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2:34-40

[마] 22:34 예수께서 사두개인들로 대답할 수 없게 하셨다 함을 바리새인들이 듣고 모였는데
[마] 22:35 그 중의 한 율법사가 예수를 시험하여 묻되
[마] 22:36 선생님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마] 22:37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마] 22:38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마] 22:39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마] 22:40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1. 일요일 아침, 한 중년의 남자가 노모(老母)에게 떼를 쓰고 있습니다. “어머니, 오늘 나는 교회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놀라서 “왜?”하고 묻자, 3가지 이유를 대었습니다. “첫째, 장로님들의 기도가 너무 길어 싫습니다. 둘째, 찬양대의 찬양이 화음이 맞지 않아 듣기 괴롭습니다. 셋째, 나도 일주일에 하루는 집에서 쉬고 싶습니다.”

그러자 노모가 교회에 가야 하는 이유를 3가지 이렇게 대더랍니다. “첫째, 주일날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기에 가야 한단다. 둘째, 예배는 사람 보고 드리는 게 아니니 그들이 싫어도 교회에 가야 한단다. 셋째, 네가 그 교회 목사 아니냐?”

때로는 주일날 아침, 집에서 쉬고 싶지요? 그러나 잘 오셨습니다. 여러분의 그 선택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주일날 교회에 나와 예배하는 여러분을 기억하시고, 때를 따라 도우시며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2. 금세기 위대한 신학자로 불리는 ‘칼 바르트’가 있습니다. 어느 기자가 이 위대한 신학자와 인터뷰를 하다가 한번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목사님이 보시기에 성경에서 가장 위대한 복음은 뭡니까?” 위대한 신학자이기에 놀라운 증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그러자 칼 바르트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찬양 한 장 함께 불러볼까요. “예수 사랑하심을 성경에서 배웠네.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쓰였네.”

이 찬송, 퍽 유아(幼兒)틱(-tic)한 찬송입니다. 어린이 찬송 같다는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찬송가를 잘 부르지 않습니다. 점잖지 못하고 어린애 같다고 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이 찬송보다 더 분명하게 우리에게 성경의 핵심, 복음을 전해주는 찬송이 또 어디 있습니까? 가장 위대하다고 하는 신학자이기에 어렵고 애매모호하고, 적(的) 적(的) 대는 것을 말할 줄 알았는데, 그는 이 사실이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사실이랍니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있네.”

많은 사람들의 신앙을 지도하며, 또 수많은 신앙인들을 만나며 세월이 갈수록 내 마음 속에 뚜렷하게 떠오르는 것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참 많은 이들이 예수를 믿어도 힘들게 믿는다는 것입니다. 자기 나름대로 치장을 하고, 수식을 하며, 의미를 붙이고, 심오한 철학과 사상의 옷을 입히며, 때로는 불교에서나 있을 법한 고행과 수양을 갖다 붙이고, 말을 해도 아리송하게, 또는 애매하게 하여, 뭔가 굉장한 것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설교를 하며, 그리곤 마침내 굉장한 것을 찾아내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고, ...

어떤 이들은 경건을 내세우며 안 먹고 안 자고 안 쓰고, 밤을 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무속인들이 갖고 있는 금욕적 열정을 대단한 경건의 훈련인양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좀 이상하지요? 왜 우리는 예수 믿는 것을 자꾸 어렵게 생각하고, 어려운 절차를 만들고, 거의 고행 수준의 수양을 만들고, 학자들 수준의 연구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할까요?

복음서를 읽어갈 때 나는 마음으로 박수를 치고픈 장면들을 많이 만납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 주변의 인물들, 평상시 예수님 일행의 모습을 추측해 보면, 누가복음 7장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세례 요한이 와서 떡도 먹지 아니하며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매 너희 말이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33-34)

세례요한은 경건파, 수도원파입니다. 그래서 잘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거룩 거룩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 대한 사람들의 평은,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 세리와 죄인의 친구’였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님의 분위기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근엄한 사람입니까?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면 금욕적 경건파입니까?

