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익교회

2006년 1월에 8일간 단기선교로 다녀온바 있는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의 캄보디아에 2차로 지난 2008년 2월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11일 동안 단기선교 차 다시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이 홍익교회 미리암 찬양단 리더인 김정숙 집사님을 팀장으로 하여 장로2인(윤종삼, 이석범) 권사2인(박은순, 김영숙) 남 집사2인(홍순만, 이홍식) 여 집사5인(김정숙, 전승애, 송기순, 이은숙, 명영순) 여성청년2인(조슬기, 조지혜) 고등부남학생2인(이수, 이현) 그리고 고등부 교육전도사1인(박준영) 등 16명의 다양한 계층 교우들이 자생적으로 팀을 구성하여 교회의 허락을 얻은 후 다녀왔으며, 출발하기 2개월여 전부터 주일 오후마다 함께 모여서 현지에 대한 정보공유와 봉사에 대한 다짐들과 하나 됨을 위한 기도회로 모여 준비 하였다.

또한 여성대원들을 중심으로 교회 안에서 도토리묵 판매 등 수익사업을 벌여서 선교자금에 보태는 등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다. 선교비용은, 항공료와 숙박비 등 1인 기본경비 100만원 외에도 팀원들 중 자진하여 봉헌한 선교헌금과 많은 교우들이 선교헌금을 내주셔서 은혜롭고 풍성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금번 단기선교의 목적은 수도 프놈펜 외곽에 있는 철거민촌의 프놈펜 다일 밥퍼 공동체에서 어린이들에게 밥 나누기 등 봉사활동과 홍익교회 출신 젊은 선교사 부부(한정민, 서윤정)가 이끄는 프놈펜 고엘 공동체를 방문하여 협력하는 등 캄보디아의 여러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만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하고 격려하면서 선교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하는데 두었다. 그리고 현지사람들의 생활상을 체험하며 선교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었다.

캄보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의 하나이며 주변국들(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보다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1인당 국민소득(GNP)은 500$도 채 되지 않는다. 인구는 1,400여 만 명이고 국토는 남한의 1.8배(18만㎢)정도이며 열대몬순기후에 속하여 1년 중 11월~4월의 건기와 5월~10월의 우기로 구분되며 건기에는 비가 별로 오지 않아서 매우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 따라서 넓은 국토와 평야가 있음에도 건기에는 메말라서 농사를 거의 짓지 못하는 빈들이 되어 버리고, 우기에야 겨우 한번 논농사를 짓게 되므로 식량이 절대 부족한 상태이다. 지형은 국토의 남쪽을 제외한 동, 서, 북쪽이 산악지역이고 중앙부분은 평평하여 마치 접시와 같이 오목하게 들어간 형국이어서 우기 동안에는 메콩강물이 북쪽에 위치한 톤레샵 호수 쪽으로 거꾸로 흘러 들어가 평소보다 4배 이상의 면적이 호수화 되고, 심지어는 남쪽 수도프놈펜의 메콩강변 저지대까지 물에 잠기게 되어 넓은 국토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지난 1차 방문 때 보다는 프놈펜시내 곳곳에 많은 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열악한 지역이었던 벙뚜러꾸언 주거지도 재건축 되었고 시내 곳곳에 포장도로도 늘어나는 등 활기차고 빠르게 발전하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북쪽 시엠립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톤레샾 호수 주변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광경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놈펜에서 자동차로 약1시간을 가면 등따어 안덩 지역의 철거민촌이 나오는데 이곳은 시내 개발지역에서 세 번째로 밀려난, 집 없는 사람들의 거주지역이다. 주거환경은 말 할 수없이 열악하였다. 주변은 온통 쓰레기 뿐 이었고 상하수도 시설도 없어서 집주변은 괸 물이 썩어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이곳에 최일도 목사님의 다일공동체에서 프놈펜지구 밥퍼 봉사원을 설치하고 인근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점심밥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일행은 그곳에 가서 이곳 원장인 이기원 선교사를 도와 3일간 어린이들에게 밥 나눠주기 봉사와 인근지역 청소, 하수도공사 흙파기 등의 봉사활동을 벌였다.

점심시간에는 한 끼 밥을 받기위해 500명이상의 어린이들이 몰려왔다. 밥을 나눠주며, 이 밥이 이 어린이가 하루 종일 취할 수 있는 음식의 전부인가? 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음이 아팠다. 500명에게 점심 한 끼를 주기위한 비용은 10만 원 정도라고 한다. 고엘 공동체는 무학교회와 우리 홍익교회 출신 젊은 선교사 부부인 한정민 / 서윤정 선교사가 운영하는 프놈펜 현지인들과의 공동생활 조직이다. 이들은 현지 젊은이 14명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며, 면사를 구입하여 천연염료로 염색한 후 다께오라고 하는 시골지역의 베틀마을에 염색된 면사를 보내 옷감을 만들고 그 천을 다시 공동체로 가져와 옷 등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 식구들과 시골베틀 89가정에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그리스도를 전하는 선교단체이다. 우리들은 4일 동안 이들과 함께하며 천연염색 체험과 또 다른 선교사들의 사역지 방문, 그리고 베틀 마을인 다께오 지역 방문 등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다께오 지역은 프놈펜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시골마을이며 이곳은 옛날부터 전통방식으로 베틀 일을 하던 마을이다.

