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교회와 유형교회가 있다. 선교단체와 같은 파라처치(parachurch)도 있다. 시간을 떼어 놓고 물질을 떼어 놓게 되면 나의 삶에 절제가 생긴다. 중요한 일에 시간을 주로 소비하고, 그렇게 해서 행여 여유가 생기면 내 삶을 영위하게 된다. 전도비용을 쓰고 난 다음 여윳돈을 아꼈다. 미용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내 손으로 염색한 것이다.

집에 와 보니 신정에 쓸 떡을 어머님이 다 써셨다. 그런 어머님이 총대를 메시고 내일 전도를 하러 그 댁을 방문한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아이고 우리 조 천사님!" 어머님을 뒤에서 안아 드리고 머리도 쓰다듬어 드렸다. 우리는 동역자요 동업자인 것이다.

소싯적에 한 마을을 다 전도하신 경력가시니 전도자로서도 한 수 위에 계신 분이다. 성경공부를 마치고 약속 시간 9시를 기다리려고 김밥 집에 들렀다. 뜨거운 된장 국물을 훌훌 마셔가며 김밥 두 줄을 애들처럼 다 먹었다.

당신이 앞장서겠노라 던 노 권사님은 정각 9시에 S교회 교육실로 오셨다. 함께 할 사모님, H 권사님, 나해서 4명은 전도의 문을 열어달라며 뜨겁게 기도 했다.

* 믿었다던 며느리가 남매를 두고 가출했다. 아들은 홀아비가 됐다. 그 탓에 남매를 떠안게 된 65세 된 아주머니. 열렬한 기도에 반응 한다 . 벌떡 일어나더니 설거지하러 수도꼭지를 연다. 왈가닥 달가닥. 반응(Reaction)이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얼굴과 이름을 익혔으니 언제라도 “발 녹이러 왔다”며 드나들 수 있다. 영혼도 눈 녹듯 녹아지는 날이 있으리라.

* 덕풍시장은 오늘이 장 서는 날이다. 감자떡이 맛 나 보였지만 ‘공무수행 중’이라 돌같이 봤다. 시장 건너편은 야산 비탈이다. 곧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모양이다. 때를 같이해 작은 슈퍼를 하던 이 권사님은 아파트의 부지로 상당액의 보상금을 받고 집을 팔아 버린 상태다. 하지만 그 집 주변은 아직 헐려 나가지 않은 상태이다. 그 근처에 사는 주민들도 다 전도 대상자다. 그 동안 무려 5가정을 방문했다. 그 중에는 26세 된 젊은 새댁도 있었다. 사모님이 공들이면 좋은 재원으로 자라줄 것 같다.

덕풍시장을 다시 지나 신정에 먹을 생선 고사리, 빚은 만두, 굴, 고추 튀김 말린 것 등을 사들고 112-1버스를 탔다. 영적 광휘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마음에 비춰 준다. 쉴 곳 내 집이 있다는 게 이리도 좋다.

본능처럼 생각이 떠올랐다. 어느새 S 병원에 입원해 있는 누구누구를 향해 문병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빛보다 더 빠른 섬광이 마음에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