예수님은 대중적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께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없었습니다. 일부러 옷매무새를 고치고, 폼을 잡고 나가야 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그야말로 이웃집 아저씨 같았습니다. 예수님께 말을 할 때 심호흡을 먼저 하고, 침을 꿀꺽 삼키고 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아니 차라리 아무 말 없이 그 분 앞에서 울기만 해도 예수님은 눈치 하나 빠르셔서 다 품어주시고 말없이 격려해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주변엔 늘 사람들이 북적대었습니다. 어떨 때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 몰려드는 사람들도 점잖은 사람들, 배운 사람들, 격식을 따지는 사람들 보다는 일반 평민들이 더 많았습니다. 아니 평민들보다 아픈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마다 늘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예수님 앞에 나아가기 그렇게 힘들어 합니까? 예수님 앞에 나아가는데 뭘 그리 따지는 것이 많습니까? 그냥 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아니,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져서 비틀거리며 힘들어 하는 이들을 편히 쉬게 해 주겠다는데, 격식과 절차가 까다롭고, 이해하기 힘든 말로 설명을 하고, 뭐 요구하는 것들이 복잡하다면 어느 누구가 예수님께 나아오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평상시 안면이 있는 동네 목사님에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예수 믿으려면 일요일마다 돈을 갖고 가야 한다는데, 도대체 예수 믿는데 얼마나 듭니까?” 목사님은 그분이 농담으로 그러는 줄 알고 “네, 뭐 얼마 안 듭니다. 그저 담배 값 정도지요.” 그랬더니 이 분이 얼굴이 환해지며 그러더랍니다. “아니 그거 밖에 안 듭니까? 그러면 믿어볼만 하군요.”

예수 믿는데 얼마 드십니까? 예수님께 나아오는데 얼마 드십니까? 스스로 자신을 얽어매지 마십시오. 스스로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지 마십시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하면서 돈 갖고 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냥 나오기만 하면 됩니다.


3. 이렇게 경계가 없는 예수님, 어느 누구나 다 다가갈 수 있는 예수님, 이런 예수님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런데 나는 또 다른 이유로 예수님을 좋아합니다. 물론 여기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독생자로서, 영광스러운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셔서 죄인인 나를 위해 고통 받으시고 십자가에 대신 죽으셨기에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 이건 만날 듣는 이야기이니 잠간 뒤로 미루고,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성경 본문으로 돌아갑시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몰려왔습니다. 그 바리새인들 중에 율법사가 예수님을 시험합니다. “선생님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큽니까?” 왜 이런 질문을 했을까요?

유대인들은 율법에는 613개의 계명이 있다고 봅니다. 그 613개의 계명 중 248개조는 “...을 하라!”는 적극적인 계명이고, 365개조는 “하지 말라”는 소극적 계명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계명 수가 613개이고, 248, 365개일까요? 613은 십계명의 글자 수이고, 248은 사람 몸의 지체수이며, 365는 일 년의 날수입니다.

그러니까 적극적 계명 248개조, 소극적 계명 365개조, 합 613개의 계명을 다 의미있게 만들어놓고 그들은 끝없는 논쟁을 하였습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 어느 것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느냐, ...

그러면서 더욱 우리네 삶을 구속하는 계명들을 집요하게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그 셀 수 없는 많은 계명들에 의해 버거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의 모든 행위를 규제하는 세세한 율법 해설서로 인해 어느 누구도 맘 편하게 행할 수 없고, 그 많은 계명들에 의해 죄인이 아닐 수가 없는 그런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안식일 날 예수님 일행은 길을 가다가 너무 시장하여 길가의 밀밭에 들어가 밀 이삭을 잘라먹었습니다. 그러자 바리새인들이 율법을 어겼다고 예수님 일행을 고발하였습니다. 뭘 어길 것입니까? 남의 말밭에 들어가 먹었다고? 아닙니다. 그들이 안식일에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밀 이삭을 잘랐으니 추수를 한 것이고, 그것을 훅 불어 먹었으니 타작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는 계명을 범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그런 짓을 다반사로 행했습니다.

이러한 바리새인들, 율법사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간단하게 대답해 버리셨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그러면서 이 말씀을 추가하셨습니다.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무슨 뜻입니까? ‘수많은 계명을 만들었느냐, 그것 때문에 얼마나 사람들이 힘이 드는지 아느냐?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그렇게 많은 법조문으로 다 난도질하면 하나님 잘 섬기는 것이냐? 그럴 필요 없다. 네가 무엇을 하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함에서 나온 행위라면 그게 다 율법의 완성이니라.’

그 복잡하고 어렵고 힘든 율법의 규제를 예수님은 단순하게 그러나 본질적인 것으로 풀어버렸습니다.

