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다.
나는  옳다고 여기는 것을
옳다고 할 뿐이다.

그것이 우든 좌든
중요하지 않다.
거기다 소수에 나는
귀를 기울이는 성향이다.

나는 다수의 힘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던 것도  모두가 좋아한다면
거리를 두는 것이 내 버릇.

유행이라면 나 하나는
멀리하자는 게 내 취향
우르르 몰려갈 때
홀로 서는 이를  용기 있다 여긴다.

무서운 유신체제 시절 불의 앞에 눈치나 보던,
바른 소리 힘든 시절이었다.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을 때
소리를 내고 싶었다.

군대 갔다 온 후 세상이 변하여
모두들 소리를 낸다.
그 땐 변절자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나는 침묵했다.

내가 소리 내지 않아도 모두가 내기에
그 땐 침묵할 때였다.
얼마 전 한동대 학생들의
성명서를 놓고 말들이 많다.

우선 그들이 학생임을
그것도 기독학생임을 이해하자.
학생이 다 옳은 게 아니다.
그러나 옳다고 여긴 것을 소리 내는 것을 너무 탓하지 말자.

그 또래 아이들이 모두들 우르르 몰려가는 그 시점에
아니오 라고 하는 용기를 축복하자.
데모만 해야 용기 있고  
그게 아닙니다 한다고 비겁한 게 아니다.

모두가 하자 할 때에 자기 소신과 신앙에 따라
하지말자 하는 것은 더 큰 용기가 아닐까.
나는 이 사회가 우(右)할 때
좌(左)할 것이다.

나는 이 사회가 좌(左)할 때
우(右)할 것이다.
누군가는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미친 듯이 부는 바람에서.

사회건 종교건 어디서건
한쪽으로 부는 바람은
미친바람, 광풍(狂風)이다.

실수하기 딱 알맞다.
이 때,  아니오 하는 이가 필요하다.
어떨 때는 이 자세가 사꾸라 같다.
중심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아주 분명한 중심이 있다.
예수님, 그 분의 마음.
소외되는 이를 마음에 두시는 그분의 따뜻함.
그를 향해 두둔하시는 용기.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해
조금 더 관대했으면 좋겠다.
다르기에 하모니가 이루어지는건데 ....

다양함 속에 멋진 조화와 균형이 이루어지는
그런 공동체, 그러한 사회, ...
나와 다른 이를 향해
조금 더 인내 하자. 조금 더 관대 하자.

할 말 없는 이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만은
그래도 조금은 참아주자.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