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2:1~1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옵시며 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치 아니하오나 응답지 아니하시나이다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 우리 열조가 주께 의뢰하였고 의뢰하였으므로 저희를 건지셨나이다 저희가 주께 부르짖어 구원을 얻고 주께 의뢰하여 수치를 당치 아니하였나이다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 나를 보는 자는 다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이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저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걸, 저를 기뻐하시니 건지실걸 하나이다 오직 주께서 나를 모태에서 나오게 하시고 내 모친의 젖을 먹을 때에 의지하게 하셨나이다 내가 날 때부터 주께 맡긴바 되었고 모태에서 나올 때부터 주는 내 하나님이 되셨사오니

오늘은 사순절 넷째 주일입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을 따라 좁은 길로 가면서 경건과 절제에 힘쓰는 기간입니다. 오늘 한국교인들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교회 와서는 교인 노릇을 하는 것 같은데, 사회에서는 비기독교인들과 다름없이 죄와 더불어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불이 꺼진 등불, 맛을 잃은 소금이 됨으로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어느 분이 쓴 ‘내가 개신교를 떠난 이유’라는 글에는 이런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자기가 근무했던 회사의 상사였던 분은, 명문대를 졸업하였으나, 교회에 다니지 않을 뿐 아니라 교회라는 말을 꺼내는 것도 싫어합니다. ‘왜 교회라는 말을 싫어하느냐?’고 물으면 자기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위선이 아주 싫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친구 중에 교회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너는 남들과 똑같이 못된 짓을 다 하면서 어떻게 교회는 다니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답하더라는 것입니다.

‘나는 늘 교회에 가서 용서를 받으니 그 죄가 쌓이지 않지만, 너는 그렇지 않으니 그 죄가 더 쌓인다.’고 대답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 교인들이 싫어서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교회가 ‘행위로는 결코 구원 받지 못하고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배우다보니 현실적으로 자신의 행실과 구원은 별개의 문제가 되어 버리게 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참으로 옳은 지적입니다.

바로 그러한 이중적인 경향이 천만 이상이나 되는 교인을 가진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영향을 미치기는커녕 온갖 비리에 관여된 분들 반 이상이 기독교인들이 됨으로 온 사회로부터 오히려 비난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으로 교회를 다니는 부모님과 교회 어른들에 실망한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 교인들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물론, 기독교는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구원 받는 종교입니다. 그렇다고 기독교는 행위를 결코 무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대종교나 다른 종교가 오직 행위로만 구원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를 바르게 계도하기 위해서 오직 믿음을 강조하다 보니, 행위 면은 다소 등한히 하는 것처럼 보였을 뿐입니다. 성경을 보십시오. 얼마나 행함에 대해서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우리에게 좁은 길을 따라 행하라고 강조하셨을 뿐 아니라, 마 7:21에서 행함이 따르지 않는 신앙생활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하셨습니다.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을 가장 강조했던 바울 사도도 얼마나 행함을 강조했습니까?

갈 5:16에는 “너희는 성령을 좇아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라고 했고, 엡 5:2에는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고 했고, 특히 고후 5:10에서 "우리 행함에 따라 각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은 어린 싹과 같다면 믿음으로 행할 때에 점점 성숙한 신앙의 나무가 되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와 어른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어린 아이는 떼를 써서라도 받으려는데 열심입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손을 펴서 나누어줄 줄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교인들은 복을 받으려는 데만 열심이 대단합니다. 기도하는 목적이나 충성하는 목적이 복을 받는데 초점이 맞추어 있습니다. 아니 됩니다.

▲ 예수님은 우리에게 좁은 길을 따라 행하라고 강조하셨을 뿐 아니라, 마 7:21에서 행함이 따르지 않는 신앙생활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 폭스코리아

이제 한국교회는 유아기적 신앙에서 벗어나 이제는 성숙해야할 단계에 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성숙합니까? 경건과 절제의 훈련을 통해서입니다. 경건한 삶을 통해서 구별된 삶을 살 뿐 아니라, 자기 욕심을 절제하고 이웃에게 섬김과 나눔에 힘쓸 때 성숙한 크리스천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고 한국교회가 복만 움켜쥐려는 유아기적 신앙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을 뿐 아니라 외면당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큰 문제는 전혀 기초를 이루지 못한 기독교 지도자들이 한국교회를 주도하다는 점입니다. 기독교인의 기초가 무엇입니까? 기독교인이 되는 첫 기초는 십자가 안에서 자기의 정과 욕심이 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부활과 함께 주님 중심으로 거듭나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안에는 교회는 출석하면서도 그런 신앙체험이 없는 분들이 엄청나다는 사실입니다.