예수님의 매력은 그 골치 아픈 주장들, 골치 아픈 생각들, 규제, 규율, 법, 규칙, ... 아 그 모든 것들을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한 여인이 예수님께 끌려왔습니다. 간음 현장범입니다. 사람들은 다 손에 돌을 들고 그 여인을 치려합니다. ‘모세는 이런 경우 돌로 치라 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살기가 등등하여, 자기들은 모세의 율법을 착실하게 지키는 사람들인 양, 자기들은 의인인 양 죄인인 한 여인을 가운데 두고 정죄하여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뭐라 하십니까? 뭐 복잡하게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어렵고 애매하게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 단순함, 그 양심의 가책을 잊고 법 법 하며 살다가 그만 진실 앞에 부딪힌 그들은 모두 돌을 내려놓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당당했고, 언제나 분명했습니다. 복잡하게 꼬인 것들을 예수님은 아주 단순하게 아주 명쾌하게 정리하셨습니다.

그러기에 법조문에 의해 사는 이에겐 이단(異端) 같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떨 때는 율법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이로 비쳐지기도 했습니다. 안식일 준수에 관한 그 수많은 법조문에 얽혀 사람을 살릴 수 있고, 도울 수 있음에도 모른 체하는 이들 앞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이 인자를 위해 있다며 당당하게 돕고 살려주셨습니다. 율법의 기본 정신으로 해결하신 것입니다.

군대 귀신에 붙잡혀 온 몸이 망가진 사람, 이미 인간 같지도 않은 추한 짐승 같은 사람, 무덤가에서 사는 거라사의 광인(狂人), 그를 고치기 위해 예수님은 돼지 떼 2천 마리를 몰살시켰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이럴 수 있습니까? 경제적으로 보면 돼지 떼 2천 마리가 훨씬 더 낫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버려진 인간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돼지 떼 2천 마리를 희생하며 그 사람을 살립니다. 왜?

뭐 인도주의적으로, 휴매니즘에 의해, 어쩌고저쩌고는 뒤로 하고, 아주 중요한 이유, 근거가 있습니다.

그 사람을 남으로 여긴다면, 자기와 관계없는 이로 여긴다면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를 내 몸같이 여긴다면, 그를 내 몸같이 사랑한다면 나를 위해서는 돼지 떼 2천 마리 아니라 3천 마리, 만 마리도 없앨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자와 지식인들은 예수님을 꺼려했지만, 일반 대중들은 예수님을 환호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의 기본에 충실하셨고, 그만큼 자유로우시며 대중적이었습니다.


4. 신약성경을 처음부터 읽다보면 조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 그것도 공관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과 가르침은 단순한데, 요한복음서에 가면 좀 복잡해지고 심오해지고, 바울 서신으로 넘어가면 더 어려워지고 애매모호해집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주장하기를 공관 복음서의 예수님과 요한서신의 예수님, 그리고 사도 바울이 주장하는 예수님이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그건 세월이 흘러가며 연차적으로 쓰였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본래 모습,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제각각의 옷을 입힌 예수님보다 야성적인 예수님, 본래의 예수님의 모습을 추적해보면, 분명한 것 하나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쉬운 분이셨습니다. 모든 것을 단순하게, 명쾌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나왔습니다. 그리곤 언제나 예수님의 설교를 즐겨 들었습니다. 성경은 증언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듣더라”(막 12:37)고 합니다.

어렵게 설명할 때 즐거이 들을 수 있습니까? 애매하게 설명할 때 즐겁게 들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모든 것을 간단명료하게, 그러나 매우 논리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을 너무 꼬지 마십시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의도보다 더 꼬고 꽈서 나중에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몰라서 당황하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내 어릴 때 우리 아버지에게 들은 옛날이야기 중에, ‘조선어독본’에 나오는 압록강 뱃사공 떡보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이 조선을 시험하고자 사신을 보냈습니다. 압록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타고 건너는 중, 떡을 무지 좋아하는 뱃사공 떡보를 놀리려고 중국 사신이 “하늘은 둥글다”는 뜻으로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곤 원을 그렸습니다. 그러자 떡보는 자길 보고 아침에 둥그런 떡을 먹었느냐 묻는 줄 알고 자기는 네모난 떡을 먹었다는 뜻으로 손가락으로 사각형을 그렸습니다. 사신은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런 무식한 뱃사공이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니!

