에서 일하고 있지만 12명의 대(大)식구 생활비가 많이 드는 바람에 현재 통영시내 방 3칸짜리 76㎡, 그러니까 23평형 소형 아파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학원도 제대로 못 보내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철락 씨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아는 의젓함을 생활 속에서 배우고 있어 모두 훌륭한 사회인으로 자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그 흔한 영어 수학 배우는 것 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게 사회성 아니겠나? 사회성 결핍은 연쇄살인이라는 극한적인 범죄를 낳기도 하고. 훌륭하게 잘 키우시길 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불가능했던 서울대 입학

2009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경영학부에 지원해 지난달 30일 합격한 충남 당진군 호서고 3학년 정원희 양 이야기가 <동아일보>에 실렸다. 흔히 ‘뇌성마비’로 알려져 있는 선천성 뇌병 변을 갖고 태어난 정원희 양은 두 다리와 두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2급 중증장애인이다. 불편한 몸으로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았다. 선생님 말씀을 받아 적는 것부터가 정 양에겐 넘기 힘든 벽이었다. 특히 수학 문제를 풀 때는 남들보다 뒤지는 필기 속도 때문에 너무 속이 상했다. 하지만 정원희 양은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필기도구를 잡고 통제할 수 있는 왼손의 능력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오른손잡이에 익숙해진 몸의 습관을 뜯어 고쳐서 왼손잡이로 새로 태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극복했다.

개인의 노력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서울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학교는 아닐 텐데. 그렇다. 본인의 열정에 대한 무언가가 있었다. 바로 주변의 격려와 응원이었다. 학교 측은 정원희 양을 위해 3년 내내 건물 1층 교실로 배정해 줬다. 교실 문을 열고나서면 곧바로 화장실과 연결되는 위치였다. 학교 친구도 든든한 우군이었다. 친구들은 휠체어로 급식소를 오가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급식을 대신 받아 전해주었다. 정원희 양이 3층 도서관을 이용할 일이 생기면 기꺼이 ‘부축 도우미’가 되어 주기도 했다. 1분, 1초가 아쉬운 수험생이지만 재활치료를 받으려고 서울이나 충남 천안으로 가야 하는 정원희 양을 위해 물리치료 봉사를 해 준 신라대 오태영 교수도 잊을 수 없는 은인이다. 정원희 양의 꿈은 그래서, 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장래 회계학자가 되는 꿈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1997년 당진에 있는 한보철강이 부도가 났어요.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친구들은 직업을 잃은 부모를 따라 전학 가는 모습을 보면서 투명한 회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어요.”라고.

○…입학 사정관이 발굴한 숨은 보석

이번엔 <중앙일보>에 실린 화순에 사는 김호연 군 이야기를 해 보겠다. 김호연 군도 이번에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런데 김호연 군은 서울대의 '찾아가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입학이었다. 수험생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고 뽑는 제도. 전문가들이 고교 특징과 수험생의 학교생활·성적·장래성 등을 보고 현장조사를 해서 뽑는다. 그 결과 김호연 군을 찾아낸 것이다. 호연 군은 왜 주목받았을까. 수능 원점수 465점, 언어·수리·외국어 세 과목 1등급, 과학 두 과목 1등급을 받았다. 서울대 사정관들은 “찾아가 보자.”라고 했다. 그런 김호연 군집은 내비게이션에도 잘 나오지 않는 시골길을 거쳐야 가능했다. 갔더니 더 놀랐다. 8년 전 탄광에서 일하다가 다친 후 간암까지 발병한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일용직 일을 하며 네 식구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김호연 군은 학원을 다녀 본 적도 없다고 한다.

서울대 사정관이 발굴하기 전에 김호연 군은 어느 학교를 쳤나? 김호연 군은 지난해 11월 서울대 특기자전형에 지원했지만 2차 면접에서 떨어졌다. 이 학교 류화진 교사는 “경시학원이 성행하는 요즘 독학으로 합격하기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은 그런 김호연 군을 건져냈다. 김호연 군은 천재는 아니다. 1학년 때 192명 중 25등에 그쳤지만 3학년 때는 전교 1등으로 급상승했다고 한다. 물론 그 뒤에는 피나는 노력과 집중력이 있었다. 김호연 군은 이공계 특수 장학생으로 4년간 학비를 면제받는다고 한다. 호연 군의 장래 희망은 무엇일까? 신 성장 산업으로 우주산업을 많이 꼽는다 해서 우주선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