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43:1~5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시되 경건하지 아니한 나라에 대하여 내 송사를 변호하시며 간사하고 불의한 자에게서 나를 건지소서. 주는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이시거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내가 어찌하여 원수의 억압으로 말미암아 슬프게 다니나이까. 주의 빛과 주의 진리를 보내시어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거룩한 산과 주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게 하소서. 그런즉 내가 하나님의 제단에 나아가 나의 큰 기쁨의 하나님께 이르리이다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수금으로 주를 찬양하리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오늘은 사순절 다섯째 주일입니다. 다음 주일이 예수님 십자가 지신 고난주일이 됩니다. 사순절 다섯째 주일 이름은 ‘유디카(Judika)’로,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소서!’라는 시편 43편 1절 말씀에 기초한 것입니다.

이 말씀을 다 같이 읽읍시다.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시되 경건하지 아니한 나라에 대하여 내 송사를 변호하시며, 간사하고 불의한 자에게서 나를 건지소서.

시인의 부르짖음 속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절규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십자가에 단 사람들에 대하여 판단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는지, 왜 내가 십자가를 달려야 하는지 일의 전후사를 아시고 선악을 분명히 분별하시는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판단을 해 주시기를 간청하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라틴말 Judika는 ‘재판’ 및 ‘재판관’을 의미하는 말로, ‘송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적법하게 재판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십자가에 위에서 “자기가 왜 십자가에 달리게 되었는지 이 일에 대하여 하나님께 송사를 제기하오니 옳고 그름 누구에게 잘 잘못이 있는지를 밝혀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판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됩니다. 어떤 일이든, 어떤 사건이든 그것의 정당성과, 옳고 그름에 대하여 그리고 누구에게 잘 잘못이 있는지를 가려 응분의 책임을 물리는 사법권의 행위는 매우 중요한 일이 됩니다. 세상사는 이런 사법적인 판단에 의하여 질서를 유지하게 되고 공정한 재판이 실현되어야 국민들은 행복을 추구하게 됩니다.

요즘 TV 프로그램 가운데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하여 몇 사람의 변호사들이 한 자리에 앉아서 육법전서에 나오는 법조항을 들어가며 나름대로 해석을 하는 내용인데 시청자들이 사법적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매우 재미있는 프로그램이고 많은 법적인 상식을 얻게 됩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세상에서 솔로몬에게 가장 뛰어난 지혜를 주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판관으로서 솔로몬왕의 지혜가 성경에도 있고 전설에도 많이 전해 내려옵니다.

대표적으로 ‘두 창기가 아기 하나를 두고 서로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 대한 재판(왕상 3:16~28)이 있고, ‘스바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시험’하는 상황(왕상 10:1~6)이 있습니다.

또한 똑 같은 모양의 생화와 조화를 분별하는 시험을 했을 때 솔로몬왕은 두 화병을 창가에 놓게 하여 창문을 열어 놓아 나비와 벌들이 앉는 꽃을 생화라고 판단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김새와 크기가 또 같은 두 마리의 말을 가지고 와서, 어미 말과 새끼 말을 분별하라는 시험을 했을 때, 솔로몬이 신하에게 두 마리의 말 앞에 한 통의 먹이를 갖다놓게 하고, 먹이를 먼저 먹는 말은 새끼 말이고, 먹이를 먼저 먹도록 양보하는 말을 어미 말 이라고 판단한 사건이었습니다.

탈무드가 전하는 솔로몬의 지혜도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돈을 많이 가진 유태인 세 명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친구사이였다. 그 당시에는 은행이 없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의논하여 한 곳에 땅을 파고 세 사람이 가진 돈을 모두 같이 묻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사람이 나쁜 마음을 가지고 친구들 몰래 땅을 파고 돈을 모두 꺼내어 다른 곳에 숨겨 두었다. 다음날 세 사람은 솔로몬 왕에게 가서 그들 세 사람 중에서 누가 돈을 훔쳐 갔는지를 판결해 달라고 하였다. 솔로몬 왕이 세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다 들은 후에 말하기를 지금 자신이 다른 재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골치를 앓고 있으니 당신들이 내게 지혜를 빌려주면 그 재판을 해결하고 당신들이 문제를 판결 해 주겠노라고 하였다.”

다른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솔로몬 왕이 물었다. “한 처녀가 어떤 남자에게 시집을 가기로 하고 약혼을 했네. 그러나 얼마 후 그 처녀는 다른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어 약혼자에게 찾아가서 헤어지지고 말을 했네. 그 처녀는 위자료를 지불하겠다고 하였네. 그런데 그 남자는 위자료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처녀와의 약혼을 취소해 주었네. 그런데 그 처녀는 많은 돈을 가진 부자 집 딸이었기 때문에 어떤 노인에게 유괴가 되었네. 처녀는 노인에게 ‘나는 약혼했던 남자에게 파혼 해 줄 것을 요구하자 그는 위자료도 받지 않고 나를 해방 시켜주었는데 당신도 똑 같이 나에게 돈을 요구하지 말고 풀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네. 그랬더니 그 노인도 처녀의 몸값을 요구하지 않고 보내 주었다네’라고 말했다. 당신들 세 사람 생각에는 이 사람들 중에 누가 더 칭찬 받을 행위를 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말이다.

그러자, 첫 번째 친구가 “그야 처녀와 약혼까지 하고서 파혼을 승낙해 주면서 위자료도 받지 아니한 그 청년이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남자는 처녀의 의사를 존중하였고, 또 위자료까지 받지 않는 신사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였다.