놀란 사신은 이번에는 명심보감에 나오는 삼강(三綱)을 아느냐는 뜻으로 세 손가락을 들어 보였습니다. 이에 떡보는 네모난 떡을 3개씩이나 먹었냐고 물어보는 줄 알고, ‘나는 다섯 개도 먹을 수 있다’는 뜻으로 자신있게 다섯 손가락을 들어 보였습니다. 이를 보고 사신은 뒤집어질 정도였습니다. 아니 이런 무식한 이가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다 알다니!

이 뒤에도 계속되는 이런 해프닝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사신은 조선에는 뱃사공이 이 정도의 학식이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느냐며 그냥 돌아갔다고 합니다.

제가 왜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 줄 아십니까? 한 사람은 어려운 것을 쉽게 표현하고, 다른 한 사람은 쉬운 것을 어렵게 받아들입니다. 대화는 하는데 뭔가가 안 맞습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말씀은 쉽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간단합니다. 그런데 왜 자꾸 복잡하게, 어렵게 만드십니까?

복음, 힘들어 하는 이들, 진리를 얻고프고, 그것을 위해 고생 고생하는 무거운 짐으로 비틀거리는 이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아주 간략하고 명쾌하게, 아주 쉽게, 누구나 다 이해하고 따를 수 있는 길, 그게 복음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복음을 듣고, 그 후 자신이 스스로 또 어렵고 힘든 길을 만듭니다. 자기 나름대로 벅찬 규율을 만들고, 하나님에 대해서, 예수님에 대해서 스스로 난해하고 어려운 이미지를 부여하며, 모처럼 나에게 가까이 다가 오시려던 주님을 에이 어떻게 나 같은 것에게 ... 하며 저 멀리 떼어놓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예수님은 나에게 외로우십니다.


5. 예수 믿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고 어렵다면, 복음은 복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그렇게 힘들고 어렵다면 율법을 따르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그렇게 힘든 금욕을 하고 도를 닦아야 한다면 불교가 훨씬 더 매력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자유함을 누리십시오.

왜 예수를 그렇게 전하려고 애를 쓰십니까? 자유, 아 그 자유함이 그분에게 있고, 그 분에게는 어느 누구나 다 다가갈 수 있고, 그 분은 어느 누구나 다 받아주시며, 쉽고도 간결하게 내 삶에 말씀하시기에 그걸 알려주고파서 그러는 게 아닙니까? 그 자유함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 아닙니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정말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해 주시는 분임을 알려주고파서 그러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예수 믿는 데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절차를 만드십니까? 왜 예수님을 자꾸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떼어놓고 별도의 거룩거룩한 장소에 가둬두려고 하십니까?

예수님은 나와 함께 하시고, 내 손을 잡으시고, 내게 말씀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삶의 현장에서 신앙 양심을 따라가십시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게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입니까? 이게 복음인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십시오. 목사에게 물어보려 오지 말고 이런 경우에 우리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스스로 물으며 살아가십시오.

내가 예수님을 좋아하는 이유, 그 분은 쉽습니다. 그 분은 단순합니다. 그 분은 분명합니다. 그 분은 언제나 절대적인 두 명제,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 사랑, 그리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한다는 이 두 명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셨습니다. 이에 어긋하면, 그저 형식적이고 율법적이면 다 거부하고, 이것을 이룰 수 있다면 그 어느 것, 어떤 행동이라도 다 하셨습니다.

삶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예수님과 더불어 진리와 진실이 주는 자유함을 누리며 복되게 사십시오.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요 8:36) 아직 예수님이 여러분을 자유롭게 하시지 않았습니까? 아니면 스스로 다시 자신을 얽어매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왜 뭐에 눌린 듯한 표정과 자세로 사십니까?

내가 예수님께 매료되는 이유, 내가 예수님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 이유! 내게 또 다른 무거운 짐을 주시고, 까다로운 인생의 절차를 주시고, 버거운 사명을 주시기에 그렇습니까? 아닙니다, 그 모든 무거운 짐을 벗겨주시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만 주시고, 그 신앙양심을 따라 자유롭게 살라고 하셔서 그런 것입니다!

기본적인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잊고 자유함만을 누린다면 그건 신앙인이 아니고, 그건 방종함입니다. 결코 잊지 마십시오, 그리스도인의 기본 사명을! 그리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자유롭게 하셨으니 참으로 자유함을 누리는 하늘 백성으로 사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인입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