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가
개봉 55일 만에 관객 250만을 동원했다고 야단입니다.
이 영화에는 유명한 배우나 이름 있는 탈렌트가 한 사람도 나오지 않습니다.
80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40년 된 소가 주인공입니다.

유명한 대사도 없고
주변 경치가 빼어나거나 아름다운 음악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 억 원씩을 들인 영화들을 재치고
현재까지 관객 250만을 동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아련한 어릴 적 향수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에는 불을 때서 밥을 짓고
소가 수레를 끌고 밭을 가는
어릴 때 보았던 정겨운 정경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런 풍경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자란 젊은이들도 많이 관람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인가?
무엇이 이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게 만드는가?

이것은 감동입니다.
이 영화에는 진한 감동이 있습니다.
눈물이 핑 도는 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일어날 줄 모르게 만드는 깊은 감동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감동은 어디서 나왔는가?
이 감동은 존중하는데서 나옵니다.

할아버지는 소를 사랑합니다.
사랑하다 못해 소를 존중합니다.
할머니는 사료를 사 먹이자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꼭 쇠죽을 끊여서 먹입니다.
논이나 밭에 농약도 안칩니다.
할머니는 애써 농사를 지어 놓으면 벌레가 다 먹는다고 투정을 부리고
밭에 제초제라도 뿌리자고 사정하지만 할아버지는 꼭 엎드려서 호미로 밭을 맵니다.

혹시 풀에 농약이 묻어 소에게 해가 될까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밤에는 허리가 아파 죽겠다며 킁킁 앓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날에는 어김없이 또 소꼴을 베러 나갑니다.

소 역시 할아버지의 말에는 절대적입니다.
소의 수명은 대략 15년인데
그런데 이 소는 40년의 고령입니다.
당연히 몸이 아프고 무릎이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주인이 수레를 지우고 일어서라면 일어서고 가자고 하면 갑니다.
아픈 다리를 절면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그렇습니다.
존중하면 감동합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존중하면 감동하고
그리고 주인을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금호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