오래 전에 미국의 주간잡지인 「유에스에이 위크엔드」는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미국인 응답자중 80%가 천국이 있다고 믿은 반면, 그 당시 갤럽조사에서 한국인에게 천국이 있다고 믿는 자가 38%에 불과하더라는 것입니다. 만약에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해서 조사해 보면 60~70%나 나올까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한 신앙이 없는 거듭나지 못한 이들이 목사가 되고 중직이 되고 제직이 되어 교회 안에서나 교회 밖에서 자아중심으로 판을 치고 있기에 악취를 진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 됩니다. 우리 교인들부터라도 이번 사순절 기간에 십자가 안에서 자아가 깨어지고 녹아짐으로 부활과 함께 새로 지음을 받는 알곡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주 안에서 자아가 깨어지고 녹아질 때 하나님은 새로운 그릇으로 빗으시고 그 안에 은혜를 넘치게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다윗은 시23:5절에서 “내 잔이 넘치나이다.”고 고백했습니다. 여기에서 ‘잔’이란 히브리어로 ‘코씨’인데, 그것은 사람의 심령이나 영혼, 혹은 생 전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넘치나이다.”라는 말은 계속하여 주님이 은혜를 부어 주심으로 자기의 생이 풍성하여 기쁨과 행복과 승리가 넘치며 평화와 쉼이 넘친다는 내용이니 그러한 생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환희에 가득한 삶을 살 수가 있습니까? 왜 많은 분들이 교회는 출석하면서 이러한 환희의 찬 삶을 체험하지 못하고, 여전히 공허와 우울, 억압에 매인 삶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한 마디로 주 안에서 자아가 깨어지고 녹아지는 과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의 삶을 ‘잔’으로 비유했는데 그 잔은 질그릇으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유리나 놋으로 만든 잔인지 몰라도 그러한 잔이 되려면 철저히 깨어지고 녹아지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가령 진흙이나 유리나 무슨 구리로 만든다 할지라도 철저히 부수고 짓이기어 가루를 만들고 완전히 녹인 다음에 잔을 만드는 것입니다. 롬9장에서 보면 하나님을 토기장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자기가 원하는 그릇이나 잔을 만드시기 위해서 십자가 안에서 철저히 깨뜨리고 녹이십니다. 심지어는 하나님의 아들 되시는 예수님조차도 완전히 깨뜨리시고 짓이기어 놓으신 후에 거기에서 하나님의 크신 구원의 역사를 나타내셨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의 시이지만, 사실은 다윗을 통해서 예언되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모습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너무나 생생하게 예언되어지고 있습니다.

1절에 보면 십자가상에서 외치신 “엘리 엘리 라마 사막다니” 즉, “하나님이여,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말씀이 나오고 있습니다. 18절에 보면 십자가 밑에서 군인들이 예수님의 옷을 놓고 제비를 뽑는 사실에 대해서도 예언하고 있음에 놀랍니다. 또한 7~8절에는 “나를 보는 자는 다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이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저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저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라는 탄식도 있습니다.

