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시국 선언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에서도 시국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적인 기독교 단체인 예수살기는 6월 4일 시국 선언문을 발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은 사과하고 관련자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민주주의 후퇴를 중지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며 국민전체의 이익과 통합의 정치를 하는 등 국정운영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예수살기 시국 선언문 전문.

올해 2009년 들어 시국은 경제 위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온 세계를 휩쓴 경제위기 앞에 수출경제로 명백을 삼고 있는 우리나라는 커다란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6개월을 맞이하며 우리나라의 진정한 위기는 경제(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지도자, 정치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게 되었다. 대통령으로부터 검찰과 언론 등 기득권과 권력을 쥐고 있는 지도자와 세력은 이 나라를 커다란 위기 속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시국상황을 맞이하며 시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같이 선언한다.

1.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은 사과하고 관련자는 사퇴하라.

우리는 전임 대통령의 불행한 최후의 모습을 보면서 경악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세계 정치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 현실화되었다는 것은 우리정치의 수치이자 역사의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대해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적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수사책임자와 지휘 관리 라인에 있는 모든 관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2. 민주주의 후퇴를 중지하고 국정운영을 혁신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나라는 한시도 평화를 얻어본 적이 없었다. 지난해 광우병촛불 사태이후 올해 전임 대통령의 불행한 사건까지, 온 국민은 민주주의 후퇴와 경찰의 폭력, 보수일변도의 국정운영, 남북관계 위기와 전쟁조차 다가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직면해 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말인가?

독선과 아집의 리더십, 국민분열의 정치, 정치보복의 악순환으로는 이 나라를 정상적인 상황으로 되돌릴 수가 없다.

이제 나라를 책임진 현 정권은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고, 국민전체의 이익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하며, 남북간 대화와 공존의 새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비민주악법 개악을 중지하고 국정운영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우리는 현시국 상황에 대해 마음을 찢으며 회개하고 책임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소위 장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은 한국교회에도 커다란 상처를 주고 있다. 온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국교회에까지 그 비판의 손길을 미치고 있다. 현 정치의 위기는 한국교회의 위기로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이런 상황에 대해 진정으로 마음을 찢으며 회개하고 또 회개한다. 그리고 말에 머물지 않고 책임적인 자세로 이 시국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걸음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온 국민과 함께 역사의 광장으로 순례의 걸음을 시작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집권세력은 새롭게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주후 2009년 6월 4일 전국예수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