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베소서 1:7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우리는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죄 용서함의 의미를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4번째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죄가 불법임을 배웠습니다. 또 죄를 저지르는 순간 죄의 노예 상태가 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죄의 결과로 우리는 지옥행이 확정된 절망적인 죄인들이었다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오늘은 죄 용서함의 도구에 대해서 함께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에베소서 1장 7절을 다시 한 번 함께 읽겠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엡 1:7)

우리에게 속량 곧 죄 사함을 받게 하는 도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죄를 저지른 사람은 죽기 전까지 죄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죄를 저지른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가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전혀 없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이미 지옥행 판결을 받은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판결 내용입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우리를 공의로운 법의 판결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는 자신의 아들을 우리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으니까 우리를 대신해서 죄 없는 자신의 아들이 죗값을 치르도록 하신 것입니다.

유대인의 전통에 따르면, 예수님은 우리 죄를 대신하여 죽은 속죄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날은 ‘욤 키푸르’라고 불리는 속죄일입니다. 히브리어로 ‘욤’은 ‘날’이고, ‘키푸르’는 ‘거룩’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욤 키푸르’는 거룩해지는 날입니다.

이 날이 되면 유대인들은 깨끗한 염소나 양 2마리를 제사장에게로 가져갑니다. 제물을 가져간 사람은 2마리 모두의 머리에 안수를 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죄를 짐승들에게 전가하는 것입니다. 안수를 할 때 안수하는 자의 죄가 동물들에게 옮겨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제사장은 그 중 한 마리를 잡아 목을 쳐서 죽입니다. 그리고 그 피를 제단에 뿌립니다. 제물을 가져온 사람의 죄를 대신해서 동물이 대신해서 죽은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마리는 제사장이 안수를 하고 풀어줍니다. 이때의 안수는 하나님에게서 용서의 은혜가 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동물을 풀어줍니다. 그 동물은 이제 자유롭게 된 것입니다.

유대인의 전통을 잘 아는 예수님은 자발적으로 우리를 위한 대속제물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우리는 죄에서 자유케 되었습니다. 그 은혜의 상징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내가 죄 값을 치르고 죽었어야할 자리입니다.

저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면서, 제 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형 언도를 받으시고 채찍에 맞으시는 장면을 보면서, 저건 내가 받아야할 벌인데 라는 생각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채찍에 맞으실 때마다 살점이 쫙쫙 갈라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맞고 계신 채찍은 내가 맞아야할 채찍입니다. 예수님께서 당하신 멸시와 조롱은 내가 받아야할 멸시와 조롱입니다. 예수님께서 못 박혀 죽으신 십자가는 내가 못 박혀 죽어야할 나의 십자가입니다.

여러분은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십자가는 내가 죽어야할 자리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나를 대신해서 그 자리에서 죽으셨습니다. 나는 예수님 덕분에 새 생명을 얻었고, 지옥 갈 운명이 천국 갈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게 십자가의 의미를 잘 깨닫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서울 한강대교를 지나다 보면, 한 군인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한 군인 동상입니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이원등 상사입니다.

1966년 2월 4일 공수특전단 고공침투 훈련 중에 사고가 발생합니다. 훈련 중이던 병사 하나의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것입니다. 땅바닥으로 추락하는 병사를 보던 이원등 상사가 순식간에 뛰어내립니다. 그리고 그 병사 곁으로 가서 병사의 낙하산을 개방시켜줍니다. 그러자 그 병사는 낙하산이 펴지면서 다시 하늘로 높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원등 상사는 자신의 낙하산을 펴지 못하고 그대로 땅에 추락하고 맙니다.

그 후 은혜를 입은 병사와 병사의 가족들이 이원등 중사가 죽은 자리에 동상을 세우게 됩니다. 은혜를 입은 병사가 보기에 동상이 있는 자리는 자신이 죽어야할 자리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아닌 이원등 상사가 대신해서 죽은 것입니다.

