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목회자의 아내가 되고 이제는 선교사가 되어서 인도네시아에 온 지도 벌써 9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쉴 틈도 없이 바로 언어훈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언어학교의 스케줄에 의해 정신없이 쫓아가기에 바쁜 시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국땅에서 겪어야 했던 첫 과정중의 하나가 ‘불편한 것’과 ‘다른 것’에 대해 익숙해지는 훈련이었습니다. 기후에 적응하고, 문화에 적응하고, 관공서 시스템에 적응하고, 대중교통에 적응하고, 사람들의 생김새, 걷는 것, 말하는 것, 음식문화, 옷 입는 것 등 처음 몇 달은 이곳 사람들의 사는 모습만을 관찰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편하고 익숙하던 삶’에서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색한 곳’에서의 삶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선교의 시작이었습니다. 특별히 이 나라의 경제구조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에 의해 346년간 식민지 통치를 밭았고, 곧바로 일본에 의해 3년 동안 식민 지배를 받은 후 독립은 우리나라와 같은 l945년에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은 중국계들에 의해 또 다른 경제식민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4~5% 밖에 되지 않는 중국계들이 이들 경제의 85% 이상의 상권을 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하는 정치가들은 부정부패의 패턴 속에 돌아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거리의 경창들을 보면 먼저 코럽쉬(부정, 부패)의 이미지가 떠오를 지경입니다. 저소득층의 사람들은 하루 품값 2천 ~5천 원 정도의 수입으로 삶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들의 삶이 언제 좋아질는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도시의 물가는 한국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의 계층이 70~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러한 이상한 사회구조를 바라보면서 선교사로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이곳에 온 후 겪었던 가장 큰 문화의 충격은 역시 이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하는데, 이 기도시간에 기도를 빼먹으면 저들이 생각하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네가 떠나갈 듯 스피커로 기도소리를 알려가며 종교생활을 합니다. 이 소리에 적응하는 것이 선교의 첫 관문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되어져 가고 있지만, 처음엔 이 소리가 너무 커서 ‘사탄이 우리 오는 걸 알고 발악 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겪어야 하는 것이 질병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열대기후에선 오후에 한숨 자는 습관이 있습니다. 처음에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저희들이 처음에 그 증세를 겪어야 했습니다.

오후만 되면 몸이 얼마나 무겁고 피곤한지 조금 쉬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계속 버텨 나가면 장티푸스나 뎅기열에 걸려 몸이 지탱할 수 없게 된답니다. 그리고 이곳의 수돗물 (지하수가 대부분), 그리고 화장실문화, 음식문화들이 너무나도 청결하지 못합니다. 오른손으로 밥을 수저 없이 먹고, 왼손으로 뒷일을 처리합니다. 그래서 왼손으로 악수하는 것은 결례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길거리 음식을 맛있다고 먹고 다녔습니다. 몇 달 안 되어 장티푸스에 걸려서 3주 동안 꼬박 설사와 고열로 누어있어야 했습니다.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조금 상태가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곧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야 합니다. 휴지도 없는 화장실로(보통 화장실엔 휴지통과 휴지가 없음).

이제 언어훈련은 6단계를 지나고 있습니다. 9단계가 끝나면 내년 4월쯤 수마트라 팔렘방으로 가게 됩니다. 이곳 날씨가 그렇게 덥지 않아서 미련이 남지만! 역시 우상을 섬기는 나라가 잘 살 수 없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넓은 땅에 자원이 풍부하고 석유가 엄청난 양이 나온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부익부 빈익빈이 너무나도 심각한 이상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물론 이곳에도 교회들이 간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90% 이상의 이슬람세력은 너무나도 큰 세력입니다. 얼마 전 순다족 예배처소를 35명 정도 식사를 할 수 있는 통닭과 따뜻한 밥을 해가지고 방문을 했습니다.

다들 얼마나 좋아하던지, 이분들은 이슬람 주민들에 의해 교회가 폐쇄되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신앙은 순수하고 모두들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예배처소를 놓고 기도중입니다. 아직도 이 나라는 이 나라는 열 명 중 아홉 명은 하나님을 모른 채 복음을 거부하며 오늘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희들(김광호, 이경옥 선교사)이 선교사적 삶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선교사의 삶이란 것이 시간들이 한없이 느슨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시간을 한없이 부족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영성관리가 안 되고 느슨해지면 한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는 삶이 바로 선교사의 삶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이 시간과 물질을 낭비하지 않고 주어진 사명을 성실하게 잘 감당하며 늘 하나님 앞과 말씀 앞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선교사의 가정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예진이와 지명이가 늘 심심해합니다. 이곳에는 한국처럼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없어서 이곳 아이들은 언덕에 올라가서 연을 날리는 것이 유일한 낙이지요.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중보기도를 부탁드려요. 저희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엔 중보기도가 가장 간절했습니다. 강력한 중보기도가 없으면 죽어나가는 것이지요. 인도네시아에 있는 저희 가정을 위해서 새벽기도 시간에 이름이라도 한 번 불러주신다면 저희 사역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문안인사와 함께 저희 안부를 전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또 안부 전할게요.

이경옥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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