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늘 궁금했던 것, 뱀은 독이 있어서 물면
우리가 죽는데 그 뱀은 어째서
독을 품고 있음에도 멀쩡할까?
아니, 그것도 그거지만  그런 뱀을 독수리는
어떻게 태연히 잡아먹을까? 독 때문에 죽을 텐데?

이러저러한 이런 궁금증들, 학교에서 배웠다.
내겐 독이지만 뱀에겐 독이 아니고,
독수리에겐 영양분이라고 ...
그게 종(種)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진화론을 들여다봐도 종에서 다른 종으로는
진화가 없다고 한다. 진화는 모두 같은 종 안에서이다.
왜 그럴까?

성경에 보니 하나님께서 이 세상 만물을 만드시고
모두에게 경계를 지정하셨고,
하나님은 그 경계를 지키신다고 한다.
심지어 시 74:17에선
“주께서 땅의 경계를 정하시며
주께서 여름과 겨울을 만드셨나이다.”
또 104:9에선
“주께서 물의 경계를 정하여
넘치지 못하게 하시며
다시 돌아와 땅을 덮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모두 분수가 있고, 경계가 있다.

그런데 이 경계를 붙잡고 있는
하나님의 손길이 느슨해진 것 같다.
종에서 종으로의 전이가 이루어진다.
조류 독감으로 위협을 받더니
이젠 돼지 독감으로 인간이 위협을 받는다.
조류에 국한 되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넘어와 활동하게 되었고,
돼지에게만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넘어와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 인간을 당혹하게 한다.

오래 전에 어느 학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장차 인류는 감기로 인해
멸망할 것이란 주장.
아직까지 감기 바이러스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니
이런 변신을 잘 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망할 것이라고 한다.
요즘 전 세계가 당황하는 일이
바로 이런 주장들의 타당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겸허해 지자. 그동안 인간은 너무나 교만했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은 교만의 극치를 달렸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고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 복제를 운운하며
인간을 만들 수도 있다는 듯이 자부심을 내보였다.

인간은 자기 분수를 너무 넘어갔다.
모든 것이 제 분수가 있고,
제 자리, 제 한계가 있는데
그것을 무조건 넘어서는 것이
성공한 듯 그렇게 교회서도 가르쳤고,
사회에선 한 술 더 떴다.
자기 분수가 분명히 있음에도 말이다.

이 경계를 넘어설 때
우리 주변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며
우리의 파멸을 앞당길지도 모를 일이다.
내 분명히 고백하는 것은
지금도, 이 순간도
주님께서 내 주변을 붙잡고 계시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내게 파멸로 쏟아질 것이란 사실이다.
이것저것 정신을 못 차릴 것이다.

마치 욥에게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비보로 찾아들며 무너졌던 것처럼 말이다.
하나님께서 단 이틀 욥을 붙잡던 손을 놓자
첫날에 재물과 자식이 다 날아가고,
둘째 날에 건강마저 날아가 버린다.
그리곤 가장 불쌍하고 처량한 신세, 거지.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
주님께서 내 삶의 모든 것을
붙잡고 계시기 때문이다.
내게 독이 되는 모든 것을
굳게 붙잡고 그 경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지키시기에 내게 평강이 있는 것이다.
그 든든한 보호의 손길이
내게 있기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 잘나서 사는 줄 알고 ...

이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존재인양
교만을 떠는 인간,
그 인간이 보이지도 않는 작은 생명체
바이러스에 의해 벌벌 떨고 있다.
겸허함을 가르치는 하나님의 교육 도구일 것이다.

“그 때에 여호와께서 폭풍우 가운데에서
욥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바다가 그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에
문으로 그것을 가둔 자가 누구냐
그 때에 내가 구름으로 그 옷을 만들고
흑암으로 그 강보를 만들고
한계를 정하여 문빗장을 지르고
이르기를 네가 여기까지 오고 더 넘어가지 못하리니
네 높은 파도가 여기서 그칠지니라 하였노라”
(욥 38:1-4,8-11)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주께서는 못 하실 일이 없사오며
무슨 계획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
(욥 42:1-3,5)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