이는 십자가 아래에서 예수님을 향해 비웃고 욕하던 반대파들에 대한 예언이고, 14절 “나는 물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촛밀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라는 말씀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온몸의 물과 피를 다 쏟는 수난의 모습을 잘 예언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얼마나 십자가 안에서 깨어지고 녹아지셨는지, 14절에 “촛밀 같이 녹아졌다.”고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한 얼마나 모든 자에게 버림을 받았는지 6절에서 보면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라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벌레는 남에게 짓밟히기 쉽습니다. 사람들은 벌레를 보는 순간 누구나 짓밟고 싶은 잔인한 충동을 느낍니다. 그러나 벌레는 사람들이 차든지, 가지고 장난하든지 저항 하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벌레가 되셨는데 그것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그리되신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우리 대신 외치시고 우리 대신 짓밟히시고 찢기심으로 거룩한 피, 보혈을 흐리시게 되신 것입니다. 즉, 거룩한 포도주가 되신 것입니다. 포도주를 만들려면 포도를 따다가 큰 그릇에 넣고 많은 사람이 들어가 밟아서 으깨고 두드리고 짓이겨야 포도주가 생겨지는 것입니다. 향료는 대부분 식물에서 뽑아내는 데 그것이 나무든 잎이든 꽃이든 철저히 부서져야 향기를 발한다는 사실입니다.

▲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완전히 깨어지신 후에야 거룩한 포도주, 거룩한 보혈이 흐르기 시작하고 보혈의 능력, 부활의 생명력이 강하게 넘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 폭스코리아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완전히 깨어지신 후에야 거룩한 포도주, 거룩한 보혈이 흐르기 시작하고 보혈의 능력, 부활의 생명력이 강하게 넘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십자가 안에서 고집 센 자아가 깨어지고 녹아지지 않고는 거룩한 잔, 거룩한 심령이 못됩니다. 깨어진 심령 위에만 거룩한 보혈이 담기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수난에 대한 다윗의 예언이지만 다윗은 그것을 미리 알고 전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은 다윗을 그런 모진 고난 가운데 몰아넣으심으로 그 고통을 통해서 처절하게 외치게 하심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한 예언이 저절로 이루어지게 하신 것입니다.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기어 다닐 때의 심정은 너무나 처절했습니다. 그는 사울 왕에 대해서 아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순전히 다윗의 인기에 대한 시기심 때문에 다윗을 죽이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식사를 하다 말고 창을 던져 죽이려고 했고, 다윗의 침실에 들어와 암살을 꾀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다윗은 수 년 동안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부하들과 이 나라, 저 나라에 돌아다니며 유리방황하였습니다. 어느 때는 먹을 것이 없어 굶다 못해 거룩한 진설병을 먹기도 하고, 어느 때는 이리 깨지고 저리 깨지면서 완전히 탈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 1-2절대로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 하옵시며 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라는 절망적 외침을 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완전히 깨어져서 벌레처럼 되고 나서야 23장에 와서 고백한 대로 하나님의 거룩한 은혜가 그의 깨어진 심령 위에 흘러넘치기 시작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안위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원수 앞에서 승리의 상을 베푸시는 역사를 발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깨어지는 연단의 과정이 지난 다음에야 큰 왕이 되는 은혜가 그의 잔에 넘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많은 연단을 받고 이제는 인간적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심령이 되었을 때에 약속의 아들인 이삭을 선물로 받음으로 믿음의 조상이 되었고, 강대국의 왕자의 위치에 있던 모세가 살인자로 몰리어 광야로 도망을 쳐서 처량한 목동의 신세로 40년 동안 깨어지고 녹아지게 하신 후에야 거룩한 능력의 지팡이가 주어짐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급에서 구출하고 가나안까지 인도하는 대업(大業)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은 일류대학 출신이요, 율법의 전문가요, 당시 상류층만 가질 수 있는 로마 시민권을 가진 자였으나 주님을 영접한 다음에는 얼마나 깨어졌는지 다음과 같이 고백하게 됩니다. 고전 4:11~13을 보면 “바로 이 시간까지 우리가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 맞으며 정처가 없고,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후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핍박을 당한즉 참고 비방을 당한즉 권면하니 우리가 지금까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끼 같이 되었도다.”라고 했습니다.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벌레보다 더 비참한 자리입니다. 그런 깨어진 심령 위에 거룩한 능력이 부어짐으로 바울은 신약성경의 반을 저술하는 큰 사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행19장에 보면 바울 사도를 통해 얼마나 강하게 나타났는지, 바울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병든 자에게 얹으면 고침을 받는 역사가 나타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고후12에서 분명히 고백하기를 “나의 약한 것들을 자랑하리니”라 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은 깨어진 심령을 자기의 뜻대로 잔으로 만드시사 거기에 거룩한 은혜를 부어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깨어짐 없이는 은혜의 부어짐도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역사상 약한 자들을 들어서 강하게 쓰셨다는 사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음악의 성자라는 베토벤은 청각 장애인이었고, 바다의 왕자 넬슨 제독은 절뚝발이였습니다.

