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긴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7월 중순이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복잡한 도심지를 떠나 숲으로 우거진 산이나 맑은 물이 흐르는 깊은 계곡, 혹은 하얀 모래벌이 펼쳐 있고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로 떠날 것이요, 사정이 여의치 못한 이들은 부모님이 계신 시골에 가서 2-3일이라도 쉬면서 밤에는 모깃불을 피워 놓고 옥수수나 참외를 먹으며 정담을 나누기도 할 것이다. 그에 따라 모든 고속도로는 차량행렬로 몸살을 앓을 것이 분명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사회에 불어 닥친 현상이 바캉스‘ 문화이다. ‘바캉스’라는 말은 프랑스 말로 ‘비운다’라는 뜻으로, 여름철이 되면 파리의 시민들이 거의 모두가 며칠씩, 혹은 한두 달 동안 집을 비우고 휴가여행을 떠남으로 파리 시내가 텅 비어 짐으로 생겨진 말이다. 프랑스 뿐 아니라, 서구나 미국 등은 여름이 되면 도시가 텅 비는 것이다. 그에 따라 교인들도 대부분 휴가를 떠남으로 교회도 몇 주 동안 방학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그런 현상이 한국사회에도 정착되고 있다. 이제는 여름에 휴가를 못 가면 무슨 큰 억울한 일을 당한 양, 부인들이나 아이들이 남편을 들들 볶는 풍속도가 가정들마다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휴가문화가 수준 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들이 자가용 트렁크에 많은 음식물을 싸 가지고 좋은 산이나 계곡, 강이나 바다에 대거 몰리므로 교통전쟁, 인파전쟁, 무질서전쟁, 쓰레기전쟁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므로 즐거운 여행이 아니라, 고생의 여행이 되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 기분이 새워지기는커녕 완전히 녹초가 되어 불쾌감이 최고도에 이른다고 너나없이 탄식한다. 이제는 교회에서도 환경보호나 여가선용에 대한 교육, 즉 바른 휴식의 태도나 건전한 놀이에 대해서 교육해야 한다. 휴가나 여가선용의 목적이 무엇인가? 휴식이 목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기간 동안 지나친 오락, 과도한 등산, 빡빡한 여행 스케줄로 인해 노독(路毒)에 걸리기도 한다.

안 된다. 휴가는 조용한 산이나 계곡, 강이나 바닷가에서 쉬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한국사회 휴가문화를 높이는데 앞장 서야 한다. 어떻게 휴가문화를 높이는가?

1. 노동만큼 휴식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상당수 연로한 교인들 중에는 휴식을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다. 할 일 많은 때에 무슨 휴가, 무슨 휴식이냐고 한다. 잘못된 신앙이다. 성경을 보면 쉬라는 명령이 많이 나온다. 안식일에도 모든 일을 놓고 쉬라고 했고,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 같은 명절을 당하면 한 주일씩 쉬게 했다. 6년 일하고 7년째 되는 때에는 안식년이라고 1년 내내 쉬게 했고, 안식년이 7번 반복되는 50년째 되는 희년(禧年)에는 큰 안식을 하라고 명하였던 것이다.

열심히 일하다가 휴식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도 일하시고는 안식하셨고,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이 식사할 겨를이나 잠잘 겨를이 없고 무리한 전도여행으로 너무 지쳐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깐 쉬어라.”고 명하셨다. 그리고 예수님도 때때로 한적한 곳에 가셔서 쉬시거나 피곤하시면 배에서도 주무셨던 것을 볼 수가 있다.

2. 일을 더 잘하기 위하여 휴식해야 한다.
휴식의 목적은 원기회복 함으로 일을 더 잘하기 위하는 데 두어야 한다. 사람은 한 가지 일에 8시간 계속 일하고 나면 피곤해진다. 장시간 한 가지 일을 하노라면 신경이 긴장해지고 온 몸이 곤비해지고 짜증이 일어난다. 그러나 잠을 자거나 무슨 오락을 하고 나면 긴장이 풀리고 일할 의욕이 다시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목회자들 중에도 이렇게 과로하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느 목사님은 교회를 성장시키노라 쩍하면 금식하고 철야하며, 또 교회 건축한다고 월요일도 전혀 쉬지 않고 일을 하고 부족한 재정 문제로 너무 긴장에 매여 지냈다.