그 병사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그 동상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죽어야할 그 자리에 나 대신 죽은 이원등 상사를 보면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로 매번 다짐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은혜를 입은 병사가 이원등 상사의 동상을 보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내가 십자가는 내가 죽었어야할 자리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 대신 죽으셨고, 그 결과 나는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볼 때마다 십자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나대신 죽으신 주님의 은혜로 내가 얻은 새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십자가는 매번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배는 십자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내가 고난과 멸시와 조롱을 받고 죽어야할 자리라는 사실을 안다면, 십자가를 볼 때마다 우리의 삶을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주 십자가를 바라보고, 대속의 은혜에 관한 설교를 듣습니다. 그러면 사실 대성통곡을 하면서 그 은혜에 감격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원등 상사의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이 웁니다. 또 주인을 살리고 죽은 개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습니다. 또 자신을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의 이야기를 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십자가의 은혜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지 않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희생에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던 사람들이 왜 십자가의 은혜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우리의 마음이 너무 메말랐기 때문입니까?

얼마 전 목사님들과 함께 영화 ‘워낭소리’를 봤습니다. 영화 ‘워낭소리’는 늙은 소와 할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워낭은 소에 매달린 방울을 뜻합니다. 제가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마지막 소가 죽자 소가 해놓은 겨울동안 땔 나무들을 비춰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겨울동안 따뜻하게 보내시도록 엄청난 양의 땔감을 만들어 놓고 소는 죽었습니다.

마지막에 소가 땅에 묻히는 장면이 되자 제 뒤에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크게 우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흐느끼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내어 꺼이꺼이 우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아주머니는 소 한 마리 죽는 것 때문에 저렇게 슬프게 우는 데, 나는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면서 한 번이라도 가슴을 찢으며 운 적이 있는가?’

우리는 이상하게도 사람이나 동물의 희생에는 눈물을 쏟으면서도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는 눈물을 쏟지 않습니다. 십자가를 보면서도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가 십자가를 보고서도 대속의 은혜에 대한 설교를 듣고서도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장 3-4절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의 복음이 가리었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어진 것이라 그 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고후4: 3-4)

우리가 십자가를 보아도 대속의 은혜에 대한 설교를 들어도 보혈의 찬송을 불러도 마음에 감동이 없는 이유는 우리 안에 악한 영이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악한 영이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복음의 은혜를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죄 사함의 은혜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은혜로 악한 영들의 방해가 그칠 때에 비로소 십자가의 사랑에 대한 감격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사순절을 맞이하여 아무리 십자가의 말씀을 읽어도 보혈의 찬송을 불러도 마음에 아무런 감동도 없는 분은 지금 악한 영에 의해 복음의 빛이 가리어져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속히 십자가의 은혜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은혜에 대한 감격이 없는 기독교는 생명이 없는 마네킹과 같습니다. 우리의 설교와 봉사와 헌신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십자가의 은혜에 대한 감격입니다. 그 감격이 회복될 때에 우리의 모든 영적 기관들이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영국의 설교자 스펄전 목사님은 젊은 시절 예수님께서 내 죄 때문에 십자가에 못박히셨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날 시골 교회에서 구두 수선공이 하는 설교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날 말씀의 제목은 '나를 바라보라 그러면 너희가 구원을 얻으리라'였습니다. 설교자는 이렇게 설교했습니다.

“보는 것은 고통이 따르지 않습니다. 손과 발을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자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의지하려 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예수님은 나를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설교하던 구두수선공은 갑자기 손가락으로 스펄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이!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시오! 바라보시오! 바라보시오! 바라보시오! 당신이 할 일은 바라보며 사는 것뿐입니다.”

스펄전은 그 순간 죄 용서함과 구원의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는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를 나가 이렇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나는 용서 받았습니다! 나는 용서 받았습니다! 한량없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주님의 피로 나는 구원 받았습니다! 나는 내 영혼의 쇠사슬이 끊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자유로워진 영혼이요, 천국의 상속자이며 용서받은 자요,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은 자며 더러운 진흙과 끔찍한 지옥으로부터 건져 올려졌습니다. 나의 발은 단단한 바위 위에 서 있으며 나의 앞길도 활짝 열려졌습니다.”

그 후 스펄전은 자신이 깨달은 십자가의 은혜를 감격적으로 전했습니다. 그는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목이 메어 울었습니다. 그는 십자가를 바라보아도 아무런 감동도 되지 않을 때에도 십자가의 은혜가 회복 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어느 날 밤이 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자 부인이 교회로 스펄전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스펄전 목사님은 십자가 앞에서 훌쩍거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왜 우냐고 물으니 스펄전 목사님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너무나 슬프게도 십자가를 바라봐도 감격이 없어!”