두 번째 친구는 “아닙니다. 그 처녀야 말로 가장 칭찬 받은 받을 사람입니다. 그녀는 용기를 가지고 약혼자에게 파혼을 청하고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남자를 택할 수 있는 용기야 말로 칭찬을 받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세 반째 친구가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너무 뒤죽박죽이어서 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처녀를 유괴한 노인만 봐도 그렇지요, 돈 때문에 유괴를 해 놓고 돈도 받지 않고 그냥 처녀를 풀어 주었다니 도무지 이야기의 조리가 맞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약혼한 남자도 처녀가 위자료를 주겠다고 했을 때 받지 않은 것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당연히 위자료를 받고 파혼을 해 주어야지요!”

그때 솔로몬 왕이 큰 소리로 세 번째 친구에게 “네 놈이 바로 돈을 훔친 도둑놈이다, 다른 두 사람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랑이나 처녀와 약혼자 그리고 노인에 대하여 인간관계 등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듣는데 네 놈은 오직 돈에 관한 것 밖에 다른 생각을 못하고 있으니 돈을 훔친 범인은 네놈이 틀림이 없다”고 호통을 치며 사실을 밝혀 주었다고 한다.”

우리는 솔로몬의 이야기를 통하여 올바른 판단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하여 배우게 됩니다. 여러분!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 사건도 그 십자가를 바라보는 올바른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판단이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사를 이해하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시되 경건치 않는 나라와 불의한 자들에게서 나를 판단하소서 그렇게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판단을 만나게 됩니다.

빌라도와 로마 군병들의 판단

빌라도와 로마 군병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시킨 것은 예수님이 자신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로마황제 권력에 도전하는 인물이요, 민중을 선동하여 소요를 일으킬 위험한 인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맞는 판단일까요? 예수님은 빌라도에게 “나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다”고 분명하게 말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자신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말한 것은, 앞으로 다가 올 천국의 왕권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무죄한 예수님을 십자가에 단 것은 예수님의 왕권에 대하여 매우 잘못된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 유대인들의 판단

유대의 대제사장이나 장로들은,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자신을 가리켜서 ‘하나님의 아들 ’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참람죄 즉 ‘하나님 모독죄’로 십자가에 못 박은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에 승천하셔서 지금은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십니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결코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잘 못 판단하여 십자가에 못 박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하잘 것 없는 나사렛의 목수 요셉의 아들로 본 것입니다. 매우 잘못된 판단입니다.

하나님의 판단

하나님은 그분의 외아들 예수님에게 인류의 죄를 다 덮어 씌어 그 정죄로, 모든 인간의 죄에 대한 심판으로, 인간의 죄에 대한 형벌로 자기 아들을 대신 십자가에 죽게 하신 것입니다. 인류의 죄를 속하시려고 이 세상에 보낸 ‘하나님의 희생의 어린양, 화목제물의 어린양’ 으로 판단하신 것입니다.

우리들의 판단

그럼 이 사순절에 골고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視覺)은 무엇입니까? 긴 사순절 기간을 지나면서 아직까지도 예수님의 십자가의 의미와 하나님의 독생자가 십자가에 달리신 참 뜻을 모른다면 우리는 사순절을 잘못 지내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교회는 사순절이 되었는데도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한 설교를 한 번도 하지 않는 교회가 더러 있습니다. 오히려 축복, 형통, 성공, 치유, 회복, 그리고 요즘 우리시대에 유행하고 있는 사조(思潮)중의 하나인 ‘긍정적인 삶’ 이런 것만 설교하는 교회가 많습니다. 이런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잘 못 판단하고 있는 경향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른 때는 몰라도 적어도 사순절 기간만은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하여 깊이 있게 설교해야 하고 교인들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며 그 십자가의 의미를 알고 감격하며, 감사하며, 경건하며, 참회하며, 헌신하며 지내는 계절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적어도 사순절 기간만은 우리 성도들이 축복, 형통, 성공, 행복, 긍정적 그런 소리들을 하면서 자기 유익을 추구하는데 주력해서는 안 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위하여 우리를 멸망에서 구원하시려고 십자가에 못이 박혀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과 피를 흘리고 계시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성도들은 고작 세상의 행복과 축복과 성공에 집착하는 생활을 해야 되겠습니까?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하나밖에 없는 독생자를 이 세상에 보내시고 십자가에 아들을 내어 주셨겠습니까?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 마다 멸망하지 아니하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믿으십니까?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진노(震怒)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審判)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죄를 미워하시고 죄에 대하여 분노하시는지를 십자가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다면 십자가에 대하여 바로 안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은 죄는 너무나 미워하십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하여 분노(憤怒)하시고, 대노(大怒) 하시고, 미워하시고, 역겨워하시는 하나님 이십니다.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야 되는데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고민하시다, 자신이시요, 자신의 독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죄를 다 담당하게 하시고, 우리가 받아야 할 죄의 형벌과 심판과 저주를 예수님의 등에 다 덮어 씌어서, 십자가에서 우리 대신 처형 하신 것이 십자가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인 동시에 하나님의 진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이 두 가지 하나님의 얼굴을 발견 할 수 있으면 십자가에 대하여 매우 바른 판단을 하신 것이 됩니다.

예수님은 지금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외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소서!”

/ 원일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