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성도님의 집에 초청을 받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매우 지성적인 분들로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도 있으신 실실한 믿음의 가정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의 방문을 기쁨으로 맞아 주었고 간단한 가정예배도 함께 드렸습니다.

그 가정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마음에 흡족했던 것은 우리 방문자들에 대한 가족 모두의 진실된 환영과 정중한 영접,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를 귀하게 대접하는 배려였습니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온가족의 관심이 우리를 향해 집중되었고 모든 대화는 정중하고 진지했습니다. 그야말로 사람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손님으로 찾아온 인간 아무개로서 보다는 하나님의 종으로, 자신들의 영적 지도자로, 그리고 매 주일 쳐다보며 들어야 하는 자신의 설교자로 생각하고 존중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그들의 인간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섭섭하고 속상하는 것은 존중받지 못하고 배려해주지 않는다는 것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기분 나빠하는 것은 바로 무시당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례한 사람을 싫어합니다. 기분 나쁜 사람이란 무례한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무례는 무시하는 감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무례함은 스스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의 표현입니다. 곧 존중받고 사는 사람은 남을 존중할 수 있지만 늘 무시당하고 사는 사람은 남을 존중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늘 남에게 존중받고 사는 성공한 사람들이 남을 배려하고 남을 존중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말하고 감정대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기 삶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무례한 사람인 경우 정서적 장애자일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아스퍼거 신드롬(Asperger Syndrome) 이라는 장애인의 경우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정서적 장애를 말합니다.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 세계 속에만 갇혀 있기 때문에 자기 생각대로 말하고 행동함으로 남에 대한 배려나 남을 존중할 수 없다고 합니다.

책 ‘배려’의 저자(한상복)는 그의 책에서 이 아스퍼거(Asperge)를 사회적 의미로 확대시켜 사회생활 속에서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나눌 줄 모르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한 사회적 장애를 '사스퍼거(Social Asperger)'라고 합니다만 역시 정서적 장애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들 역시 악(惡)함 때문이 아니라 약(弱)함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 역시 우리의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의 대상입니다.

‘순종’이라는 유명한 책을 써서 우리에게 익숙한 존 비비어(John Bevere)는 다시 쓴 ‘존중’ 이라는 책에서 ‘존중’을 “형통한 그리스도인의 비밀”이라고 소개합니다. 우리는 참된 존중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고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이 우리가 받게 될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책에서 존중하는 사람이 형통하고, 존중하는 공동체가 형통하고, 존중하는 인생이 형통하고, 존중하면 예수님을 닮는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도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삼상 2:30)”라고 하셨습니다.

 바울사도도 빌 2:3에서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라고 합니다. 배려와 존중은 우리 마음의 문을 넓히고 생각의 차원을 높입니다. 우리 결정에 지혜를 주고 삶의 능력을 가져 옵니다. 이기적인 생각, 눈앞의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가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합니다. 대폭적인 배려는 대폭적인 보상을 가져오고 파격적인 존중은 파격적인 신뢰를 얻어냅니다. 우리 사회가 사스퍼거 신드롬(Social Asperger Syndrome)에서 벗어나 배려하고 존중함으로 풍성해 지기를 바랍니다. 배려와 존중은 형통한 그리스도인의 비밀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