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까운 이웃들과 한담을 즐길 기회가 있었다. 주로 교회와 관련된 대화였는데 교회건축 문제가 제기되자 제법 큰 교회에 시무하는 장로 한 분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이런 말을들려 주었다. 어느 주일 예배 직전에 한 지체장애자가 보호자와 함께 교회를 찾아 왔다. 하지만 예배에 참석키 위해 본당으로 올라가려다가 그만 돌아서고 말았단다. 휠체어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교회엔 엘리베이터나 다른 진입 시설이 갖춰진 줄 알고 왔는데… 하며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서더라는 것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그 장로는 장애인의 고충을 헤아려 그들을 위한 시설 설치를 염두에 두지 못하고 교회건축을 한 점이 못내 아쉬웠단다. 타인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혼자 힘으로 교회에 출석해 예배드리고 싶었던 그 장애인의 소박한 바람을 들어 주지 못하였기 때문이리라.

최근 들어 장애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의 90%가 후천적 장애라고 하니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1/4 분기를 기준으로 등록 장애인 총수가 213만7천226명이다. 이는 3년 전인 2005년에 비해 43만 명이 늘어난 25.8%가 증가한 수치이다. 여기에 미등록 장애인을 더한다면 실제 장애인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장애의 종류를 살펴보면 지체 시각 청각장애를 비롯 신장 심장 안면 장류 요루장애에 이르기까지 15개 항으로 분류된다. 그중 지체장애인이 113만2천116명，시각장애인이 22만61명，뇌병변 장애인이 21만9천156명，안면장애인이 2천185명에 이른다. 장애의 원인을 보면 90%에 이르는 후천적 장애 중 질환에 의한 장애가 55.6%，사고에 의한 34.4%로 집계된다.

그리고 선천적 원인이 4.9%，원인불명 4.6%，출산 시 원인 0.5%인 것을 보면 징애야 말로 사회적 질환이 아닐 수 없다. 사회와 교회가 장애인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장애를 의식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이다. 지체장애인이 누구의 도움 없이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드릴 수 있도록，청각장애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은 일에서부터 배려가 필요한 때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사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