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회 때 일이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처음 총회에 참석하신 분이 “어휴 이런 줄 알았으면 오지 말 걸，괜히 온 것 같네요” 하면 한숨을 내쉬었다. 필자 역시 해마다 실망스러운 추태를 보노라면 분노가 치밀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제93회 총회만 보더라도 심히 실망스러운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개회가 되기 전엔 총대권 문제로 옥신각신하더니 총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총회장 선거는 삼류 코메디로 전락했다.

다시 떠올려 보자니 여러 분들 얼굴이 떠오른다. 공천문제도 그렇다. 위원회가 잘못한 것인지 이해 당사자의 이유 있는 시비인지 헷갈린다. 재 판국 보고는 한심하다 못해 슬프기까지l 했다. 왜 해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지 이제는 알만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각 노회에서 선출된 1천5백 명의 내로라하는 목사 장로님 중에 발언을 신청하는 사람은 고작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하다. 거대한 총회가 그들에 의해 끌려가는 인상이다.

우리 장로교회는 삼심치리제로 구성되어 있다. 당회-노회-총회가 그것이다. 특히 총회는 최고 치리기관으로 성총회나 거룩한 공회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물론 사람들이 하다 보니 큰 소리도 나고 오류가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고 치리기관인만큼은 오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 총대와 관계자가 합력하여 심혈을 쏟아야 한다. 총회가 하나님 보시기에 적합하지 못하면 교회가 어려워진다. 물론 지난 총회에선 300만 성도운동 등 생산적인 결의가 있어 전국 교회에 새바람을 일으켜 주었다.

이제 제94회 총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에 비해 부총회장 후보전이 맑아진 느낌이다. 그럼에도 세속적인 때를 벗기 위해서는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제94회 총회에선 비판을 위한 비판이 쏟아져야 한다. 소위 총대꾼 몇 명의 축제에서 전 총대，전 교회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깨끗한 분이 총회를 이끌어 가게 되기를 바란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