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제소비자연맹이 정한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이다. CJ제일제당, 대상 이런 업체가 우리나라 조미료 시장의 1,2위를 달리는 회사지? 여기서 추산한 것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조미료 시장은 가정용이 1000억, 업소용이 2500억 해서 약 3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한다. 어떤 것들이 많이 팔리느냐. 흔히 MSG라 불리는 글루타민산을 주원료로 한 발효 또 종합조미료 그러니까 화학조미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조미료 안 쓰는 식당도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외식업체가 조미료에 의존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 최근 환경단체 조사를 보면 외식업체의 95% 가까이가 각종 화학조미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찾는 중국음식의 경우 화학조미료 사용량이 어마어마하다. 한 달에 쓰는 화학조미료량이 평균 3.85㎏이라고 하는데, 중식당은 두 배에 이르는 6.57㎏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고 있었고, 분식집은 2.95㎏, 한식당 2.88㎏ 보다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화학조미료의 역사는 꽤 깊다. 화학조미료는 우리나라에 1909년 처음 등장했다. 도쿄대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가 다시마에서 글루타민산이란 성분을 추출해 '아지노모도'를 만든 지 1년 만의 일이다. '모든 음식을 맛있게 한다'는 패기만만한 광고로 우리나라를 공략하고 나선 아지노모도는 먼저 평양을 시작으로 전국의 국수집을 장악했으며, 1933년에는 한반도 전역에 판매망을 갖출 정도가 됐다. 아지노모도는 광복 후에도 여전히 기세를 떨치다 1956년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조미료를 탄생한다. 이 조미료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원'이다.

맛에 가려서 화학조미료의 유해성을 전혀 감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게 참 무섭다. 소설가 성석제 씨는 "사람의 미각을 본능적으로 잡아끌기 때문에, 그 맛에 길들여지면 몸에 좋은 다른 식품을 멀리하게 된다"면서 화학조미료의 맛을 '무서운 맛'이라고 표현했다. 화학조미료의 유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면역력 저하를 비롯해 각종 질병 유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감칠 맛'을 내는 특성상 폭식을 유발하거나 패스트푸드의 과잉 소비를 불러일으키는 등의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 화학조미료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시간이 금이다 보니, 성의있게 밥상 차리는 일에 소극적이다. 수년 전 한 주간지가 혼자 먹는 사람들의 영양실태를 조사했더니 참가자 대부분이 심각한 영양 부족과 불균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영양 부족과 불균형, 나트륨 섭취 과다, 비타민 부족과 함께 폭식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라면으로 때우는 일은 허다하고, 집에서 끓여도 조미료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에 마구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 식당가서 돈 주고 제대로 사먹는 것은 어떨까. 앞서 언급한대로 식당들도 조미료의 유혹을 버리기 어려웠다.

그래도 최근에는 웰빙 바람이 부는 바람에 화학조미료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대체로 집에서 차리는 음식에 한한다. 급식과 외식의 비중이 커지면서 업소용 소비는 되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집에서 관리한 건강, 외식에서 손상'이란 말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무턱대고 외식을 줄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불경기 시대라서 말이다. 자,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우선은 화학조미료를 덜 사용하는 식당을 찾아다니라. 자주 가는 식당에다가 화학조미료 사용량을 줄일 것을 요구한다. 조미료가 필요하다면 천연재료를 쓴 것으로 활용한다. 한 신문은 “안전한 먹을거리는 생리적 욕구일뿐 아니라 사회적 욕구"라고 정의했다. 전폭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