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를 완성한 신학자 칼뱅의 탄생 500년 되는 해이다. 칼뱅의 정신을 오늘날 교회가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서회가 발행하는 월간 '기독교사상'이 7월 10일 칼빈 탄생일을 앞두고 5월호에서 '칼빈 탄생 500주년과 한국교회' 특집을 마련했다.

이오갑 그리스도대학교 교수는 '칼뱅의 성격과 한국교회'라는 논문에서 우리 교회의 세속주의와 도피주의를 꼽았다. 세속주의는 "세상과 세상의 것들, 돈이나 권력이나 혹은 자기 자신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일"으로써, 이로부터 한국교회의 물신주의, 물량주의, 권력지향주의, 상업주의, 이기주의와 자기과시욕이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피주의는 "세상에는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세상을 등진" 신앙적 성향을 뜻하는 것으로써, 세속주의의 반대 극단에 선 이런 입장에서 몰역사적 태도, 패배주의, 사회에 대한 무관심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오갑 교수는, 칼뱅이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순수한 태도로 돈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가치를 향한 우상숭배를 물리쳤고, 하나님은 사회에 임재한다는 전제에 따라 사회참여적 신앙을 폈다며, 칼빈의 이런 신앙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 교회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칼뱅의 사상과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논문을 쓴 박경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칼빈의 개혁신앙으로부터 목회자의 검약과 섬김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수 교수는, 이러면서 지속적인 신자 수 감소는 물론이고, 사회적 신뢰도(천주교 35%, 불교 31.1%, 개신교 18%)와 호감도(불교 31.5%, 천주교 29.8%, 개신교 20.6%)도 다른 종교에 비해 현격히 떨어졌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2008년 10월 한국갤럽 조사)

박경수 교수는 "한국교회가 타인과 사회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역사의 변화에 무심하지는 않았는지, 헌금의 사용과 재정의 운용은 투명하고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