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장로교단은 9월에 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서는 전국 각 노회에서 파송한 총대들에 의해서 1년 동안 교단을 이끌 총회장을 선출하고, 1년간 교단이 지향할 정책을 결정한다. 교단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므로 막대한 비용이 쓰여지고 있다. 그러므로 교단이 일 년 동안 발전하려면 총회를 바르고 효율적으로 준비하고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각 장로교 총회는 다음과 같이 진행해주기를 바란다.

1.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선거를 바르게 선출해야 한다.
일 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총회는 너무나 중요하다. 앞으로 1년 동안의 총회 방향과 정책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느 때부터인가, 총회 앞두고 ‘누가 부총회장으로 당선되느냐?’에 주요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총회 첫날 선거가 끝나고 나면 벌써부터 파장(罷場)의 기운이 감돌고는 한다.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총대들이 막대한 자금과 시간들을 투여하며 모여들어서 고작 부총회장 선출하는 일에 주력하다니, 너무나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한심한 것은 선거를 위해 엄청난 자금이 뿌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보다는 훨씬 개선되어졌다고 하지만, 막판에 가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검은 자금이 뿌려지고 있다는 후문(後聞)이다. 아니 된다. 이제는 부정 선거의 고리를 끊을 때가 되었지 않은가?

한국 사회는 과거의 검은 행태들이 만천하에 노출되면서 저렇게 투명한 사회가 되겠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어떻게 가장 맑아야 할 한국교회가 총회 앞둔 2-3일만 되면 선거 브로커들이 마음대로 장난하도록 방치함으로 그 검은 고리를 번번이 끊지 못하고는 하는가? 후보들이나 총대들은 선거 막판에 선거 브로커들이 아무리 미혹의 손짓을 한다 할지라도 단화하게 거절함으로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바름 모습을 반드시 보여야 할 때다.

2. 신임 총회장은 더 이상 이벤트성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
대부분 장로교단의 문제점은 4년 임기의 사무총장을 중심하지 않고 1년 임기의 총회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총회장직은 일 년 임기동안 총회를 대표하는 명예직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임기동안 무슨 뚜렷한 업적을 이룩할 수가 있는가? 많은 총회장들이 선거 때는 많은 공약(公約)을 내세웠으나 1년이 신속히 지나가 버림으로 다만 공약(空約)으로 끝나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때문인지 상당수의 총회장들이 임기동안 공적(功績)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 탓인지 몰라도 이벤트성 행사를 벌이기를 다반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있는 행사일지라도 그 총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더 이상 계속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총회가 장기적인 계획 하에 연차적으로 발전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총회장의 장단에 맞추고 있는 형국이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는 이런 이벤트성 행사를 자제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3. 교단 연합을 근본적으로 모색하는 총회가 되길 바란다.
작년 장로교 4대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합신,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제주도에서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개최한 이후부터 계속 장로교 연합에 대한 분위기들이 조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단 연합은 분열의 50년 세월만큼 굳어져 있기에 총회장들끼리 대회나 예배 석상에서 손을 붙잡고 구호를 외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분열된 노회나 교회도 연합하기가 너무나 힘든데 교단들의 연합에는 엄청난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증경총회장들과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연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계속 모임을 가지면서 논의에 논의를 거듭해야 한다. 당장에 하나의 총회나 신학교로 연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장로교 창시자인 칼빈의 정신에 따라 우선 다음과 같은 가능한 일부터 연합해 나가야 할 것이다.

(1)연합하여 사회를 위한 봉사를 나타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한국사회로부터 말할 수 없는 빈축을 받고 있다. 공영방송의 기독교 폄훼 보도와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기독교 정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하다. 그 요인이 무엇인가? 한국사회 안에서 가장 거대한 몸집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사회를 위한 봉사에는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는 장로교단에서 가장 큰 네 교단들이 연합하여 한국사회를 향해 섬기려는 겸손의 자세로 나눔의 봉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2)연합하여 기독교문화를 구축, 확대해야 한다.
국가에서 종교가 왜 중요한가? 종교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종교는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와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종교는 삶의 의미, 죽음의 의미,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제부터 장로교 네 교단들만이라도 연합하여 기독교문화를 구축하고 확대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는 탁월한 예술인과 체육인 등 엄청난 인재군단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이들을 잘 활용하여 기독교문화를 구축하고 확대시킴으로 한국사회에 기독교문화의 꽃이 만개하도록 해야 한다.

(3)연합하여 세계선교의 창구가 일원화되도록 해야 한다.
많은 교회들, 많은 교단들이 열심히 세계선교를 위해 진력하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지만, 제가끔 경쟁적으로 지원하고 활동하는 바람에 선교지 난립과 암투가 벌어짐으로 선교 현지에서 골칫거리가 되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이제 세계 선교 2위국이 된 한국교회는 선교의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 초기에 각 국가의 선교단체나 선교사들이 연합했던 것을 본보기 삼아, 네 개의 교단만이라도 각 교단을 초월하여 세계 선교를 위한 협의회와 훈련기관을 구성하고 활용함으로 효율적인 선교활동을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