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향,
몇 해 전부터
허브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졌다.
사실 예전에는
허브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그저
손으로 쓸면
손에 진한 향이
밴다는 정도의 상식뿐.

그래서
가장 진하게 배는
허브를 좋아했다.
몇 해 전,
곤명의 김성호 집사님
농장에 갔을 때
곳곳에 심겨져 있는
허브,
바람이 불 때마다
코를 시원하게 해 주는
그 향!
그 때 허브의 참 맛을 알았다.

성전을 새로 지으면
교회 주변에
허브를 그 농장처럼
많이 심어서
바람이 불 때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
상긋한 허브 향을
예수님의 사랑과 함께
날려 보내줘야지
할 정도로
그 때 허브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목양실 문을 나서면
어디선가 짙은 허브향이 ...
이게 웬일인가 싶은데
아, 계단을 내려오다 보니
계단 중간에
아마도 환경미화부에서
갖다 놓았는지
허브가 놓여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고갈 때마다,
스치고 갈 때마다
진한 허브 향이
계단을 타고 올라온다.

문득,
내게 찾아드는 감동.
누군가가 나를 칠 때
내게 상처를 줄 때
저렇게 허브 향을
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이 짜증을 내고
분을 낼 것이라 예상할 때
뜻 밖에
진한 그것도 상큼한 향을
발한다면
그 얼마나 감동적일까?
세풍(世風)이 거세게 볼 때
내게서 으~ 그 진한 향이 ~~~

허브는
가만있을 때
향이 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흔들고,
때로는 때리고, 휘감을 때
또 바람이 거세게 불 때
그 때 향이 퍼지기 시작한다.
내가 바로 그런 허브 예수 향.
나를 흔드는 그들에게
나를 때리는 그들에게
분노의 독보다
상긋한 향을 날려 보내자.
오, 예수님, 나를 도와주사
주님의 향을
진하디 진하게 날리게 하소서.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