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큐자료의 성립 과정을 살피고 그 텍스트를 우리말로 옮긴 두 권의 책을 동시에 펴냈다. 〈큐복음서〉와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 1>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가 큐자료의 텍스트를 김용옥 교수의 관점에 따라 편집해 번역하고 상세한 주석을 단 책이라면, 후자는 도마복음을 토대로 ‘예수의 가르침’을 묵고하는 책이다. 그동안 <중앙일보>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큐자료와 도마복음은 어떤 관계일까. 큐자료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 기간의 어록을 모아놓은 자료를 말한다. 도마복음의 경우 1945년 12월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지역의 바위틈에서 발견된 대량의 성서 고문서를 지칭한다. 그런데 공관복음서보다 더 이른 시기에 성립된 것이 분명한 도마복음은 내용의 35%가 큐자료와 일치해 이목을 끌었다. 더 놀라운 것은 공관복음서가 모두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돼 있음에 반해, 도마복음서는 예수의 말씀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었다.

김용옥 교수는 〈큐복음서〉는 큐자료야말로 도그마화하기 이전 초기 ‘예수교’의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이자 “살아 있는 예수의 직접적 말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큐자료는 기독교 신앙의 근간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 보다는 지혜의 말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용옥 교수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는 예수의 선포에 대해 "죄를 회개하면 천당에 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면 곧 내가 사는 세상이 하나님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한편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 1>는 김용옥 교수가 '도마복음'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해설하기에 앞서 이 복음서가 형성되던 당대의 문화사적 배경을 탐방한 글을 '이집트.이스라엘 초기기독교 성지순례기'라는 부제를 붙여 묶은 것이다.

김용옥 교수가 지핀 큐자료 도마복음 화제에 대해 교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