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9년 3월 24일 우리를 열광시켰던 WBC가 끝났습니다. 우리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환호했고 열광했고 기뻐했습니다. 지난 올림픽에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었던 야구가 다시 한 번 온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름답게 끝날 수 있었던 WBC 경기를 마지막 공 하나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최근에 흔히 임창용 논쟁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일입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써 임창용 선수를 변호하거나 또는 욕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임창용 선수가 보여준 공 하나의 의미를 복음으로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일단 저는 더 분명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임창용 선수가 연장 10회말 이치로 선수와 대결할 때 던졌던 공이 감독의 지시를 듣지 않고 자의적으로 던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우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목적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저의 목적은 제 판단이 옳다고 했을 때, 그 공 하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복음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즉 다시 말해서 저의 목적은 복음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2.  
우선 WBC 한국 대표팀을 우리는 김인식 호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김인식 감독에 의해서 모든 것이 통제되고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김인식 감독은 모든 것을 지시하는 분이 아니고 대부분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분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승부처에서는 분명한 작전지시를 내리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인식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는 상황은 항상 승부의 결정적인 분수령이 되는 때입니다. 그러므로 평소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해도 되지만 승부처에서는 반드시 감독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이번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가장 분명한 이유는 선수들 전체가 감독의 지시를 잘 따랐기 때문입니다. 감독이 하는 말에 선수는 번트도 댔고 도루도 했고 희생플라이를 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김인식 감독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한 플레이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 플레이가 WBC 전체 경기 중에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임창용 선수가 이치로 선수와 승부를 걸지 말고 거르라는 지시를 어기고 승부를 한 것입니다. 어떤 분은 선수가 소신껏 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잘못 생각한 말입니다.

야구 경기는 철저히 감독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감독의 지시 사항에 대해 선수가 실력이 모자라서 따르지 못했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용서가 됩니다. 그러나 감독의 지시 사항이 선수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도 그것을 고의로 어겼다면 그것은 정말 큰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김인식 감독은 준결승전을 앞두고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도전은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 사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을 기초로 한 말입니다. 선수가 만일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감독은 도전이란 말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임창용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자기 생각대로 한 것은 한 마디로 김인식 감독의 위대한 도전을 망친 겁니다. 현재 김인식 감독은 자신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임창용 선수를 변호하고 있고, 많은 팬들도 그렇지만 이 부분에서 임창용 선수는 분명히 엄청난 잘못을 했습니다.

자기 생각대로 던진 공 하나가 우리나라 대표팀의 위대한 도전 자체를 엉망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임창용 선수가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할까요? 그 이유는 감독의 지시대로 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감독의 지시대로 했더라도 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이겼으리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감독의 지시대로 했더라면 경기 승패의 책임은 선수가 아닌 감독에게 있습니다. 또 김광현 선수처럼 선수가 능력이 되지 않아서 졌을 때에도 역시 책임은 감독에게 있습니다. 왜냐하면 감독이 능력이 안 되는 선수를 선발로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수가 충분히 감독의 지시를 따를 수 있는 상황에서 가볍게 감독의 말을 어겼다면 그 책임은 철저히 선수에게 있습니다.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임창용 선수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휠씬 큰 잘못을 했습니다.

결승전에 오르기 전부터 한국대표팀은 이미 충분히 자기 몫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승패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는 이유는 무슨 권리로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만일 이것을 그럴 수도 있다고 가볍게 여기는 분이 있다면, 본인 스스로의 가치관을 다시 점검해봐야할 것입니다.


3.    
제가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이유는 임창용 선수의 공 하나가 우리 믿는 자들이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불순종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구원받은 즉시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자녀들이 됩니다. 그런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것을 그럴 수도 있다고 가볍게 여깁니다. 그 불순종의 의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줄 정말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차에 임창용 선수가 좋은 예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사용하게 됨을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불순종은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순종하면 모든 책임은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지시를 따랐을 뿐입니다. 우리가 능력이 많고 적은 것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능력이 없는 자를 뽑으신 것 자체도 하나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고의로 불순종을 하는 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을 펼치실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교회와 성도들 전체에게 피해를 줍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모든 것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지시를 내리시는 분은 아닙니다. 대부분 우리가 자발적으로 말씀에 따라 살길 원하십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부분에서 하나님은 우리가 순종하도록 말씀을 하십니다. 일단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에는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때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 순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책임이 나에게로 향합니다. 이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우리가 무슨 배짱으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겠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순종하면 모든 책임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러나 불순종하면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습니다. 야구에서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듯이 우리는 철저히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그럴 때 교회 전체가 승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