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총회 총대에 피선된 막역한 친구가 찾아와 이런 말을 들려 주었다. 하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이 조찬이나 하자고 하여 약속된 장소로 나갔는데，그 자리에 부총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과 수행 참모, 알만한 총대 서너명도 있었단다. 식사 중 후보로 추대받은 분이 자기 pr을 하며 지원을 l부탁한 후 자리를 떴다. 그리곤 남은 이들끼리 후보 하마평을 나누다가 헤어졌는데，전화를 했던 지인이 “아침에 나오느라 수고했다”며 봉투 하나를 주더라는 것이다.

기분이 나빠져 항의라도 하려 했으나 후보에게서 직접 받은 것도 아니고 지인의 얼굴이 떠올라 가만히 말도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별 볼일 없는 사람을 알아주네”하는 고마운 생각도 들더라는 것이다. 필자는 “나를 찍지 말아주세요”라는 청탁으로 받아들이자고 응수하며 더 이상의 관심을 피했다. 제94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등록이 마감되었다. 예상대로 목사 네 분과 장로 한 분이 등록을 마쳤다. 오는 9월 21일 선거일(총회)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게다가 전국장로회연합회 수석부회장 선거전까지 겹쳐 핸드폰에는 선거와 관련된 문자 메시지가 넘쳐나고 있다. 허용된 선거방법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이어서 후보들이 자주 애용하는 것 같다. 이 사람 저 사람 선거 관계자와 총대들의 말을‘들어보면 예년에 비해 퍽 맑아지고 있다는 중론이다. 선거 브로커(?)의 요구도 줄어들고，후보자 측에서도 선관위의 감시가 심해져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아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이 기회에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란다.

이런 풍토가 정착된다면 “돈을 쓰면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바람이 불수도 있을 것 같다.
제94회기 부총회장은 잘 뽑아야 한다. 흠은 없고 덕망이 넘치는 분을 세워 교회 안팎의 어려운 일들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들어 한국 교회는 ‘섬김’을 화두로 내걸었고 한국 사회는 이러한 한국 교회에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교회의 수장의 위치에 서게 될 우리 교단 총회장은 이 일을 끌어가고 해결해야 할 리더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