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의료 봉사 활동일 벌이던 엄 모 씨(34)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름철 단기 선교 준비에 한창인 기독교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엄 모 씨는 특정 선교단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녀의 헌신의 동기가 선교적 사명감에서 비롯된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에 따라 또 다시 ‘위험 지역에서의 선교 사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론이 들끓을 수 있다는 점은 이래저래 한국교회에 부담거리이다. 사실 지난 2004년 김선일 씨 피살 사건과 2007년 아프가니스탄 분당 샘물교회 신자 23명 납치 사건 당시 한국교회가 국민적 반감을 산 전례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교계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내달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단기팀을 위한 위기관리 요령을 설명하는 교육행사를 열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는 현지 위험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미리 배포한 홍보물에서 "필리핀,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중동 등 인질납치가 빈번한 국가를 여행할 때에는 분쟁 또는 치안 불안 지역을 사전에 파악해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정부의 위험지역 여행 주의 관련 공문 등을 일선 교회에 바로바로 시달하고 있다며 "이번 예멘 사건도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사건의 전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다만 복음을 전하러 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단순히 의료봉사, 자원봉사를 위해 나가는 사람도 있어 일괄적으로 지침을 내리기 보다는 개별 교회별로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