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대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큰 문제는 ‘왜 국민들을 도박에 빠지도록 조장하는가?’하는 문제입니다. 이제야 정부가 매년 9월 17일을 ‘도박중독 추방의 날’로 정하고 지난 17일 첫 행사를 가졌다는 보도를 읽었습니다만 그동안 역대 정권은 의도적으로 이 도박을 장려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국민들을 도박에 빠지도록 조장한 마사회의 경마(競馬)를 비롯하여,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서 한다는 경정(競艇), 올림픽 경기장의 경륜(競輪) 등 도박성 경기장을 개설하는가 하면 전 정권 시절에는 온 국민을 도박에 빠뜨리도록 ‘바다 이야기’라는 사행성 오락게임을 장려(?)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매주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주중 3일간이나 우리 교회 근처 가까운 건물에 세를 들어서 몇 년 전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 경마장(경마 중계)에서 경마로 지쳐 초점을 잃고 패배감으로 힘없이 빠져 나오는 어리석은 군상들을 볼 때마다 정부에 대한 분노를 가집니다.

거의 모든 경마꾼들이 자전거나 도보로 모여오는 것을 보면 그 어리석은 군상들은 대다수가 우리 동네나 가까운 거리의 주민들이고 그 행색을 보면 하루 살기에도 버거운 가난한 이웃들임을 짐작하면서 왜 농림수산부의 산하기관인 마사회가 이 가난한 우리 이웃의 피 묻은 돈을 이토록 지능적으로 뺏어가는 이러한 경마시설을 운영하는가에 대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분노마저 치밀어 오르는 것이 한두 번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여전도회가 이 경마 추방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가졌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 21일자 보도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제일의 '도박 중독국'이라고 보도합니다. 현재 성인 359만명이 도박에 중독되어 있고 87만명은 당장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곳곳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는 전자오락실이나 게임장들, 아니 깊은 밤에 눈을 비비며 전자오락이나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 까지 계산한다면 국민 거의 대다수가 도박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건전한 오락 게임이라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이것이 돈을 버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거나 이성적 판단으로 거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이는 모두가 도박이고 정신적인 질병수준의 중독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08년 전국 경마장 매출액은 7조 4219억원이며 경마꾼은 2,123만 2천명이었다고 합니다. 경정(競艇), 경륜(競輪), 그리고 강원랜드 같은 공인된 도박장은 물론 사행성 오락장이나 게임시설을 포함한다면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리라고 생각합니다.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항간에서는 이런류의 시설들을 통하여 정치자금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을 보면 이런 도박을 조장하는 것이 소위 힘있는 사람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만 정말로 우리 주변에서 이 도박시설인 경마나 경정, 경륜 등의 시설을 없애야 합니다. 정부도 면피성 캠페인 보다는 과감히 이런 사행성 오락 시설이나 경마나 경정 경륜 같은 도박장을 폐쇄해야할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일한 수고에 대한 정당한 댓가로 돈을 벌겠다는 건강한 직업의식 보다는 요행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런 불한당(不汗黨)의식은 각종 사람들을 각종 범죄로 몰아가고 땀흘려 일하는 근면한 국민정신을 황폐케 하는 무서운 정신적인 폐해(弊害)입니다. 물론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가벼운 생각으로 하는 일이지만 교회행사에서도 경품행사 등 사행성 게임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그 문제는 교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아 염려스럽습니다.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부지런히 일하고 땀의 열매를 거두는 건강한 직업의식이 필요합니다. 진지한 말씀묵상과 깊은 기도로 자신의 영성을 세우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삶으로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신앙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허황된 꿈이나 현실성이 결여된 허영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 신실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불한(不汗)의 요행 보다는 땀 흘리는 기쁨을 찾아야 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