일거리가 없어서 생활비도 없는 이곳 시골 사람들에게 베틀일은 중요한 일감이 되었고, 이 일로 인해 베틀 일을 하는 89가정은 열심히 살아가려는 의욕을 되찾은 듯 보였다. 2월 24일 주일날에는 4개면에 산재해 있는 베틀가정 중 약50여명 이상이 쏨랑 자매의 집에 있는 베틀학교에 모여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들 중 3~4명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린 것이라고 하니 너무나 감사했다. 쏨랑 자매는 고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예수님을 잘 믿는 현지의 26세 아가씨이며 이 자매를 통해 고엘 공동체와 베틀 가정들이 맺어졌다고 한다. 쏨랑의 큰오빠는 이 지역 부면장이고 예수님을 잘 믿어 장차 목사님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하였다.

일정 중에 우리는 캄보디아에서 활동 중인 몇몇 선교사와 선교단체를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다. 먼저, 정남식선교사가 운영하는 꿈과 미래 비전학교는 농촌청년들을 대상으로 농업기술지도, 유기농법을 활용한 축산기술, 양어기술, 효과적인 수자원 관리 등을 가르치며 선교하는 기관이었는데, 낙후된 이 나라의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유용한 사업이라고 생각되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미국인 선교사 4가정이 현지인 스태프 70여명과 함께 활동하는 자원개발 선교단체 (R. D. I. Resource Development International)인데, 이곳에서는 간이정수기를 개발, 공급하는 사업(간이정수기 단가는 8천원)과 우물개선, 농업기술지도, 개량염소 보급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상수도 시설이 열악한 이 나라 대부분의 농촌 가정은 빗물을 받아 음용수로 사용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간이정수기를 개발, 공급하는 일과 젖소가 없는 이 나라에서 아기들의 분유공급을 위해 염소를 보급하는 일은 매우 유용한 것이다.

또한, 이 단체는 복음 전파를 위해 이 나라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방향으로 예수님의 일생을 만화영화로 자체 제작하여 보급하는 선교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또 한군데 방문한 곳은, 윤종삼 장로님의 소개로 알게 된 임만호선교사가 운영하고 있는 사랑의 교회 및 희망의 학교이다. 임만호선교사는 광염교회가 파송한 목사님이며 철거민촌 인근에서 극빈자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중이고, 특히 희망의 학교는 정규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378명을 모아서 초등학교 과정을 무상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오갈 데 없는 청소년 10여명을 선교사집에서 보살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 중학생은 월2만5천원, 고등학생은 월3만원이면 교육비가 해결된다며 일대일 후원자를 찾고 있었다. (우리일행은 한 중학교 어린이를 직접 만나 보았으며 네 가정에서 다섯 청소년과 후원 결연을 맺음)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1차 때 방문했었던 벙뚜러꾸언 지역의 소망교회인데 이곳은 그동안 교회 옆에 부지를 새로 장만하여 교육관을 신축 중 이었다. 또한 1차 때 만났던 우리교단 파송 문찬식, 김용숙 선교사 부부도 다시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그동안피차의 안부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1차 때 우리 부부를 잘 따르던 청년시엘리엉은 그동안 폴라 라고 하는 처녀와 결혼도 하여 그들 부부를 함께 만날 수 있어서 우리 온 일행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문찬식 선교사에 의하면 그들의 믿음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우리일행은 이 나라의 최대의 비극인 동족학살의 현장을 방문하였다. 1975년~1979년 기간 중 정권을 장악한 폴포트, 누온체아, 이엥사리, 키우삼판 등의 크메르루주 공산정권 집권자들은 자신들의 이념에 따라 지식층을 없앨 목적으로 이와 같은 잔악한 짓을 저질렀다. 이때 죄 없이 죽어간 사람은 200만 명 이상이며, 이것은 이 나라 국민의 1/4에 해당하는 숫자라고 한다.

