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대전신학대학교 학부 및 신대원 전교생 춘계 사경회 인도차 다녀왔습니다. 소망수양관에서 있은 이번 사경회는 새 학기를 시작하는 신학대학교 학생들의 신앙적 준비를 위하여 교수, 학생 그리고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신앙수련회였습니다. 제가 첫 2일간 그리고 우리교단 총회장을 지내고 지금은 그 대학교 이사장이신 김영태목사님이 나머지 2일간을 담당하여 말씀을 전하는 수련회였습니다. 말씀을 전하고 또 교수님들과 목회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수련회를 인도하면서 우리 교단 신학교에 대하여 더 큰 신뢰와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배의 진지성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특히 교수님들의 정중한 매너들은 이제 우리나라 목회자 훈련이 세계적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를 맡은 교수님들의 예배에 대한 경건성과 정중함, 학생들의 간절함으로 부르는 찬송과 사모하는 태도로 경청하는 말씀에 대한 진지성, 특송을 한 학생들이 강단을 내려가서 모두 자리에 앉을 때까지 박수로 격려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 예배가 끝나도 강사가 예배당을 나갈 때까지 한 사람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기다리는 예의, 사경회가 끝나는 마지막 설교 뒤에 기립박수로 강사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매너 등은 지도자적 높은 수준의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는 무식함이나 무능함의 문제이기 보다는 무례함의 문제입니다. 남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 없이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이 건방지고 무례함이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권위에 도전하고 윗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것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건설적인 일이나 말을 한다고 해도 말투나 태도가 무례할 때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고 패역한 사람으로 취급받습니다.

며칠 전 노회 어느 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참석하신 분 중에 한 분이 아주 좋은 제안을 했습니다. 조금씩 돈을 모아서 전도를 위하여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이 늘 친교 정도로 끝내기 보다는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 아주 건설적인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안은 좋았으나 그 분의 언어 태도는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 모임 자체의 의미를 폄훼하고 자기 혼자서만 의로운 것 같은 태도나, 자기 의견이 잘 받아드려지지 않는다고 민망할 정도로 회장을 공격하고 남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습니다. 다 점잖은 분들이어서 더 이상 갈등은 없었지만 그런 좋은 일을 그렇게 무례하게 제안함으로 추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을 보면서 말의 내용 보다는 말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무례하고 건방진 태도는 많은 경우 자존감이 결여되거나 열등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또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거치지 못한 가정적 배경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늘 자기중심적인 소아기적 심리 태도에 원인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사람이 자신의 지위와 신분상승에 보탬이 될 것 같은 사람에게는 아주 예의바르게 행동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례함은 남을 낮추고 자기를 높이려는 내면적인 의도와는 달리 스스로를 천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 무례함 역시 악함 보다는 약함이고 비뚤어진 인격적 결함입니다.

존 비비어는 그의 책 ‘존중’에서 “존중하는 사람이 형통하고 존중하는 공동체가 형통하고 존중하는 인생이 형통하고 존중은 예수님을 닮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존중은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 시대가 온전하기 위하여 치유되어야할 가장 심각한 질병은 무례함입니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자신을 온전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