스펄전 목사님은 성령께서 십자가의 사랑을 회복시켜 주실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매달려 기도했던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십자가의 은혜는 저절로 깨닫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십자가의 은혜는 내 힘으로 깨닫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깨닫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이 없이는 아무도 십자가의 사랑을 깨달을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 2장 36-37절을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 (행 2:36-37)

베드로가 성령 충만하여 십자가 설교를 하자 사람들이 그 말씀을 듣고 마음에 찔렸습니다. 이전에 예수님을 직접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일 때에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인 것이 바로 자신이란 사실이 믿어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죄 때문에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사실이 믿어지자 사람들은 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회개가 터져 나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변화될 수 있었을까요? 성령께서 사람들의 마음에서 악한 영의 미혹을 걷어내시고 십자가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내 힘과 노력으로 십자가의 은혜를 깨닫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으로만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독일에 슈타인 버거란 유명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제롬 성당에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성경을 읽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채찍질 당하시는 장면, 홍포를 벗기고 제비 뽑는 장면, 신포도주로 예수님을 놀리는 장면, 침 뱉는 장면, 예수님께서 가시관을 쓰시고 피 흘리는 장면 등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성당의 벽화를 대작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데 보통 1년 이상 걸립니다. 슈타인 버거는 성당 벽화에 대한 영감에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산책을 했습니다. 그는 어느날 산책을 하다가 너무 예쁘게 생긴 집시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페피타입니다. 그는 그 소녀를 보자 그녀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초대해서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페피타는 슈타인 버거의 작업실에 걸린 예수님의 그림을 보면서 슈타인 버거에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아저씨 저 사람은 참 나쁜 사람인가 보죠?‘

“아니 나쁜 사람 아냐, 좋은 사람이야”

“그런데 왜 십자가에 못 박혔어요?”

그러자 슈타인 버거는 그림 그리던 붓을 놓고 페피타에게 예수님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던 페피타는 슈타인 버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아저씨, 아저씨의 말대로 만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 아저씨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면 아저씨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해야 하지 않나요?”

페피타가 돌아간 후에도 페피타의 말이 슈타인 버거의 귀에서 뱅뱅 돌면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에도 페피타의 말을 떠올랐습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예수님의 그림을 그렸던 것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게 되었고, 예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그림이 ‘이 사람을 보라’입니다. 그는 그 그림을 미술관에 기증하고 사람들이 그 그림을 볼 때에 기둥 뒤에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 하나님 제 부족한 그림을 보고 습관적으로 교회에 다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은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한 청년이 그 그림 앞에서 떠나지 않고 통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진젠도르프입니다. 진젠도르프는 경건한 사람이었지만 보혈의 은혜를 깊이 깨닫지 못한 채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 앞에서 성령의 임재를 느끼며 보혈의 은혜를 마음 깊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는 그날 이후 옛 삶을 전부 청산하고 일생을 오직 예수님께 헌신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진젠도르프를 중심으로 생겨난 것이 바로 모라바안교도들입니다. 모라비안 교도들은 선교를 위한 24시간 연속 기도를 시작했던 사람들이고, 요한 웨슬레가 선교에 실패하고 미국에서 영국으로 돌아오던 배 안에서 엄청난 풍랑을 만나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떨고 있을 때 손을 잡고 평안한 얼굴로 찬송을 불러 웨슬리의 영적 회심에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입니다.

이제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죄 용서함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용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보혈의 은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내 대신 죽으셨고, 나는 예수님 대신 살아났습니다.

십자가는 내가 고통당하고 멸시와 조롱을 당하며 죽었어야할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내 대신 예수님께서 죽으셨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볼 때에 우리는 새 삶을 주신 은혜와 감격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이유는 악한 영들에게 우리 영이 미혹당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도 스펄전, 슈타인 버거, 진젠도르프처럼 십자가로 나아가서 그 은혜가 바로 깨달아지도록 간절히 성령의 도우심을 구합시다. 우리 모두 십자가 앞에서 이렇게 기도합시다.

“하나님 아버지, 보혈의 은혜에 대한 감격의 샘을 내 안에서 터뜨려 주소서”

사순절 기간은 십자가로 나아가 간절히 이런 기도를 드리는 기간입니다. 이 사순절 기간동안 여러분의 마음속에 은혜에 대한 감격의 샘이 터져 나오게 되길 축원합니다. 그럴 때 무감각했던 우리들의 모든 영적 감각들이 능력 있게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지금 그 감격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 희망을주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