▲ ⓒ 홍익교회

프놈펜 시내에 있는, 당시 고등학교를 개조해서 감옥으로 사용했던『똘스랭 감옥박물관』을 방문하여 확인한 것은, 전시실에 수없이 많은 희생자들의 사진들과 당시에 무자비하게 고문하던 사진자료들 그리고 고문 도구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그 감옥에 수감 되었다가 요행이 살아남은 한 화가에 의해서 그려진 당시의 고문, 학살 장면 그림들은 너무나 처참하였다. 심지어 어머니의 손에서 아기를 빼앗아 공중에 집어 던진 후 총으로 사살하는 장면도 있었다. 프놈펜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킬링필드인『췅액추념지』에서 우리는 너무나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해골 탑에는 수많은 두개골을 유리 상자에 담아서 진열해 놓았고, 수 십 개의 유골 발굴 구덩이에는 아직도 사람의 뼈 조각들이 방치되어 있었다. 이런 구덩이들 한개 당 400~500명의 시신을 발굴 했다고 적혀있었다. 이곳과 같이 무고한 사람을 죽여서 집단으로 매장한 킬링필드가 전국에 수십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참혹한 역사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을 저버리고 사악한 사탄 마귀의 노예가 된 인간들이 얼마나 큰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하였다.

캄보디아의 전성기는 9~12세기에 크게 번영하였던 크메르(앙코르)왕국시대이다. 이때 축성한 북쪽 시엠립 지역의 앙코르와트 사원은 세계 7대불가사의 중의 하나이다. 이 사원은 캄보디아의 가장 큰 자랑이며 자부심이다. 또한 캄보디아의 모든 저력은 이 사원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캄보디아의 국기와 화폐에도 앙코르사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사원은 힌두교와 불교를 섬기는 사원으로서 석조 건축물의 규모는 3만 명의 인부들이 30년 동안을 일해야 축성이 가능할 정도의 엄청난 규모이며 석조 구조물의 정교함과 예술성이 매우 뛰어난 사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15세기 이후 북쪽 타민족(시암족)의 침입으로 국력은 쇠약하여졌고 이로 인하여 수도를 톤레샾호수 남쪽인 현재의 프놈펜 지역으로 옮긴 후 앙코르와트 사원은 밀림의 숲속에 뒤덮여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860년대에 한 탐험가에 의해 발견되어 서방세계에 알려졌다고 한다.

우리일행은 귀국하던 날 하루를 할애하여 북쪽 시엠립의 앙코르와트 사원과 톤레샾 호수를 둘러보았다. 앙코르와트는 1주일정도는 걸려야 다 둘러 볼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유적이지만 대표적인 사원인 앙코르와트사원, 타푸롬승가원(일명어머니사원-쟈야바르만 7세가 모후에게 헌정한 사원이라 함-스퐁나무가 사원을 덮쳐버려 많이 훼손됨) 바이욘사원 등을 둘러보았는데, 각 사원들의 문화적 가치와 석조물의 규모 및 정교함에 놀라기도 했지만, 우상숭배의 허망함과 이 사원을 축조했던 당시 백성들의 노역의 고초를 생각하니 측은한 마음과, 인간의 사역으로는 결코 영원불멸한 것을 이룰 수 없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톤레샵 호수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호수이며 물은 흙탕물이고 평소 호수면적은 2,500㎢이지만, 우기에는 메콩강물이 호수로 역류해 들어와서 4배정도 담수면적이 불어나는 특이한 호수이다.

이 호수 주변에 약 2,000가구 정도가 열악한 수상가옥을 짓고 생활하고 있다. 외형만 둘러본 것에 불과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너무나 힘들어보였다. 호수 물은 늘 흙탕물인데 선상가옥에서 그 물로 양치질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유람선에 올라와 음료수 등을 파는 어린이들을 보며 가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떤 여자어린이는 큰 뱀을 자루에서 꺼내 목에 걸어 보이며 시선을 끌기도 했다. 멀리서 태극기와 십자가가 걸린 수상교회도 눈에 띄었다. 아마도 이곳 수상생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인 선교사가 있는 듯했다. 우리일행은 이번 제2차 캄보디아 단기선교여행 기간 중 우리 하나님께서 그곳 백성들 또한 동일하신 자비하심으로 사랑하고 계심을 또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 1950년대 ~ 1960년대 우리나라의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지금 우리는 그 시절에 비하여 100배도 더 잘사는 나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불만은 많이 하고 하나님께 감사함에는 인색하다. 불과 120여 년 전에 만 해도 우리는 마치 지금의 캄보디아 사람들처럼 하나님을 알지 못했고, 무지와 미신숭배와 가난함 속에서 고달픈 삶을 살아왔다. 우리일행은 이번 11일간의 짧은 단기 선교여행을 통하여, 하나님의 축복으로 풍족한 삶을 살게 된 우리들이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드리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과, 캄보디아나 네팔 등과 같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가난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을 향하여 우리 주님의 복음과 사랑을 품고 더욱 열심히 다가가야만 하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 홍익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