가까스로 교회건축을 마쳤으나 중병이 들므로 엄청난 건축부채로 시달리는 판에 목회자 치료비까지 교회가 전담하는 지경을 되기도 한다.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 열심히 일만하고 전혀 쉬지 않는 것은 잘하는 것 같아도 오히려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기에 주님이 건강을 책임질 수 없는 것이다. 반면에, 어느 분은 일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오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락하기 위해서 돈을 번다. 그러다가 오락에 중독이 된다. 휴식의 목적은 더 일을 잘 하기 위함이다. 열심히 일한 후에 휴식이나 오락을 가질 때 가치가 있고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3. 자연 속에서 영육 간에 새힘을 얻어야 한다.
예수님은 시간만 나시면 한적한 산에 가셔서 지내시기를 기뻐하셨다. 혹자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아무리 금식이나 철야를 하시더라도 혹은 아무리 하루 종일 일하신다고 할지라도 피곤도 모르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슈퍼맨처럼 완전히 강철 같은 육체를 가지셨다면,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예수님도 우리 똑같은 몸을 가지셨기 때문에 과로하면 피곤하시고 주무시지 않으시면 지치셨다.

그러므로 종종 사람들을 피하시고 쉬셔야 건강을 회복하실 수 있으셨다. 예수님의 휴식은 대부분 자연 속에서 이루셨다. 인간은 흙으로 창조되었기에 자연과 흙 속에서 놀라운 치료효과가 있고, 숲의 공기는 우리의 폐에 알맞은 산소와 질소로 이루어져 온 몸의 피로를 놀랍게 씻겨준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한적한 곳에 가셔서 마음을 정리하셨으리라 생각해 본다.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은 성정을 가지셨기 때문에 때로 안타깝고 속상하고 분노하심으로 시달리셨을 것이다.

하나님을 가장 잘 섬기노라고 자부하는 제사장들과 서기관들, 바리새인들의 저 위선적인 모습 때문에, 더 나가서는 하나님이 보내신 아들을 가장 반대하고 십자가의 못 박으려는 모습을 보실 때에 분노심으로 넘치셨을 것이다. 또한 군중들이 말씀 듣는 데는 관심이 없고 병고치고 기적을 나타낼 때는 열광하는 모습을 보셨을 때는 실망감을 금할 수가 없으셨을 것이요, 제자들 중에 귀히 여겨서 회계 일까지 맡겼던 가룟 유다가 자기를 은 30냥에 팔아먹으려는 모습을 볼 때는 배신감에 시달리며 밤에 주무시지를 못하셨을 것이다.

그 때마다 자연 속에 거하시면서 마음을 정리하셨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인들도 때로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안타까움과 섭섭함, 낙심과 분노심에 시달릴 때에, 대자연에 들어가 하나님의 품에 거하면서 조용히 가셔서 명상하고 기도하면서 마음을 다스리어야 한다. 마음이 새로워질 것이 분명하다. 독일의 교육자요,「인간교육」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남겼고, 근대 유치원의 창설자인 프뢰벨은 인간적으로 불행한 자였다. 생후 9개월 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엄마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늘 마음의 외로움이나 상함, 아픔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자연 때문이라고 하면서 “나는 어릴 적부터 자연계와 식물계와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고 고백했다. 그가 태어난 지방은 수목이 우거진 산림지역으로 마음이 외롭고 상할 때마다 자연 속에 들어가 그 우주와 세상, 자연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품에서 쉬면서 자기의 마음을 정리했고 큰 꿈을 키우고는 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산으로 가신 이유는 육신과 정신의 휴식도 목적이시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도하시기 위해서요, 영력을 보충하시기 위하심이다.

막1:35에서 예수님은 각색병자와 많은 귀신들을 내어좇으신 다음날 대단히 피곤하셨음에도 “새벽 오히려 미명에 예수께서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영적인 일을 한 만큼 영력을 보충해야 한다는 모습을 본으로 보여 주신 것이다. 주님의 일은 주님의 능력으로 해야 합니다. 인간의 힘이나 지혜로 하면 낙심하기 쉽고 또 열매도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을 육신과 정신의 새 힘을 얻는 기회 뿐 아니라 영력의 새 힘을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때로 식구들과 바닷가를 간다고 하더라도 새벽 미명에 모래 벌에 나가 기도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찬양하고 밤하늘에 펼친 은하수를 바라보며 신앙적인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자연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잘 관리하라고 맡기신 에덴동산임을 믿고 돌아올 때는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쓰레기를 정리하는 모습을 우리 한국교인들 만이라도 본을 보일 줄 때 우리 한국 휴가문화는 한 단계 격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