존 번연은 불후의 명작 「천로역정」을 쓴 곳은 놀랍게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감옥 안에서 였고, 발명왕 에디슨은 어릴 때부터 청각 장애에 시달렸습니다. 다시 말하면 교만하여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자보다 연약함으로 겸손하게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자들을 들어 쓰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누가 지혜로운 자입니까? 철저히 십자가 안에 깨어짐으로 겸손한 그릇이 된 자들입니다. 그런 자들에게 넘치도록 심령의 잔을 채워주시는 것입니다.

어느 엄마가 자기의 어린 딸이 달려오는 자동차로부터 딸을 밀쳐 내어 구했으나 미처 피하지 못함으로 그만 한 팔을 잃는 사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딸은 자라면서 병신 엄마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다가 자기 때문에 그런 병신이 된 것을 알고 점점 더 부담이 되고 오히려 엄마를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점점 에고이스트가 되더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아예 가출을 한 후 어느 청년과 더불어 동거함으로 엄마로부터 도피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철저히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 있는 이 여자와 살 수가 없어 말없이 떠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존심이 몹시 상한 이 여자는 독약을 먹고 음독자살을 했으나 깨어 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여자는 너무나 고독하고 외로워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엄마뿐이 없음을 발견했습니다. 그 때부터 그 여자는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자기 자존심, 자기중심을 버리고 엄마에게 전화했습니다.

전화기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습니다. ‘엄마, 나야, 내가 잘못했어. 내가 엄마의 사랑을 너무 몰랐어.’라고 울면서 고백했습니다. 그 순간, 엄마도 울고 울었습니다. 바로 그 녹아짐 속에서 과거의 수많은 불목과 상처, 증오도 다 녹아졌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즉시 달려와서 부둥켜안고 울었고, 모든 치료비를 치른 후에 어머니의 집에 가서 그 동안 인생살이에서 찢기고 상한 마음을 치유 받기 시작했습니다. 딸은 거기가 천국의 한 귀퉁이임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주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예수님이 만드신 십자가라는 용광로에 자아의 의지, 자존심, 욕심을 완전히 깨뜨리어야 합니다. 그 때에 부활이라는 재생공장에서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이 자기의 뜻대로 우리를 거룩한 심령, 거룩한 잔, 거룩한 그릇으로 빚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 아직도 이러한 과정을 겪지 않은 분이 있다면 쭉정이 신자에 불과합니다. 아니 됩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에 주님 앞에 나아가 진심으로 고백하시되 이렇게 아뢰십시오.

‘주님, 이 몸은 주님이 피 값으로 산몸인 줄 믿습니다. 이제는 주님의 뜻대로 만드소서. 나를 부수나이다. 나를 버리나이다.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나이다.’라고 해보십시오. 그 순간부터 주님은 우리의 심령에 들어 오셔서 우리를 변화시키시고 주님이 원하시는 그릇으로 만드시고 그 위에 은혜로 넘치게 채워 주시는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 중에 이러한 깨어지는 과정과 새로 지음 받는 중생의 체험을 한 분이라도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에 사탄이 와서 다시 자기중심의 가라지를 뿌립니다. 가라지의 씨는 처음에는 작지만 가만 두면 점점 자라서 우리의 마음의 밭을 온통 가라지 밭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도 받고 신경질을 내고 분노하고 시기하고 원한을 품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과거 처음 은혜 받았을 때는 환난이 오든 핍박이 오든, 평강과 기쁨의 생활을 했는데 왜 지금은 이러한 상태가 되었을까요?

