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운 것입니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1986년 삼성 라이온스가 세운 16연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SK 와이번스가 17연승을 달성한 것입니다.

제 아들은 SK 와이번스의 열렬한 팬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산 베어스의 팬입니다. 제가 인천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K 와이번스가 아닌 두산 베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감독 때문입니다. 저는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보다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을 더 좋아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이 훨씬 더 큰 스타일의 경기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제 생각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도 아들과 함께 Sk 와이번스를 응원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제가 생각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정철우 기자가 쓴 책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을 읽고 제가 김성근 감독에 대해서 얼마나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가장 큰 편견은 승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감독이란 생각입니다. 또 선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독불장군이란 생각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김성근 감독은 야구를 정말 사랑하고, 야구를 정말 즐기는 사람이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돈 때문에 야구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정말 야구가 좋아서 야구감독을 하는 사람입니다. 또 선수들에게도 왜 야구를 하는지를 수시를 되묻게 하여 야구 자체를 정말 사랑하고 즐기는 선수들이 되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본질에 충실하고 본질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그가 나이가 많음에도 여전히 탁월한 감독의 역할을 하는 이유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저도 종종 본질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왜 내가 목회를 하고 있는지를 망각하고 사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도 본질을 회복하고 본질에 충실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SK 와이번스를 좋아하게 된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최근 SK 와이번스가 하는 야구의 스타일 때문입니다. 올해 SK 와이번스는 최상의 전력이 아닙니다. 원투 펀치인 김광현과 채병룡, 주전 포수 박경완, 최고의 불펜 조웅천이 부상을 빠진 상태입니다. 이런 전력에 공백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17연승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 기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어디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17연승의 대기록은 이상하게도 실패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SK와이번스는 8월21-23일까지 현재 1위인 KIA 타이거스와의 3연전을 모두 패했습니다. 그 당시로 보면, SK 와이번스는 1위 KIA와 승차가 너무 벌어진 탓에 추격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2년 연속 1위를 했던 SK 와이번스 선수들로써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선수들은 주장인 김재현 선수와 함께 내일을 이야기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1위를 되찾겠다는 말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들은 오늘 경기가 마지막 경기란 생각으로 현재 하고 있는 경기에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렇게 매 게임에 임하다 보니 17연승의 기적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런 스타일의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런 스타일의 야구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의 삶이야말로 성경이 말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현재 나에게 맡기신 일에 자신의 전부를 쏟아 부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현재만 있고, 현재 내가 감당해야할 사명만 있습니다. 그 사명을 위해 나의 전부를 아낌없이 쏟아 부어야 합니다. 내일을 위해 힘을 비축해 두는 것은 비겁한 일입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을 때, 하나님께서 새 힘을 공급해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 가는 그리스도인들은 내일을 계산하지 않습니다. 내일을 계획하지도 않습니다. 오늘 내가 감당해야할 그 일에 나의 전부를 쏟아 부을 뿐입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무것도 아낄 필요가 없습니다. SK 와이번스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면서 저도 비겁한 태도를 버리고 저의 전부를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에 전부 쏟아 붓기로 새삼 결단해 봅니다.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SK 와이번스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님께 아낌없는 갈채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