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일

한국 교회 산하 기관 단체들에는 조직이 있다.
그런데 어느 단체도
명예 회장이란 이름으로 어느 특정인을,
영원토록(?)그 명예를 보존하는 일이 없다.
왜냐하면 그건 모두 주님께 향한 충성이요, 헌신이기에
우린 모두 맡겨진 일에 충성하고
때가 되면 물러나서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라고
자기 입을 가릴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어느 거대한 전도회 조직을 보면
현 회장이 있고, 그 회장은 매년 바뀌는데도
바뀌지 않는 명예 회장이 있다.
마치 재벌의 왕회장 같이 언제나 명예 회장으로
온갖 출판물과 언론에 얼굴과 이름을 올린다.
정말 정말 궁금하여 총회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는데
하, 세월이 흘러가도 아무도 그걸 말하는 이가 없다.
너무 거대한 이이기에 그런가...
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

그런데 그 분이 나가는 교회에선
그 분을 ‘명예 장로’로 추대한다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실었다.
내 알기로는 올 해 85세가 되셨을텐데...
정말 정말 이상한 일이다.

드디어 ‘장로’도 ‘명예’가 되는가? 헌신의 최정상인 그 ‘장로’직이
이젠 명예로 변질하는가? 이러다간 그 분이 신학교도 다녔다니
‘명예 목사’로 추대하겠다고 우기지는 않을까?
그 과정도 신문 기사를 보니 그 거대 전도회에서
그 교회에 요청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거대한 권세 앞에 목사가 거절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그렇지 그 목사님은
죽음의 문턱에서 일어선 이인데
죽다 살아난 이가 뭐가 무섭다고 ...
내 퍽 좋아했는데 다시 그 분을 생각해 봐야겠다.
뭐, 내가 다시 생각한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무튼 정말이지 한국 교회는 이상한 길로 자꾸 나간다.
하도 ‘명예’를 주자고 해서 우리 교회도 내 오기 전부터
주던 것이라 그냥 그대로 ‘명예권사’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아니 어떻게 ‘장로’직을
명예로 할 수 있을까?
그런 발상을 기발하게 하고 그 어느 분에게 충성을 표하는
몇 몇 분들은 정말이지 ‘장로’직이 뭔지나 아는 건지 ...

에구, 정말이지 싫다.
거대함, 명예직, 권세, 인기, ....
난 정말이지 왕십리가 좋다.
그런 명예는 여기선 통하지 않으니까.
여긴 그래도 주님 말씀대로 살아보자고,
그리 교회 생활해 보자고 오늘도 기를 쓰고 있는 동네이니까.

명예 너무 좋아하다가 그게 주님 앞에서 멍에가 된다.
명예 보다 겸손을 택하자. 명예 보다 겸허함을 택하자.
예수님 말씀 그대로 하루 종일 충성하고는
그 피곤한 저녁 시간에 ‘나는 무익한 종일뿐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누가복음 17:10)
라고 겸허히 물러서는
그런 충성스러운 삶을 살다 가자.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