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세무조사무마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추부길 목사(웰커뮤니티교회 명예 담임)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에 추징금 2억 원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5월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추부길 전 비서관이 사회지도층인사로서 청탁을 받아 거액인 2억 원을 받았다"며 "징역 3년에 추징금 2억 원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부길 목사는 "정말 부끄러우며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정치를 떠나 신앙의 길로 접어들겠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추부길 목사는 1956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광주일고를 나와 전남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다음, 1990년대 오리콤, 동방기획 등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정치 홍보 전문가이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1992년 14대 총선 당시 홍보 컨설턴트로 인연을 맺었다. 추부길 목사는 이후, 1997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였던 김대중 후보의 선거 전략 자문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명박 당선인의 형인 이상득 부의장의 총선 출마 때에도 세 차례 연속 전략기획팀장 역을 담당했다.

이런 인연으로 추부길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대운하 홍보 업무를 요청받게 됐고,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청와대 비서관 자리에 올랐다. 그러다 지난 해 7월 촛불집회를 ‘사탄의 음모’라는 발언때문에 구설수에 올라 결국 물러났다.

추부길 목사와 교계의 인연은 1997년 극동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시작됐다. 추부길 목사는 이후 미국 리전트대 목회상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가정사역연구소를 세워 치유 상담 사역도 전개했다. 그러나 리전트대에 제출한 논문이 한글로 작성돼 있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에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측 목사로 본인이 개척한 웰커뮤니티교회 담임목사와 안양대 신학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해 왔다.

한편 추부길 목사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어 5월 29일 선고 공판에서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 첫 유죄 판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