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목사 사택도 비과세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신 부장판사)는 영도구에 있는 한 교회가 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세처분취소 소송에서 교회에 부과한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 등록세, 지방교육세 등 819만여 원 부과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영도구는 2005년 교회소유의 주택과 아파트 등 2건에 대해 부목사가 사택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819만여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교회소유의 주택과 아파트 등도 비과세 대상이나 3년이 경과되면 종교 고유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담임목사 사택을 제외한 건물에 대해 과세했다. 그러나 교회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한 끝에 승소했다.

재판부는 “지방세법 제107조에 비영리사업자인 교회가 취득한 부동산은 그 사업에 사용하기만 하면 비과세되어야지 그 단서에 따라 그 용도에 직접 사용하여야만 비과세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설령 그 용도에 직접 사용하여야만 비과세된다 하더라도 대형화된 현대교회에서 부목사가 수행하는 업무, 청빙절차, 시무기간 등에 비추어 부목사라는 직책은 담임목사와 같이 교회의 필수불가결한 존재라 할 것”이라며 “그와 같은 부목사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것도 교회의 목적사업인 예배와 포교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것으로서 그 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것이라 할 것으로 부과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K교회는 2004년 부목사와 선교사가 사용하는 교회 소유의 목자관에 세금을 부과하자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었다. 그러나 당시 서울 행정법원은 “부목사는 담임목사와 달라 과세 대상”이라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를 두고 교계에서는 국내 상당수 교회들이 교회 소유의 건물을 담임목사 외에 원로목사와 부목사, 전도사, 선교사 등의 사택과 관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판결이 어떤 여파를 미칠지 주목하고 있는 눈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