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4:19~31 이스라엘 진 앞에 가던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의 뒤로 옮겨 가매 구름 기둥도 앞에서 그 뒤로 옮겨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걸어가고 물은 그들의 좌우에 벽이 되니 애굽 사람들과 바로의 말들, 병거들과 그 마병들이 다 그들의 뒤를 추격하여 바다 가운데로 들어오는지라. 새벽에 여호와께서 불과 구름 기둥 가운데서 애굽 군대를 보시고 애굽 군대를 어지럽게 하시며 그들의 병거 바퀴를 벗겨서 달리기가 어렵게 하시니 애굽 사람들이 이르되 이스라엘 앞에서 우리가 도망하자 여호와가 그들을 위하여 싸워 애굽 사람들을 치는도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물이 애굽 사람들과 그들의 병거들과 마병들 위에 다시 흐르게 하라 하시니 모세가 곧 손을 바다 위로 내밀매 새벽이 되어 바다의 힘이 회복된지라. 애굽 사람들이 물을 거슬러 도망하나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을 바다 가운데 엎으시니 물이 다시 흘러 병거들과 기병들을 덮되 그들의 뒤를 따라 바다에 들어간 바로의 군대를 다 덮으니 하나도 남지 아니하였더라.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행하였고 물이 좌우에 벽이 되었더라. 그 날에 여호와께서 이같이 이스라엘을 애굽 사람의 손에서 구원하시매 이스라엘이 바닷가에서 애굽 사람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았더라. 이스라엘이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행하신 그 큰 능력을 보았으므로 백성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여호와와 그의 종 모세를 믿었더라.

1.

요즘엔 철야기도를 잘 안합니다. 많은 경우 심야기도회로, 한 밤중에 모여서 정해진 몇 시간 기도하고 끝납니다. 그런데 10여 년 전만 해도 금요 기도회는 대부분 철야 기도회였습니다. 밤새 부르짖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울고, 웃고…….

신학생 시절, 금요일이면 저 평창동 위에 있는 감람산 기도원에 올라가곤 했습니다. 능력 받으려면 나무뿌리 서너 개 뽑을 정도로 산 기도를 해야 한다는, 당시에 신학생들을 누르고 있던 강박관념 때문에 감람산 기도원 뒷산에 올라가 밤새 기도하였습니다. 지금은 집들이 기도원까지 올라와 산 기도를 못하게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거긴 기도의 산이었습니다.

그렇게 밤새 찬송하고 부르짖고, 통회하고, 찬양하고, 그리곤 아침에 해가 떠오르기 직전에 산에서 내려올 때의 그 뿌듯함, 저 산 밑의 잠든 집들을 바라보며, 내가 밤새 기도하며 여러분의 평강을 지켰노라고 하는 착각 같은 자부심에 산에서 내려올 때의 기쁨은 철야기도 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밤새 기도하면, 새벽에 대부분 응답이 옵니다. 새벽에 하나님께서 뭔가 움직여 주십니다. 물론 침묵의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새벽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뿌듯한 시간입니다.

제 신학생 시절, 한 신학생이 하나님 임재의 체험을 하고파서 한 겨울에 아차산에 올랐습니다.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밤새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내게 보여주시옵소서.’ 밤새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나 그 열정과는 반대로 응답은 차디찼습니다. 아무런 응답이, 아무런 확신이, 아무런 역사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신학생은 부르짖다 부르짖다 지쳐서 그 바위에서 새벽녘에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를 잤을까, 찬 기운에 몸을 떨며 깨어보니 자신이 잠든 사이 온 세상이 하얗게 눈이 내려 덮여있었습니다. ‘제 기도에 응답은 안 해 주시고, 미안하니 눈을 내려주셨습니까?’ 투덜대며 바위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이 신학생은 깜짝 놀랐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 있었는데, 자신이 기도하던 그 자리, 기도하다 지쳐 잠이 들었던 그 바위에는 눈 하나 없이, 뽀송뽀송하였던 것입니다. 새벽에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2.

그러기에 성경에는 수많은 역사가 새벽에 이루어집니다. 아니 아예 시편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시 46:5) 이 말씀을 주목해 보십시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는데, 어째 도우시는가요?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매! 하나님께서 그 공동체와 함께 하시므로 하나님께서 새벽에 그들을 도와주신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저 하늘에서 내려다보시고 우리를 새벽에 도와주신다는 게 아닙니다. 이미 우리와 함께 하시매,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신답니다.