기도의 잠, 말씀의 잠, 충성의 잠, 감사의 잠을 자는 사이에 사탄이 하와에게 한 것처럼 자기중심의 가라지를 뿌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명한 부흥사 김익두 목사님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황해도 안악에서 유명한 깡패였습니다. 그는 밤낮 술로 세월을 보내고 노름판과 싸움판에 주름을 잡았습니다. 얼마나 못되어 먹었는지 사람들이 김익두가 무서워서 그 앞에서 굽실거리며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 ‘이 새끼야. 언제부터 날 안다고 굽실거리느냐?’고 때리면서 ‘술 사내라.’고 했고 그 다음에는 인사를 않고 슬금슬금 피하면 ‘사람같이 안보여서 피하느냐?’고 쥐어박으며 ‘술 사내라.’고 행패하였습니다. 얼굴이 반반한 여자를 만나면 처녀고 가정주부고 불문하고 두 귀를 잡고 입을 맞추므로 시장에서 김익두 하고 입 맞춰 보지 않은 여자가 드물 정도였다고 합니다.

음식점에서는 으레 외상이요, 오히려 가게에서 물건을 들고 나오면서 ‘외상이요’라고 해도 아무 소리를 못했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서 변소에 들어갔다가 그만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지만 누구 한 사람도 건져 주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그 위에다가 오줌을 누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는 크게 깨닫고 그 날부터 술을 끊었고, 마침 이웃 교회에서 스아민 선교사가 부흥집회를 하는데 참석했습니다. 그 날 밤에 큰 은혜를 받고, 예수님 믿기로 결심하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는 100일 동안 부부가 같은 방을 쓰지 않고 회개하면서 기도를 계속했는데 성령의 역사 속에서 새로 지음 받음으로 깡패가 변해서 성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음담패설, 폭언, 저주, 악담으로 가득하던 입이 변하여 복음을 전하는 입이 되었으며 나중에는 문둥이의 피고름을 빨아 내주는 사랑의 입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김익두는 완전히 변화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기차를 타고 어디를 가게 되었는데 한 노인이 굳이 김 목사님 옆에 앉아서 얼마나 담배를 피워 대는지요, 그것도 김 목사님의 코끝에 대고 푸푸 하면서 내뿜습니다.

기분이 상했지만 참았습니다. 그런데 한 대만 피우는 줄 알았더니 또 담뱃대에 담배를 채우고는 다시 코끝에다가 연기를 뿜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른 자리로 피해 갔더니 노인이 거기까지 따라와서 계속 연기를 뿜어대니,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손을 내밀어 그 노인을 민다는 노릇이 워낙 힘이 세어서인지 나가떨어지고 담뱃대로 부러졌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일어나서 한다는 소리가 기가 막힙니다.

▲ 유명한 부흥사 김익두 목사님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황해도 안악에서 유명한 깡패였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김익두가 김익두지, 별 수 있나?”라고 하더랍니다. 깜짝 놀란 김 목사님이 “저를 아십니까?” 물으니까, 노인의 말이 “당신 옛날 깡패일 때 당신한테 많이 맞은 적이 있었는데 늘 복수할 생각이 있다가 소문에 들으니 예수 믿고 목사가 되고 부흥사가 되었다는 소문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이렇게 와서 한번 시험해 본 것일세” “아이고, 죄송합니다.” “아니야, 그만하면 됐어. 많이 변했어. 옛날 같으면 내가 뼈도 못 추렸지. 정말 많이 변했어. 나도 예수를 믿겠네.”라고 하더랍니다.

그 때야 김익두 목사님은 자기가 완전히 변한 줄 알았더니 자기 속에 아직도 쓴 뿌리가 있음을 깨닫고 회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더 철저히 녹아질 때 주님의 능력이 더 강하게 임하여서 그는 앉은뱅이를 16명 등, 난치병을 2만 명을 고치었고 760회의 부흥회와 280여개의 교회를 개척하는 큰 역사를 나타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상하지요. 우리가 녹아진 크기만큼 주님의 역사하심도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은혜가 충만할 때는 옛 성질, 옛 혈기, 옛 습관을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혜가 떨어지면 다시 사탄이 옛 성질, 옛 혈기, 옛 습관을 다시 일으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을 좇아 살면서 날마다 자기 성질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그렇게 주 안에서 녹아진 심령 위에 주님의 십자가 은혜, 주님의 보혈의 능력, 부활의 생명력이 넘치는 삶으로 가득 찰 줄 믿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07. 3. 18 홍익교회 설교)

/ 본보 발행인, 홍익교회 원로목사