오늘 읽은 본문도 잘 보십시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진퇴양난에 처하였습니다. 앞에는 홍해 바다, 뒤에는 죽이겠다고 쫓아오는 바로의 군대! 어찌할 것입니까? 전전긍긍하는데,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하나님의 종 모세를 통하여 홍해 바다를 갈라주셨습니다. 그리곤 그리로 백성들을 건너가게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그런데 백성들이 건너갈 때 쫓아온 바로의 군대는 뭐 하고 있습니까?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저들을 막아주셨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새벽녘에 바로의 군대가 홍해 바다 길로 뒤쫓아 들어오자, 24절, “새벽에 여호와께서 불과 구름 기둥 가운데서 애급 군대를 보시고 애급 군대를 어지럽게 하시며”

하나님께서 어디에서 애급 군대를 보셨답니까? 불과 구름 기둥 가운데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시고 계셨습니다. 지난 토요일 본문에서 본 것처럼, 하나님께서 마침내 애급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찾아가 주셨고, 그들을 떠나지 아니하시고 그들과 함께 길을 떠났고, 홍해 길에서 여전히 그들과 함께 하시며, 마침내 하나님의 백성들을 죽이겠다고 뒤쫓아 온 바로의 군대를 홍해 바다 속으로 유인하시더니 그들을 모두 거기에서 수장시키셨습니다. 그리곤 이스라엘에게는 온전한 출애굽, 자유와 해방을 선사하셨습니다.

3.

이 세상 살면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느냐 입니다. 임마누엘, 우리 하나님께서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으십시오. 그래야 거기서 역사가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는다면 역사도, 기적도 없습니다. 철저하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으십시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이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집으로, 이곳에 하나님께서 거하심을 믿습니까? 아멘! 우리 하나님은 저 거룩하고 높은 보좌 위에도 계시지만, 우리가 이곳에 모일 때마다 성령의 감동의 역사로 이곳에 우리와 함께 해 주십니다. 믿습니까?

그렇기에 우리와 함께 하시는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문제를 보고 계십니다. 우리의 문제를 알고 계십니다. 우리를 해하려고 뒤쫓아 온 마귀의 군대를 보고 계십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를 그들의 악한 권세에서 구원해 내시고, 그들을 홍해에서 수장시킬 것을 믿습니다. 아멘? 우리에게 구원의 찬송이 있을 줄 믿습니다!

이 역사가 언제 일어난다고요? 새벽에! 우리가 이곳에서, 새벽길을 달려 나와 기도할 때에 우리 하나님은 우리를 위하여 싸우시고, 승리를 우리에게 주실 줄 믿습니다. 이 새벽의 시간이 여러분에겐 축복의 시간이 될 줄로 믿습니다.

낙심하지 마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새벽에 도와주신답니다. 새벽에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신답니다. 새벽은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새벽은 성도의 승리 시간입니다. 오늘 새벽뿐만 아니라 이번 한 주간 새벽 시간마다 하나님께서 불안함과 두려움과 안타까움과 고통에서 여러분을 온전히 구원하시는 역사가 완성되기를 소망합니다. 새벽의 시간이 여러분에겐 찬송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일어나기 힘들고, 달려오기 힘든 그 새벽길이 여러분에게는 홍해가 갈라진 그 축복의 길 인 줄 믿습니다. 그 새벽길이 약속의 땅으로 이어지는 놀라운 축복의 길임을 믿고 기도가 응답되기를 축원합니다.

주님, 오늘도 이곳에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의 문제가 뭔지, 우리의 고민이 뭔지, 우리의 아픔이 뭔지, 우리의 대적이 누군지,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자가 누군지 아실 줄 믿습니다. 주님, 우리는 이렇게 믿음으로 나아와 기도할 뿐입니다. 우리를 위해 싸워주시고, 우리를 마침내 구원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기도가 완성되게 하옵소서. 홍해가 갈라지고, 믿음으로 걸어가고, 찬송하게 하옵소서. 이 새벽, 하나님의 시간임을 고백합니다. 이 새벽길, 새벽기도가 하늘 창고를 열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축복의 길이 될 줄로 믿습니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